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성진(금시조)
작품명 : 광마(狂魔)
출판사 : 로크 미디어
마귀는 마귀인데 미친 마귀이다. 이것이 狂魔에 대한 해석이 아닐까? 그런데 대부분의 무협을 보면 이지를 상실한 인간들에게 주로 광마라는 별호나 狂자가 붙는 별호가 붙여져 있다. 이 광마라는 글은 이 법칙과도 같은 일종의 매너리즘에 대해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사람에게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이성을 가지고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보통 "미쳤다"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맞는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지지 않은 이질적인 존재이니까.
그러면 마귀, 악마에게 미쳤다는 말이 붙으면 어떻게 될까. 마귀에게 소중한 것이 무었인지 우선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럼 마귀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뭘까? 각종 소설들에 나오는 다양한 마귀나 마족, 악마등은 대부분 거래를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거래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뭐 이런 저런 재미있는 생각들을 할 수가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인간과는 다른 '생각' 바로 그것이 인간과 마귀의 가장 큰 차이이며 마귀에게 가장 소중한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이성과도 다르며 육체적인 것 이외에 종(種)을 구분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일 듯 싶다. 개나 소 들에게 지능이 있다면 인간과 생각하는 것이 과연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자기 새끼를 소중히 하는 등의 공통점은 본능이지 이성이 아니다. 이 것은 보통사람과 사이코패스를 구분지을 때도 사용 된다고 한다. 바로 감정. 사이코패스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뇌의 구조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종이라는 것처럼 마귀에게도 마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귀와는 다른 존재가 미친 마귀일 것이다.
글중 스스로를 미친 마귀라고 부르는 적무한은 그 성정이나 언행들이 일반적인 인간과는 다른 존재로 보인다. 평범한 마귀라면 인간에게는 평범하건 비범하건간에 모두 관심을 보여 마귀의 거래를 해야 할것이지만, 적무한은 이런 일반적인 마귀와도 다르다. 오직 평범하지 않은, 스스로를 악하다고 말하는 자나 위선자들에게만 그 관심을 보인다. 적무한의 관심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여타 마귀들 처럼 그의 관심도 결국 그 대상을 파멸로 이끌 뿐이다.
광마는 이 처럼 '미칠 광(狂)'자와 '미친'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해 주게 한 실로 즐거운 글 읽기였다. 킬링 타임도 중요하고 가슴을 들뜨게 하는 이야기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독자에게 그 책을 읽음으로써 어떤 것이든 한 가지라도 생각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은 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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