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준욱
작품명 : 건곤불이기
출판사 : 마술램프
사실 글들을 읽다 보면 향수란 자연스레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예전의 글에는 일종의 규격이라는게 있어서 작가들마다 자신의
글의 틀이랄까 밀고 나가는 주제랄까(건곤불이기 서문에 나온 말입니다만, 좌백작가님의 신무협인 금강문주님의 편하게 읽는 무협 등등..) 하는게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것이 없는것 같더군요.
다작의 경험을 지닌 작가들도 대체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나
자신만의 설정 들을 가지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서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시대라서 그런지 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 외엔 알아보는 사람도 적은듯 별로 알려지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때마다 수년 전의 글들이 간혹 생각나곤 하는데요,
정말 책의 남은 페이지가 줄어감에 가슴애려하곤 했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그때의 자신이 부럽기도 합니다.
건곤 불이기는 그러한 마음의 애수가 담긴 책들중 하나로서 제가
임준욱이란 작가를 제일 처음 만난 책이면서 동시에 가장 기대없이
펼쳤던 책이기도 하죠 (훗)
표지에 나와있는 눈감고 고수되기~등으로 되어있는 선전문구나
임준욱 작가의 자필이라고 예상되긴 하는데 너무 경박한 차나
술에 대한 이야기들( 이야기의 깊이는 굉장히 깊어 제 맘에 쏙
들었지만 설명하는 문구가 너무.... 안습했습니다. 흑)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과 곳곳에 글의 완급을 조절해 주는 위트들
매력적인 캐릭터들. 임준욱작가가 보여주는 인간군상의 심리들
너무나도 멋지고.. 완성된 구조가 바야흐로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정도(正道)입니다,'라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말하건데,
주인공의 심적 외적 성장을 보면서 절로 혈기가 치솟는 이마음이
젊음이라고 하면 저는 진정 축복받은 독자라고 할 것 입니다.
좋은 글에는 향기가 깃든다고 하지요.
임준욱씨의 건곤불이기는 먹의 향이 납니다.
조금은 낡은 것 같지만 그 짙은 향은 정신을 깨우고 경건함마저
깃들게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기분 좋지요.
장르문학에 애정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은 읽어야 하는 책이고
한번은 눈여겨 봐야 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장르문학을 접하는 사람도 이미 수많은 책으로 내공이
깃들여진 사람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건곤불이기. 조금은
구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찾으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Ps.
흔히들 역대 최악의 표지로 데로드 앤 데블랑과 버려진 아이
남겨진 아이를 꼽곤 합니다만 그림이 아니라 편집부의 농간
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전 건곤불이기 만한 것을 못본 것
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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