작가명 : 6호전차
작품명 : 프로스타 대륙전기
출판사 : 로크
* 영화든 소설이든, 혹은 만화이든 감상 직후의 그것과 시간이 약간 흐른 뒤의 그것엔 다소의 차이가 생기기에 고심끝에 약간의 수정을 가합니다 *
최근 몇달간 서클, 마탑 개념 같은 것들이 거의 강조 안되면서 피와 살이 처절함으로 타는 작품이 무척 고팠으나 찾기 어려워 잊고 있던 중에 저 밑의 추천글로 인해 집어들게 된 책입니다.
제가 글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닌고로 이 작가분의 다른 작품에 관해선 전혀 접해 본 적 없고 프로스타 대륙전기가 아직 달랑 1,2권만 나와있기에 뭔가 큰 기대를 표하긴 약간 섣부를지 모르지만 읽고나서 꽤 만족스러웠기에 이렇게 감상글을 남깁니다.
일단 이 작품이 줄 만족감이라면 딱히 어색함이 없어보이는 전개와 작가의 열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란 점 아닐까 싶은데요.
비록 비천한 출신으로 시작하는 주인공이라 해도 선천적인 제왕기질의 소유자이기에 바뀐 환경을 능동적으로 지배하는 작가 설정이 훨씬 흔하고 좀 더 이야기 전개가 손쉬운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부루스( 본래는 지미였습니다만 신분을 가장했습니다 ) 는 2권 말미까지 천민의 사고방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상황에 거의 끌려갑니다.
네. 결국 주인공 개고생 스타일이 기본 바탕입니다.
다행히 야만이 판치는 그 작품세계 속에서 일신에 품은 무력은 제법 되어 어찌 타인들보다 약간 더 나은 대우를 받게 되는 기본적 주인공보정( 이 작품에선 광전사란 표현? ) 을 받기에 꽤 빈번하게 전투에 동원되어 죽을 것 같은 고생을 계속 겪을지언정 가슴이 아리는 비참한 처지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 그것은 애초에 저런 식으로 상황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작품속 상황을 전개에 따라 자연스레 머리속에서 인정하게 되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판타지든 퓨전이든 여러작품을 대하다 보면 대부분의 마을과 사람의 거주지간에 적어도 제대로 된 관도 하나쯤은 나 있노란 당연한 밑바탕의 설정이며 지방에서조차 신분이 주는 풍요로 흥청이는 로마식 귀족들의 득세, 골드며 도둑 정보길드가 넘쳐난다는 작중 환경에 익숙할 거라 봅니다.
주인공이 처한 환경을 하나하나 가만히 그려보면 훨씬 열악한 발단수준의 생활상이 대부분이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연히 작위와 영주, 기사, 평민, 노예의 설정이 있고 찌질한 놈. 사악한 놈. 특권적 계급의식에 물든 귀족 놈이 주인공의 압박요소로 등장하지만 애초에 주인공을 포함해 보통의 등장인물들 전부가 적군을 죽일 시 시체옷부터 벗기고 장비와 돈될 것을 홀라당 챙기는 데 열심인, 이른바 도적이 따로 필요없는 세계인고로 도적의 개념과 삶의 존속은 거의 하나로 묶여있는 수준이죠.
그런데 전 이런 그들의 삶의 방식이 꽤 현실적으로 들리더랍니다. 통용되는 물자와 돈벌 기회가 제약받던 전근대 시대엔 신분높은 도적과 신분 낮은 도적이 세상을 이루고 있었던 게 사실이랍니다.
다만 < 남자는 전공, 여자는 출산이 공덕 >이던 단순한 시대답게 공훈이 쌓여가는 과정이 주인공인지라 남들보다 조금은 쉬워 보이는 면이 약간은 거슬릴 수 있겠네요..
또 우리가 장르소설속에서도 자주 따지는 도의적 가치란 것이 깊게 드러나지 않아 주인공이 아무리 노예근성에 젖어 있을지언정 조금은 답답해보일 수 있습니다.
2권 책을 덮고 난 뒤에 느낀 그 미온점이 곰곰히 생각한 즉 그 이유는 대부분 서술위주의 담담한 전개에 있던 것 같습니다.
피가 튀고, 여러 이유로 나선. 혹은 동원된 주민, 전사들이 퍼퍼퍽 죽어나가고..이 작품속의 전투씬이며 전 후의 처리과정이며 상황전개등은 고대 로마제국 전반에 걸쳐 곳곳에서 일어나 날뛴 바바리안들의 난폭한 그것을 연상시키지요.
전투의 목적과 가치에 자주 회의를 품으면서도 야만의 시대에 끌려가는 그 시대 일반민의 사고를 결국 벗어나지 못하기에 전투를 계속 반복하는 이 시기가 나중 작품전개에서 나름 어떤 큰 계기로 적용하든 아니면 그저 살기 위해 거쳐야 할 불가피한 투쟁인지는 아직 알수 없습니다.
< 저런 세상이라면..> 하는 식으로 주인공의 행동에 쉽게 거부감을 품지 않게 되는 건 순전 작가분이 우리가 흔히 자연스레 따지는 가치판단에 상당부분 거리를 유지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개인적으로 장점이었던 그 담대한 작가로서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 소녀는 여인이 되고 부녀자들은 거친 사내들을 여럿 상대하는 즐거움..>
이 표현은 맨 첫음 튀어나왔을 땐 아마 다들 그러려니 쉽게 넘어갈법한데..두번째 다른 마을에서 또 보았을 때엔..좀 으음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점령지의 아녀자들에 대한 동료병사들의 약탈행위의 묘사인데..저게 주인공의 동정감의 역설적 표현으로 받아들이기엔 뭔가가 살짝 부족했거든요.
뭐 법치사회의 현대를 무난히 살아가는 이로서의 학습된 씁쓸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단 거지 작가가 표현선택 범주안에 얼마든지 들어간단 생각입니다.
사실 바보 영구도 장가보내주니 새색시 옷고름을 무난히 푸는 판에 주인공이 그 나이에 이르기까지 전혀 본능에 눈을 못떴다는 일면이 약간 어색하게 와닿았습니다만 요즘 현대의 아이들이 워낙 그 방면에 빠른 거니 그러려니 할 수 있겠죠.
어떤 강력한 추천이나 탄사는 감히 보장못드리겠지만 성의있는 작품이란 점을 내세워 이렇게 프로스타 대륙전기의 일독을 권하고자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Commen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