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무언계
작가 : 임진광
출판사 : 청어람
*최근에 읽었는데 남다른 구석이 있는 작품이라 처음으로 감상란에 글 올려 봅니다.
스토리나 연출의 묘사 만을 보면 너무 평범해서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맛이 없이 밋밋하다. 욕망에 충실한 좌충우돌 주인공의 활극도 비슷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름 들으면 알만한 다른 무협 작품에 비해 감각적으로 감성을 찌릿하게 자극하지도 않고 그저 내용의 앞뒤가 어긋남 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보이는 짧은 설명과 감정의 동요를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읽다 보면 에고를 벗어난 곳에서 에고를 들여다볼 줄 아는 작가의 눈을 통해 담담하게 읽을 수 있다.
나쁜 녀석은 되기 싫지만 강렬한 욕망에 충실한 솔직한 주인공을 비롯해 모든 인물들이 자기가 끌리는 길을 따라 고고히 흐르는 하늘과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대지와는 다르게 현실에 갇혀 살아가지만 그 일관된 모습과 자연스러운 주고 받는 말들이 그대로 아름다워 보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마도 한상인이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목숨을 도외시하고 불타오르게 했는지, 의제 관구검의 마지막 싸움에서 관구검이 그 답을 찾았을 때가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에 자국이 남는 순간이었다.
예전에 이 무협을 보았더라면 이 책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절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에 읽게 된 것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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