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문혁
작품명 : 일구이언 이부지자
출판사 : 마루
고봉팔이란 소설을 보고 나름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작가분이었던 이문혁 작가님의 소설이 새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 아무리 검증받고 인정받는 작가분의 작품이라고 해도 감상을 먼저 읽고 책을 보는 습관이 있는지라 이번 작품도 감상을 먼저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만...(아무리 유명한 작가분이라고 해도 생계가 어려워지면 작품 성향이 많이 바뀌는 경향이 있는지라 감상글을 읽지 않고는 선뜻 손이 안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 좋은 감상은 없더군요.
비뢰도 형식의 말장난이라... 가장 혐오하는 유형의 글이라 망설였지만 실제로 읽어보고 나니 굳이 그렇게 비교할 것 까지야 없을만한 진행이더군요.
말장난이란 것은 사실 굳이 이야기의 진행상 전혀 가치 혹은 영양가가 없는 내용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일구이언 이부지자는 그런 식의 구성이 없었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약간의 미리니즘이 섞이겠지만 내용을 들춰보자면 1, 2권의 내용은 요즘 소위 잘 팔린다는 작품을 보는 듯한 서술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꾼의 서술방식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었지요. 내용이 급변하기 시작하는 것은 3권에서 이야기꾼이 바뀌기 시작하는 시점부터였습니다.
대부분 이 부분에서 말장난이 난무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지만 굳이 그렇게만 볼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요즘 양판형식의 글만을 원하는 청자에 대한 풍자라고 볼 수도 있고 그렇게 변해버린 현실에 대한 풍자라고 할 수도 있으니 말장난이라 치부하기 쉽지만 굳이 그것만이 다는 아니더군요.
말 그대로 작가는 독자에게 나는 이러한 문제를 너에게 내겠으니 너는 풀어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 같더군요. 풍자만이 아니라 독자의 추리를 혼선시키기 위한 복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이야기꾼을 여럿 등장시킴으로 인해 독자를 혼선시키려는 것이지요. 실제로 어떠한 사건을 알고 있는 인물은 4명의 인물이고 각 인물마다 알고 있는 사실이 다르고 이야기의 구성 자체도 다릅니다.
이야기는 계속 전개되고 있지만 이야기꾼이 바뀌면서 이야기는 조금씩 비틀어져 가는거죠. 작가가 독자에게 노골적으로 시비를 걸듯이 말입니다. 이 부분이 전 재미있더군요.
독자와 작가의 머리싸움... 그저 편하게 시간을 때우듯 읽는 작품이 아니라 추리하듯 읽는 재미랄까요?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는 요소가 바로 말장난이라 치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추리가 가능한 단순한 소설보다는 말장난으로 보일지라도 독자와 몸으로 부딪히는 듯한 작가분의 서술방식이 참 맘에 들더군요.
한마디로... 뭐, 강추까지는 아니어도 추천은 날릴 정도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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