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미야베 미유키
작품명 : 스텝 파더 스텝
출판사 : 작가정신
서른다섯 살 노총각 프로 도둑을 아버지로 개조하라!
<용은 잠들다>,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서른다섯 살 프로 도둑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스텝파더로 만들어가는 열세 살 쌍둥이들의 활약과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재치있는 입담으로 그려내고 있다.
직업 도둑인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신흥주택가에 있는 한 독신 여성의 집을 털려고 지붕을 타다가 번개를 맞고 추락한다. 기절한 나를 보살펴 준 것은 쌍둥이 형제 사토시와 타다기. 아이들의 부모는 각자 서로의 애인과 사랑의 도피를 한 상태다.
돈이 바닥난 쌍둥이는 기절해있던 나의 지문을 채취한 후, 신고한다고 협박하며, 자신들의 아버지가 되어서 돈을 벌어다 달라고 요구한다. 덜미를 잡힌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양아버지가 되기로 하고, 쌍둥이까지 동원해 원래 목표한 옆집을 털러 가는데…. - 교보문고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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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는 몇년 전 일본 소설 붐 당시 그 열풍의 주역 중 한명이었으며, 그 영향력은 판타스틱 창간호에서 인터뷰한 인물이 그녀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럭저럭 일본 소설을 읽어 왔지만서도 미미 여사(이렇게 불리더군요)의 소설은 판타스틱 창간호에 실린 단편 추리 소설을 제외하고는 읽어 보지 못했었습니다. 흥미도 있었고, 그 단편도 꽤나 마음에 들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말이지요.
그런 와중에, 학교 옆에 이틀에 한번씩 들어서는 헌책 노점에서 너덜너덜한 이 책을 발견. 냉큼 집어서 읽게 되었네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가벼운 분위기의 소설'이라는 정보 말고는 거의 접한게 없었기에, 초반에는 사실 무슨 장르의 소설인지도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차근 차근 읽어나가다 보니 옴니버스 스타일의 추리 소설이었습니다. 졸지에 이상한 쌍둥이의 가짜 아버지 노릇을 하게 된 한 도둑이, 그와 그 쌍둥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에 연루되며 그것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였지요.
사람들이 이 책을 두고 말하던 '귀여운 소설'이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딱 들어맞는 표현입니다. 정신없이 떠들어대며 언제나 유쾌한 쌍둥이를 빼 놓더라도, 작품의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대사, 행동등이 유머러스하며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어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매우 수월하더군요.
주인공의 '프로 도둑'이라는 직업을 진부적으로 그려내지도 않고, 그것과 관련된 부분을 신선하고도 재미난 발상으로 치장한 것은 역시 이름 높은 사회파 추리 작가 답다고 생각하게 했습니다. 역자 후기의 그 해석은 살짝 오버라 여겨지기는 했지만요.
당시 판타스틱 인터뷰에서 "스텝 파더 스텝 같은 소설이나, 후속작을 쓸 생각은 없느냐?"라는 질문에, "그건 젊었었기에 쓸 수 있었다. 후속작 의뢰가 꽤나 있어서 몇 번 시도해 봤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쓸 수 없었다."라는 답이 돌아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완결되지 않았고, 아직 보여주려면 보여 줄 수 있는 소재들도 본편 내에 많이 들어가 있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후속작이 나왔으면 하기에, 꽤나 아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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