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권용찬
작품명 : 상왕 진우몽
출판사 : 드림북스
상왕 진우몽을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이 책 사건 끌어가기 참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일반적인 마공서들의 경우 주인공은 가치관이라 할 만한 생각이 없고 제약이 없기에 어떠한 행동을 해도 별다른 비판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상왕 진우몽에서는 주인공의 성장배경을 유학자로 컸다고 말하고 자신의 행동방침을 진우몽의 입으로 말해두었다. 그 행동방침은 [정직한 거래로 상대방과 자신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상인] 이 되는 것인데 무협을 진행하기에 그러한 성격이 참 거슬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은 협잡이나 담합을 서슴치 않는데 진우몽이 과연 어떻게 그 상황을 견뎌낼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주인공의 행보를 바라보는 것이 참으로 기되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흥미를 주는 반면에 이 성격으로 인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도 금방 들었다. 땅을 비싸게 팔기위해 진우몽은 '사기'를 쳤다. 다른 이들은 그것이 사기까지야 되겠는가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본 진우몽은 그런 행동으로 땅을 팔았으면 안된다. 처음 나는 땅을 비싸게 팔아야 한다고 들었을 때 [이 땅의 효용가치가 크다는 것을 다른 세도가에 알려서 경쟁을 시키면 되겠다] 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책에서는 군용지라는 것을 말하면 안되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과연 주인공은 어떻게 정당하게 그 땅을 비싸게 팔 것인가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지만 실상은 슬펐다. 땅을 살 생각도 없는 사람을 동원해서 가격을 올리고(이것은 경매장에서 상당히 나쁜 행태라고 알고 있다.) , 그 땅에 은광산이 있다고 상대방이 생각하도록 은을 떨구기도 한다.(이건 상대방이 오해하도록 거짓말을 한 것과 다름없다.) 이것이 과연 정직한 거래인가? 이 부분을 보면서 이 책에 대해서 굉장히 실망하게 되었다. 물론 작가님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후에 진우몽이 고민하도록 하지만 실망감을 완전히 희석시킬 순 없었다.
이렇듯 진우몽의 성격으로는 그의 가치관을 지키면서 책의 내용을 진행시키기가 매우 어렵게 보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개방고수 웅개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놀랐다. 내가 만약 이러한 글을 쓰게 된다면 진우몽은 금방 도태되거나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게 될텐데 그것을 막기 위해서 다른 강자를 등장시키는 것은 좋은 모습으로 보았다.
상왕 진우몽에서 기대되는 점은 과연 진우몽이 앞으로 자신의 순수를 지켜가면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상왕은 분명 될테지만 그 동안 어떠한 고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독자로서 이 책을 본다면 다른 책들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내가 만약 작가가 되어서 이러한 내용의 글을 쓴다면 나는 어떻게 진행시킬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보는 '상왕 진우몽'은 킬링 타임용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S 그 외에 이 책에서 재밌게 봤던 부분은 작가의 작중 인물이었는데 포목점 주인이 자신의 책을 읽고 권조루라던가 하는 별명에 대해 변을 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는 좀 더 신중했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나는 그 부분에서 재미를 느꼇지만 다른 이들은 어떨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각님의 십전제에서도 봤던 문제인데(우각님은 여주의 입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비판하는 독자들이 하등 쓸모없는 내용만 말하는 겉만 번지르르하다는 식으로 책에 썻다.) 상왕 진우몽에서 그 부분을 보자 걱정이 되었다. (권작가님은 그래도 부드럽게 쓰셔서 문제가 될 소지가 적어보이지만 이것을 침소봉대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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