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강현
작품명 : 투신
출판사 :
요즘 한창 이 작가의 신 시리즈가 인기가 높죠. 그래서 초창기 작이라고 할 수 있는 투신을 읽어봤습니다. 전체 7권인데 전부는 아니고 4권까지 읽고 감상글 씁니다.
일단 귀기를 마치 내공처럼 이용한다는 소재는 독특한데 확실히 초창기 작품이라 문체가 거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독자로 하여금 책읽기를 힘들게 하는게 바로 글 자체 내에서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소봉이 정주의 무림맹에 처음 도착해서 뇌령신군의 제자인 장씨 형제들과 만났을 때 백우현은 분명히 자기와 소봉의 비무 내용에 대해 알려줍니다. 소봉을 띄워주기 위해서. 그런데 몇 페이지 뒤에 가면 장씨 형제들은 소봉과 백우현의 비무 여부를 모른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백리소소가 남궁가주에게 직접 남궁하연과 백리명의 약혼 소식을 들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건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처음 백리가에서 매파를 보낸 시기가 제갈세가와 모용세가가 남궁세가를 진법으로 둘러싸고 무력시위를 할 때였는데 이 시기에 백리소소는 백무현 등과 함께 다른 곳을 여행 중이었습니다.
이렇듯 글 내부에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곳곳에 있다 보니 글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더군요.
그리고 설정 자체도 좀 애매한게, 제법 방귀 끼는 대륙의 같은 오대세가 중 제갈세가와 모용세가가 (최소한 겉으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소림사에서 헤어진 남궁세가의 자제들을 죽이거나 납치하기 위해 추적하고, 심지어 안휘성의 남궁세가 본가를 둘러싸고 일전결사를 불사할만큼 판이 크게 벌어졌는데, 아무도 왜 이렇게 일이 커졌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물론 청룡신맥인 남궁하연을 차지하기 위한 내부적인 이유가 있긴 하지만, 최소한 당사자인 남궁세가 만큼은 이리저리 발을 뛰면서 이유를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근데 어찌 어찌 요행수로 위기를 넘기고 나서도 그냥 유야무야입니다. 아니 대륙 전체가 이런 큰 사건에 별 관심없는지 나중에 남궁하연이 무림맹을 방문해도 이 일에 대해 물어보거나 관심가지는 사람 한명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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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밸런스도 조금 이상합니다. 무림맹이라 이름 붙은 곳은 무공도 그리 높지 않은 전대 총관이 맹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맹주를 손쉽기 죽일 수 있는 칠대마군이 있는데, 이들은 예전에 모용세가에 의해 죽었다고 소문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오대세가중 백리세가가 세력에서 제일 앞서며 다른 사대세가들도 은연중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궁연하 추적할 때도 백리세가에서 모용세가 등에게 지시를 합니다.)
오대세가가 잘 알 정도의 정보면 당연히 무림맹이란 곳도 그 정보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겠죠. 그런데 보면 무림맹은 정말 맹물 수준입니다. 주인공 소봉이 뇌전신공 팔성벽을 못깰 때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못한 신진 수준인 백우현이 무림맹을 이끄는 사람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뇌령신공 팔성일 때의 주인공과 비슷한 수준인 (그러니까 신진인 백우현과도 비슷한?) 뇌령신군의 제자들이 무려 맹주 후보로 무림맹의 한 세력을 이루고 있습니다.
보면서 드는 생각은 오대세가가 너무 강하든지, 아니면 무림맹이 이 투신에서는 너무 맹물로 표현되든지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밸런스 붕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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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체적으로 본다면 독특한 소재를 가진 작품임은 분명하나 끝까지 독자가 따라가기가 무척 힘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대충 대충 읽어보려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시간 남거나 하는 분들도.
p.s. 주인공 이름이 옛날 추억을 생각나게 해 주는군요. 항룡십팔장을 쓰던 그 사람. 비록 안타까운 결말이었지만 진정한 협개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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