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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남아당자강을 다시 읽고

작성자
Lv.41 산호초
작성
08.03.02 05:31
조회
2,874

작가명 : 남아당자강

작품명 : 류하연

출판사 : 뫼비우스

창천대협 단리현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대세가 중에서도 으뜸, 천하제일가라 할 수 있는 단리세가의 가주였던 사람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왔고, 무공은 천하제일을 다툴 정도로 고강했으며 명가의 훈육을 받아 대협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세가 밖으로 나가 세상의 실상을 보고 경악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풍요롭던 세가 안과는 달리 세가 밖은 지옥이나 다름 없었으니까요. 아무 이유 없이 칼 맞아 죽는 자가 부지기수, 쌀이 없어 굶어죽는 자도 부지기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세상을 바꾸고자 세가 내에 금마옥을 설치하고 마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보다 좋게 바꾸기 위해서였지요.

그러나 결과는 실패. 오히려 금마옥에 갇힌 마두들의 가족들에 의해 단리세가가 멸망하고 맙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한 평생을 헌신한 창천대협 단리현후는 자식인 단리무옥 앞에서 목이 베이는 참변을 당하고 맙니다. 단리세가의 혈족 중 생존자는 아직 어린 소년이던 단리무옥 하나. 단리무옥은 피눈물을 흘리며 금마옥으로 숨어들어 훗날을 기약합니다.

금마옥은 까마득히 깊은 지저에 생성된 동굴입니다. 단리현후는 그 안에 무수한 마두들을 집어넣었고 그 마두들은 단리세가에 지독한 원한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리무옥은 무영이라는 가명을 대고 마두들 속에 스며듭니다. 아직 어린 소년에 천무혜광선체라는 천고의 무재, 선천적으로 타고난 매력과 명가의 훈육이 더해져 마두들은 금세 단리무옥을 자신들의 공동전인으로 삼습니다. 훗날 천룡무상검법이 되는 용형팔검, 만상신기보의 전신인 환유무종보를 이때 배우게 되지요.

단리무옥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금마옥의 지맥을 이용하여 금마옥 밖으로 빠져나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기책을 사용하여 마두들을 몰살시킵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마두들의 공동전인이 되긴 했지만 아버지가 잡아가둔 악인들을 밖으로 꺼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결국 단리무옥은 수백 마두들의 무공을 고스란히 안고 당당히 출세할 수 있었습니다. 과히 잠룡출세입니다.

이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색마에게 당할 뻔 하던 백도제일의 신비문파인 천선부의 소부주인 천선성녀 지소유를 구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지소유는 잘 생기고 다시 없는 기재이지만 아직 무공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지아비를 위해 갖은 영약과 무공을 제공했고, 단리무옥은 그 과정에서 천하십대신공 중 하나인 천선등천결과 천선부 최후최강의 무공인 천선무극 등 모든 천선부의 무공을 수습합니다. 천룡신검이라 불릴 단리무옥의 신위는 이 때부터였습니다.

이후 천룡신검 단리무옥은 무수히 많은 여인들과 만나 사랑을 하고 마두들을 처단해가며 명성을 얻습니다. 봉황곡의 소곡주와 만나 사랑에 빠져 봉황구주음양신공을 얻어 천년내공의 발판을 마련하고, 하오문의 묘수신녀 공이진과 함께하여 하오문의 정보력을 얻고, 새외제일인인 금붕천존의 딸 금사신붕 금후라와 내밀한 관계를 맺어 새외의 중원 진출을 봉쇄하고, 오대세가 중 남궁세가의 금지옥엽을 부인으로 맞아들이고.... 이외에 인연을 맺은 자를 일일이 세어보려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단리무옥은 훗날 백처천첩을 맞아들이거든요.

게다가 부하로 끌어들인 인물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갈세가의 가주이자 강호사기 중의 일인인 신기자 제갈기가 그의 군사를 자처했고 정체 모를 절정의 고수인 흑백무상이 그의 호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고금제일의 살수문파라던 귀문이 그의 호위무사가 되었지요. 이외에 개인적으로 따르는 문파와 고수가 단리무옥에게는 구름처럼 많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단리무옥은 필생의 원수이자 강호의 악종인 마교와 마주칩니다. 마교 교주이자 고금제일마라고까지 불리는 마천존, 그와 1대 1 대결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천룡신검, 아니 천무정존 단리무옥의 승리였습니다. 마천존 진무백의 천마신공과 아수라파천혈장은 하늘을 찢고 대지를 무너뜨릴 기세였지만 천무정존 단리무옥의 천선무극과 대의, 정의를 향한 불타는 신념 앞에서는 봄 눈처럼 스러진 것입니다. 결국 마교는 무너졌습니다. 구마의 대부분이 죽고 교도들은 도망쳤으며 단리무옥의 정의심에 반하여 백도로 전향하게 된 마교 소교주 냉진희는 단리무옥의 품에 안기게 됩니다. 사실상의 궤멸이었지요.

마교는 무너지고 피로 물들었던 강호는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단리무옥은 천하제일인으로서 영웅성을 건설하고 수많은 여인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여기까지가 프롤로그입니다..... 어?!

********************<<<미리니름 만땅>>>********************

남아당자강-반협기는 2003년 즈음 조아라에 연재되었던 무협 소설입니다. 위의 내용은 프롤로그와 3개의 외전, 그리고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천무정존의 행적에 대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천무정존 단리무옥은 옛 무협 소설의 주인공들과 아주 흡사합니다. 천무혜광선체란 절세의 신체, 송옥 반안도 울고 갈 잘 생긴 얼굴, 온갖 여인들을 두루 섭렵하는 바람기, 온갖 기연의 집중, 칼을 가슴에 박고 절벽에서 떨어져도 살아나는 불사성까지...

하지만 남아당자강은 단리무옥이 주인공이 아닙니다. 오히려 단리무옥이 마천존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은 뒤 21년, 단리무옥의 아들인 문룡 단리휘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리휘의 강호행 중에 숨겨진 21년 전의 진실이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리휘는 천무정존과 냉진희, 옛 마교 소교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그러나 출신이 마교이다 보니 보이지 않는 배척을 받고 있습니다. 천하십대신공이자 단리세가의 독문절학인 천뢰무상강은 전수받지도 못하고 축기가 무척 느린 태허유선공이란 삼류심법 취급을을 받는 심법을 전수받았습니다. 거기에 만상신기보와 천룡무상검법은 전반부만, 그것도 진체가 빠진 상태로 배웠습니다.

덕분에 다른 사형제, 형제들에게서 괄시 받고 있습니다. 무공도 변변치 않고 출신도 천대받으니까요. 오죽하면 학문이 그리 뛰어나지 않으면서도 문룡이라 불리겠습니까? 더욱이 배경이 되어주어야 할 어머니는 앵속에 빠져 폐인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아버지도 한번 따뜻한 눈빛을 보내준 적이 없고요. 그래서 비슷한 처지인 공유도(하오문의 묘수신녀와 천무정존 사이의 소생.. 하지만 묘수신녀가 출신이 천하여 부인 취급을 못 받아 단리 성을 못 씁니다. 더욱이 천무정존을 아버지가 아니고 사부로 부릅니다)와 가까이 지내고, 유일하게 가족으로 대해주는 장녀 단리가연에게 경애심을 품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괜찮은 무공이 있나 장경고 안에 들어갑니다. 그 안에서 얻은 것은 무명자의 의무진결. 저는 이게 혹시 천하십대신공 중의 하나로 나온 무명신공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었습니다. 어쨌든 단리휘는 의무진결을 익혀 한 차례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진체가 빠진 천룡무상검법과 만상신기보, 삼류심법인 태허유선공의 부족한 부분을 의무진결로 채울 수가 있었거든요.

이때 쯤 흡정광마라는 마두가 출현합니다. 천무정존은 이자를 죽이기 위해 척마단과 단리가연, 단리휘와 공유도를 내보냅니다.

결국 단리휘가 흡정광마를 죽이는데 성공하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흡정광마가 혼천벽력공이라는 정파의 대표 문파인 봉황곡의 절기를 사용한 것입니다. 거기다 흡정광마를 죽일 때 나타난 마인들은 흡정광마가 흡정마공을 익힌 게 아니라고 합니다. 더구나 단리휘와 단신으로 마주했던 도마... 그는 흡정광마가 봉황곡의 신공을 익혔으며 벽씨, 봉황곡의 성을 쓰고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이를 믿지 않은 단리휘는 한판 도마와 붙지만 역부족, 비밀리에 알고 있던 마공들을 사용해 간신히 살아납니다.

단리휘가 마공을 알고 있던 것은 오래된 일입니다. 누구인지는 모르나 아침마다 마교의 절정 마공을 가져다 놓았던 것입니다. 소수마공, 혈옥수, 환영마종보, 천마신공, 천마등공 등 마교 교주라도 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마교의 최강 마공들이었습니다. 단리휘는 이것들을 익히진 않았지만 기억해두었고, 도마는 그것을 알아보고 단리휘의 생일을 묻습니다. 쌍십절 전이냐고, 후냐고....

단리휘는 흡정광마를 죽였고, 영웅성으로 귀환했습니다. 1년이 지나고 천하영웅무림대회가 열리면서 이야기는 급진전됩니다.

많은 비무가 있었고, 단리휘는 본선에 진출합니다. 훗날 삼성으로 불리게 될 소림의 일무, 곤륜의 육수인, 옥기린 화옥린 등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본선 직전 천무정존과의 대담에서 단리휘는 먼 옛날 마천존에게 천무정존이 사용했던 천번지독을 사용합니다. 물론 이미 이때, 천무정존은 천번지독에 중독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자신이 이용해먹고 버렸던 정도제일영 구자문의 딸이자 제자인 구예린의 암수에 의해서지요. 천무정존은 아리따운 구예린을 유혹했지만, 구예린 스스로가 복수를 위해 접근했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 천무정존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절세의 대협이자 대선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음흉한 음모가이자 고금제일의 색마라는 평이 어울리는 위인이었습니다.

첫번째 부인인 지소유. 그녀는 비밀리에 강호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정보를 주워들은 옥면색마에 의해 춘약에 중독됩니다. 그리고 단리무옥이 그녀를 구하고 사랑에 빠지지요. 하지만 이 모두가 단리무옥의 음모. 애초에 옥면색마가 지소유의 행적을 알게 된 것도 그의 소행이었고 옥면색마를 죽일 때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 암수를 사용했었습니다.

묘수신녀는 문파를 들어다 바쳤지만 결국 첩의 자리도 얻지 못하고 비공식적인 애인 신세만 되었고 새외의 절대자인 금붕천존의 무남독녀는 약혼자까지 버려가며 사랑을 쫓았지만 결국 이용만 당하고 버려졌습니다. 단리무옥의 숙적이었던 마천존은 사랑하는 여인인 냉진희의 배신으로 중독당한 채, 그것도 자신의 성명절기의 파훼식까지 단리무옥에게 전해진 채 싸워야만 했습니다. 천무정존은 이렇게 미남계로 여자들을 유혹해가며, 온갖 음모와 암수를 통해 무림 제일의 자리에 올라선 것입니다. 하긴 금마옥에서 닳고 닳은 마두들을 속이고 무공을 전수받고, 결국 매몰시켜 죽인 위인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이것이 이 소설의 부제가 반협기인 이유입니다.

어쨌든 천무정존은 천번지독에 중독되어 단리휘, 아니 진휘에 의해 오른팔을 잘립니다. 경계하긴 했지만 그의 아들이라 생각했던 단리휘는 사실 옛 마교의 교주 마천존의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나려타곤으로 바닥을 기어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진휘는 천무정존을 죽이기 위해 갖은 수를 다하지만 고금제일인이라 추앙받던 천무정존, 역시 쉽게 죽어주진 않습니다. 태사의에 설치된 기관을 통해 위기를 벗어난 거지요. 과연 무협의 주인공답게 만박자의 진전을 이어받은 자 다웠습니다.

이후 진휘는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칩니다. 그 과정에서 영웅성으로 스며들었던 마교의 후예들이 하나둘 죽어나갑니다. 결국 도착한 곳은 옛 금마옥. 천무정존의 아버지가 설치한 그곳이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금마옥에 들어선 진휘는 이를 악물고 수련합니다. 스스로의 무공이 얼마나 약한지 구사일생을 겪으며 깨달은 거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 줄기를 잡았을 때, 금마옥의 한쪽 벽이 무너지며 두 명의 인물이 나타납니다.

새로 나타난 인물은 신 금마옥의 마두들이었습니다. 천무정존이 아버지를 흉내내어 새로운 금마옥을 설치한 거지요. 진휘는 이곳에서 옛 마교의 구마 중 하나인 철마를 만납니다. 그냥 대야라고 불리던 인물... 대야는 실전을 방불케하는 비무를 통해 진휘를 가르치고, 그외 마두들에게 진휘를 가르치게 합니다. 비도술, 암기술, 은신술, 용독술, 쾌도법, 생존술, 수공 등등.. 그리고 최후에 자신의 뿌리인 생사잠능기공까지 전합니다.

금마옥의 마두들을 뒤로 하고 진휘는 수맥을 통해 밖으로 나갑니다. 원래는 천무정존이 사용했다는 지맥을 파고 갈 생각이었지만 천무정존이 그리 허술한 위인이 아니죠. 지맥은 이미 망가진 후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진휘는 광검 우문학을 만납니다. 옛 금마옥의 마두 중 하나로, 천룡무상검의 전신인 용형팔검을 창안한 대단한 노인이었지요. 진휘는 그와 힘을 합쳐 지상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진휘와 노인은 천천히 십만대산으로 향합니다. 관도를 신법 없이 도보로 걸으려니 시간이 많이 걸렸지요. 중간에 철장방의 소방주인 호유천이 광검의 제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십만대산에 도착해 보니 살아남은 교도가 그래도 2천은 되네요. 거기다 좋은 일이 겹쳐서 구마 중 뇌마의 후예인 공손취가 찾아옵니다. 이제 뭔가 해볼만할 것 같습니다.

한편 강호는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천무정존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폐관하자 후계를 잇겠다고 효웅들이 일어난 거지요. 특히 천무정존의 장자인 천룡공자 단리무현과 역시 천무정존의 아들이자 가장 먼저 태어난 아들이지만 봉황곡의 대통을 얻기 위해 벽씨를 쓰는 혼천신군 벽세군이 대표적이었지요. 단리무현은 영웅성의 대공자인 점을, 벽세군은 천무정존의 진정한 장자라는 점을 내세워 쟁패에 들어갔습니다.

상황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진휘는 부활의 첫 전조로 하오문을 공략합니다. 정체를 드러내면 곤란해지니 새외의 무인으로 위장했지요. 그 와중에 하오문의 총단 근처에서 숨어 있던 단리가연을 납치해 옵니다. 비무대회 당시 단리가연에게 정체를 들켜서 사술을 사용하여 백치로 만들었었거든요.

그리고 불거진 마교 토벌. 사실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결부되어 있었습니다. 천룡공자 단리무현이 혼천신군 벽세군에 몰리는 형국이었거든요. 그래서 마교 토벌을 내세워 상황을 역전해보고자 합니다. 명분도 좋았지요. 천무정존을 암습한 게 마교의 악종들이었으니까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진휘는 서둘러 새외로 나갑니다. 마교는 청해에 있었고 중원의 주력이 거기까지 가려면 새외의 지존들과 협의를 거쳐야 했으니까요. 그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때를 맞춰 벽세군과 단리무현의 사자들도 새외로 떠납니다. 새외의 전통적인 다섯 강호 중 하나, 철붕성으로요.

철붕성은 현재 새외제일세인 금붕성에는 못 미쳐도 전통적인 패자였습니다. 특히 원나라 황실의 후손 중 하나였지요. 위치도 그렇고 힘도 그렇고, 천무정존에게 넘어간 금사신붕의 약혼자였던 철패룡이 성주라는 점도 그렇고 금붕성을 적대할 이유는 차고도 넘쳤습니다. 그리고 진휘와 벽세군, 단리무현의 사자인 단리혜연과 모용무린이 한 자리에 모입니다.

철붕성은 진휘의 편을 듭니다. 벽세군도 합류하지요. 그도 지금 시점에서 마교 토벌군이 결성되는 것은 막고 싶었거든요. 자신의 우위가 사라지니까요. 여기에 천랑문과 빙궁이 더해져 금붕성을 칩니다. 이때 단리무현의 사자로 금붕성에 왔던 제갈기가 금붕성을 동원하기 위해 금사신붕을 통해 금붕천존에게 암수를 쓰는데 이게 악수가 되고 맙니다. 원래 제갈기의 의도는 금붕천존을 며칠 정도 자리에 눕게 해서 그 사이 금사신붕이 금붕성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눈치 챈 진휘가 암수를 치명적인 것으로 바꿔놓아 금붕천존이 내공을 일시적으로 잃고 맙니다. 그 사이 철붕성, 빙궁, 천랑문, 진휘, 벽세군의 연합 세력이 금붕성을 치고 금붕성은 멸망하고 맙니다.

이후 새외 연합, 즉 변황동맹이 결성됩니다. 철붕성, 포달랍궁, 천랑문, 자부문, 빙궁의 다섯 문파가 그것이지요. 또한 이때쯤 천무정존이 자리에서 털고 일어납니다. 옛 마교의 소교주였던 냉진희에게 받았던 혈천무경, 마교의 시작이자 뿌리인 혈경의 마공을 자신의 백처천첩의 내공과 육신을 흡수하여 연성한 것이지요. 그리하여 고금제일인이나 다름 없는 경지에 오른 그가 천선부에 보관되어 있던 백도제일령을 꺼내들고 새외 토벌을 선포합니다. 변황동맹은 중원 정벌을, 중원백도무림은 새외 토벌을, 미룰 수 없는 한판 승부였습니다.

마교의 핵심 고수들이 이에 동원됩니다. 진휘는 죽을 결심을 한 겁니다. 자신이 죽지 않는 한 백도무림은 마교를 항상 쫓을 테니까요. 그리고 공손취와 광검만 남겨두고 도마 등과 함께 변황동맹의 길잡이를 자청합니다.

천무정존은 강했습니다. 혈경의 혈천강기를 난사하며 천하제일의 무위를 과시했습니다. 벽세군의 배신으로 함정에 빠져 백도무림이 밀리는 와중에도 그랬습니다. 진휘는 당당하게 맞서 싸우지만 결국 패퇴당하고 맙니다. 천무정존이 아무리 사도를 통해 부상을 치료하고 내공을 쌓았다해도 진휘와는 이미 그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순간, 광검 우문학의 검이 천무정존의 단전에 꽂힙니다. 금마옥의 원한을 잊지 않았던 광검은 몰래 산을 내려와 뒤를 밟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당할 천무정존이 아닙니다. 단전에 검이 꽂힌 상태에서도 광검을 죽이는데 성공합니다. 그때 그 순간, 진휘가 검을 날리지 않았다면 영원히 세상에 군림하며 여인들을 먹어치웠을 것입니다.

진휘의 검은 천무정존의 심장에 꽂혔습니다. 우문학의 시체가 천무정존의 몸에 달라붙어 있어 피하질 못했던 겁니다. 심장과 단전, 두 군데에 검이 꽂히니 천무정존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진휘는 마지막으로 천무정존의 머리를 베어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백도의 정영들에 의해 진휘는 장렬하게 산화합니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에필로그로 그 후 몇 십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단리가연이 임신했던 진휘의 아들. 남궁혜가 임신했던 단리무현 혹은 단리무옥의 아들.(남궁혜는 검룡공자 단리운현의 약혼자였지만 진휘의 천무정존 암습 당시 단리운현이 죽었고 그 후 천룡공자 단리무현과 내밀한 관계가 되었다가 천무정존이 회복하고 손을 내밀자 비밀리에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하여간 천무정존 이거 인간 말종입니다.)

진휘의 사후 약 48년 후 혈해마존 진무해가 마교의 부활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약 30년의 항쟁 끝에 단리세가의 마지막 후예, 즉 천무정존의 피를 이어받은 단리무극을 진휘가 남긴 혈월검예로 죽이는데 성공합니다.

마천존 진무백과 천룡신검 단리무옥.

혈검마제 진무휘(진휘)와 천무정존 단리무옥.

혈해마존 진무해와 영웅성주 단리무극.

몇 대에 걸친 항쟁기가 드디어 끝난 겁니다.

개인적으로 진휘가 마도천하를 이룩했으면 했지만.. 역시 겨우 2천명에 고수도 몇 없는 마교로는 힘들었나 봅니다. 결국 아들이 가증스러운 백도를 멸하고 마도천하를 이루는데 성공하니까요.(사실 이 이야기의 마교는 마魔보다는 패覇에 가깝지만..)

조아라에서 완결까지 보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되어 감개가 무량합니다.

대여점에서도 한번 못봤고, 이북도 없던지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중고책 사이트에 가니 마침 물량이 좀 있더군요. 예전의 아스라한 추억을 더듬어가며 간만에 일독했습니다.

특히 백도의 대영웅을 그린 무협 소설을 보다보면 엔딩 후가 항상 궁금했었는데 남아당자강은 엔딩 후를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그려낸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정파다운 정파는 별로 나오지 않지만 이렇게 완전히 꼬인 모습도 잘 표현되면 재미 있네요. 특히 천무정존 이 놈은 보는 내내 이가 갈렸습니다. 완전 인간 말종이에요. 2권에서 주인공에게 암습당해 팔이 잘린 채 울면서 바닥을 길 때는 아주 고소하더군요.

어쩌다 보니 길디 긴 감상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2시간이 걸리네요. 후우. 하지만 워낙 구하기 힘든 글이라 이런 내용이 있다는 걸 말하려면 이 정도는 썼어야 했습니다.

3월입니다. 이제 학교에 가실 분들이 많을텐데 올해도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남태평양에서 건너 온 콜레라 걸린 산호초-


Comment ' 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3.02 05:50
    No. 1

    잘 읽었습니다. 책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주셨네요. 저는 재미있게 줄거리 감상했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제목에 전체내용 미리니름 정도의 말을 덧붙이시는게 어떨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08.03.02 09:25
    No. 2

    나온지 오래고, 연재당시 완결까지 나고 출판한 책인데 미리니름이라기엔 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08.03.02 09:27
    No. 3

    하여튼 색다른 글이었죠. 천무정존은 완존 바퀴벌레! 정의의 영웅이 될려면, 얼마나 끈질겨야 될지 보여준 사례랄까나? 쥔공이 죽은게 너무 아쉬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흐콰
    작성일
    08.03.02 10:23
    No. 4

    감상글 보면서 내가 언젠가 본책이랑 내용이 거의 흡사하네 했더니 그책이 이책이었군요.. 혈해마존 나올때 알아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Σ비호란™
    작성일
    08.03.02 13:12
    No. 5

    남아당자강이 연재당시에 완결이 났었나요?..왜 끝까지 못읽었었지..-0-
    주인공의 비정함에 가끔 생각이 나 찾곤하던 글이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던..... 차라리 이렇게 결말을 읽으니 후련(?)하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Σ비호란™
    작성일
    08.03.02 13:14
    No. 6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덭붙이자면 정말 순수하게 좋다는 얘깁니다
    정말 후련하군요..ㅋㅋ;; 정말 가끔 생각이 나던 소설이었는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1 산호초
    작성일
    08.03.02 13:31
    No. 7

    네 연재 당시 완결이 났었습니다. 한동안 연중이 되었다가 마지막 연재를 폭참으로 한 후 며칠 있다가 출간 삭제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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