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진산, 이수영
작품명 : 사천당문, 사자의 새벽
출판사 :
남자들이 판치는 무협과 판타지 장르. 판친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작가와 독자의 대부분이 남자들로 이루어진,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남자들 만의 세계인 무협과 판타지 장르에 찬란히 빛나느 두 분 여성 작가가 진산님과 이수영님인 듯 합니다.
어릴 때부터 많은 무협을 읽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다 거기에 거기고 주인공도 다 비슷하고 하다보니까 뒤죽박죽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마 그 중에서도 진산님의 사천당문은 읽은 지 상당히 오래되었어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기억이 나는 것은 역시 그 작품의 우수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진산님의 장점은 역시 섬세함입니다. 일본식 표현인 여성향(죠세무케: 여성을 타겟으로 한 작품이나 상품)은 분명히 아니지만, 읽다보면 작가가 여성이구나 하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작가에게 느끼는 남성독자들의 전형적인 거부감은 별로 느끼지 못할겁니다. 오히려 여성작가로서의 장점인 감정적 묘사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글들입니다.
무협에서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치고 많이 읽힌 작품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사천당문은 그래도 상당히 많이 읽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여담으로 여자 주인공인 작품 중 송진용님의 '비정소옥'도 상당한 수작입니다]
진산님의 작품이 여성작가가 쓴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글들이라면, 이수영님의 작품들은 도저히 이 작품들이 여성작가 그것도 나이 드실만큼 드신 주부작가의 글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글입니다. 남자보다도 남자의 세계, 남자의 심리에 정통하시고 그 묘사는 탁월, 그 자체입니다. 수 많은 판타지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고 머리에 남는 캐릭터, 록 베더. 록 베더의 자아찾기인 <사자의 새벽>은 작품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수작 중 수작입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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