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상혁
작품명 : 눈의나라 얼음의 꽃
출판사 : 청어람
데로드 앤 데블랑, 레카르도 전기, 하르마탄, 이상혁 작가가 쓴 이 세소설의 공통점은 하나의 세계관안에서 구현된 이야기라는 점이다. 데로드 앤 데블랑은 마법과 검술의 힘이 강성하고,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인간세상에 개입하는 신화의 시대를 그렸다. 레카로드 전기와 하르마탄에서는 용들과 초자연적인 것들이 떠나가기 시작한 마법의 시대의 끝물에서 칼찬 인간들이 용병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검사라는 이름으로 활보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눈의 나라 얼음의 꽃에 이르러 데로드데블랑에서 처음 그려졌던 세계는 마법이 사라진 이성의 시대로 향해가고 있다.
앞의 이야기들을 모두 읽은 사람으로서 뒤의 이야기들에서 앞의 이야기의 조각들을 발견하게 되면 글이 읽을 맛이 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백림소설이 동시대를 사는 여러 주인공을 그려서 이런 잔재미를 준다면 이상혁 작가의 일련의 시리즈물은 여러 이야기들을 하나의 세계관에서 연속적으로 그려냄으로서 그런 재미를 준다. 그리고 하나의 세계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설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복잡한 스토리가 있지만 엄청 단순화해서 보면 레벨업해서 마왕죽이기라고 볼 수도 있는 데로드앤 데블랑, 망국의 왕자이자 용병인 레카르도의 이야기, 사막최고의 제국 다노드의 건국기(그 후 몇백년이 지난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의 세계에도 다노드제국은 여전히 언급된다. 아샤트의 이름도 전설로서 회자되고, 재미있었던 것은 식인노인이 아샤트인 것처럼 회자된다는 것.)까지 이 모든 이야기가 같은 세계관의 다른 지역, 다른시대에서 펼쳐지는데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이상혁 월드에서 칼의 시대와 신분제 사회가 끝나가는 시대에 다노드보다 훨씬 남부의 추운 변경지역을 배경으로 삼고있다.(나폴레옹시대의 북구유럽, 계몽군주와 봉건영주가 여전히 신민들을 지배하는 땅을 떠올리면 되겠다.) 이 차가운 동토에서 어떤 주인공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 궁금하신 분은 이 소설을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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