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상운
작품명 : 무림사계
출판사 : 로크미디어
무림사계
수면시간을 줄이면서 책을 읽은 기억이 10년도 넘었는데, 이처럼 책의 잔재미에 폭 빠져서 시간가는줄 몰랐던 적이 최근에 없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강호에 진입하겠다는 내 꿈을 접었습니다. 3류무사가 천하제일고수들의 무공을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그냥 끝내면 아쉬우므로 좀 더 할게요.
나는 작가의 소설을 여러 경로로 여러권을 읽어봤는데 그 때도 참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정말 글재주 하나는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가분도 나이를 드셨는지 이 번 글에는 뭔가 의미심장한 주제를 녹여놓았습니다. 그것은 주인공의 회상이나 서술장면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즉 고뇌하는 주인공인데, 조금 위악적인 면을 보였던 주인공이 시간이 지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의 범위가 커지는 것에 비례해서 주인공의 시선이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좀 신파적으로.
처음에는 그저 그런 암흑가의 늬아르 풍으로 시작된 소설이 주인공이 도시 하나를 말아먹고 마침내 대륙전체에 일대 풍운을 몰고 오면서 사건의 외연이 엄청나게 확장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처럼 대량학살이 빈번이 등장하고 엄청난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작가가 어떻게 수습할까 흥미진진했습니다. 작가분은 참 신통하게도 이 난국을 잘 타개해나가시더군요.
그게 사실 약간 억지도 있습니다. 대체로 남자들은 악당이거나 비열한데 여성들은 매력적이고 착합니다. 또 사람들이 너무 쉽게 죽고, 가끔 대사가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게 또 무협소설의 재미이면서도 약점인 것 같기도 해요. 특히 인간관계의 변화같은 것은 공감이 갔다 안갔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점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분이 바로 작가자신이 아닐까요.
가장 아슬아슬하면서 흥미가 진동했던 부분은 액션장면들이었습니다. 정말 박진감이 넘치고 짜임새가 있더군요. 줄거리 자체가 관계가 상호간에 복잡한 인간들을 이끌고 계속 도망가는 내용이니 추적도중에 일어나는 웃기는 해프닝이 좀 많겠습니까. 나는 소설책 보면서 이렇게 웃어보긴 처음인 것 같애요.
주인공을 따르는 남자, 악당, 어린애, 노인, 여자, 백인까지.
게다가 다들 과거가 복잡하고 감정도 복잡하고 은원도 복잡하니 좌충우돌, 종횡무진. 말도 많고 탈도 많아집니다. 작가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 배상훈 ’씨가 이번에도 결정적 키를 쥐고 여러건 하더군요.
마지막은 좀 애잔했습니다. 의도하던 않던 간에 주인공의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기 때문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과 알콩달콩 사는 해피엔딩으로 진행해버리면 어색해질테니까 그런 식의 결말이 최선이 것 같긴 합니다. 소설이 꼭 윤리적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도의란 것이 있으니까.
저는 작가분의 노력에 진심으로 격려를 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위렴군과 배상훈씨는 정말 웃겼습니다. 작가님 건승하세요.
찬성: 
반대: 
문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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