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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SanSan
작성
07.07.13 18:47
조회
3,233

작가명 : 강승환

작품명 : 열왕대전기 1-6권

출판사 : 로크미디어

책방에 항상 꽂혀있었다.

한번도 빼본 적이 없다. 제목이 맘에 안들어서.

그러다 몇몇 추천글이 눈에 들어와서 보기로 했다.

1권만 빌렸다. 1시간만에 다 보고,

6권까지 모두 빌려서 그날 다 읽었다.

첨에 주인공이 병에 무진장 고생한다.

온갖 방법 다 써보고 기공이니 선도니 하는 데까지 손을 뻗다가

헤롱헤롱 거리던 와중에 사고로 이계로 뚝 떨어진다.

매우 평범한 이계진입물의 도입부라 하겠다.

이계로 왔더니 밀림 속이고,

마나가 더 풍부하니 어쩌니 해서 내공 축적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이미 이계진입물의 단골손님이랄 수 있다.

이까지 읽고는 솔직히 좀 실망을 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열왕대전기의 장점이 드러난다.

주인공은 책을 아주 많이 읽은 것으로 나온다.

단학 쪽으로도 깊이 파고 들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이 내공을 쌓는 과정이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진다.

마나가 많았다, 그래서 많이 쌓았다, 졸라 쎄졌다.

이런 단순무식묘사가 아닌 것이다.

이런 장점은 열왕대전기 전체에 걸쳐  나타난다.

지구의 중세에 대한 자료수집을 많이 하고,

그것을 적절히 판타지 세계에 도입해서 현실성을 확보하고 있다.

세븐메이지와 비교해보자.

'마법'이라는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도구가

정치, 경제, 사회, 군사면에서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깊이 고찰해서 나름의 세계를 꾸며낸 것이 세븐메이지다.

매우 현실적인, 그러나 독창적인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열왕대전기는 그런 면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 세계에도 마법이 존재하고 소드마스터가 존재하지만,

그런 판타지적 요소가 문화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고찰은 부족하다.

그저 중세의 생활상을 그대로 차용한 면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단점이 될 수는 없다.

열왕대전기의 인물들은 철저하게 그들에게 주어진 가치관,

즉 '중세'의 관념에 따라 행동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당연히 현세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한다.

열왕대전기에서는 이 두 관점의 충돌을

정말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그리하여 주인공이 어떻게 고뇌하고,

주변을 변화시키거나 혹은 받아들이는지,

또 주변인물들은 어떻게 주인공 카르마의 사상을 받아들이는지,

그러한 충돌과 변화의 과정이 깊이 묘사되고 있다.

이런 점도 대단하지만,

주인공인 카르마의 카리스마도 참 대단하다.

수많은 멋지구리한 무기들을 놔두고

주무기로 선택한 게 슬링이란 것도 재밌고(나중엔 칼을 들지만),

조금씩 조금씩 강해지는 모습은 대리만족 점수를 높여준다.

이런 소설에서 주인공이 약하고 찌질해선 곤란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 졸라세' 이런 캐릭도 싫다.

강함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을 납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작가는 치밀한 설정을 바탕으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며

그 과정이 꽤나 신기하고 재밌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열왕대전기는 후반으로 진행되면 영지물의 성격을 띠게 된다.

꽤나 전형적인 세팅이 나온다.

위험하지만 자원이 풍부한 어둠의 숲,

풍요로운 라이벌 영지, 철이 나오는 광산,

영지를 위협하는 유목민족 비스무레한 애들, 등등.

여기서 숲은 개간하는 게 정석이며

라이벌 영지는 꿀꺽 삼키는 게 정석이고

광산에선 미스릴이 나와야 정석일 것이다.

미스릴은 안나오지만 나름 정석은 따르고 있다.

그치만 여기서도 열왕대전기의 장점이 발휘된다.

카르마가 영지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발견되는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밭의 수확량을 도표로 정리해서 문제점을 발견하는 모습,

대지성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가는 과정,

두 대립하는 종교의 교도들이 조금씩 조금씩 서로 화합하는 모습,

큰 은혜를 입었음에도 배은망덕한 짓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던

사교(?) 교도들의 마음, 신전과의 갈등, 기사들의 내부갈등,

옆 영지와의 다툼과 흡수통합 과정, 숲 개간의 방식 등등....

어떻게 보면 사소하게 넘어갈 수 있는 각 요소들에

최대한 신경쓰고 현실성을 부여하고,

각자 의지를 가진 존재임을 보여주는, 그런 진행이었다.

어찌나 생생하고 재밌던지 영지물이라면 학을 떼는 나로서도

너무나 즐겁게 보았다. 스펠바인더 이후로 처음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강렬한 임펙트를 넣어주어 지루할 새가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캐릭터인 '황제'가

병상에서 일어나 최초로 대신들 앞에서 식사하는 장면....

최고였다.-_-b

카리스마 황제란 이런 놈이 아니겠는가.

정말 간만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주저리주저리 많이 써놨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면 '몰입도가 높다' 이거다.

작품 속으로 풍덩 빠져서 즐겁게 헤엄치다 나오면

어느새 6권 마지막이다.

현실성이니 개연성에 목 메는 나같은 사람이나,

주인공이 강한 것, 강해지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

영지물을 좋아라 하는 분들, 이런 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만한 그런 글이었다.

정말 간만에 만난 별 4.5개짜리 소설이다.

강력추천을 해본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19783914


Comment ' 18

  • 작성자
    Lv.48 레니우스K
    작성일
    07.07.13 18:59
    No. 1

    뭐 다른 건 다좋습니다만....

    요즘 추세로 볼때 이것도 제대로 내용도 끝내지 못한 채 조기종결될까 두렵습니다.....

    하여간 요즘 좀 볼만하다 싶은 것들은 대부분 조기종결되서 책 읽기가 싫어지더군요.....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산호초
    작성일
    07.07.13 19:06
    No. 2

    삼두표님 어서 7권을... 신왕기 2부도...

    조기종결은 저도 두렵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온 내용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나오는 족족 사들이는 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아자토스
    작성일
    07.07.13 19:24
    No. 3

    4권에서 절정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카이혼
    작성일
    07.07.13 19:39
    No. 4

    열왕대전기 판매 그다지 나쁘지 않지 않을까요??

    저희 책방 7곳중에 6곳이 있는데;; 이정도면 괜찮은거 같은데;;; 물론 저희 집 부분 이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창염의불꽃
    작성일
    07.07.13 19:40
    No. 5

    이런 작품이 조기완결이 될까요 제가 다니는 책방이 꽤 되는데 찾는 사람도 많고 소장하시는 분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치만 전 돈이//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룡용
    작성일
    07.07.13 20:43
    No. 6

    단정 지을수는 없겟습니다만
    조기종결은 안될거 같습니다.
    그 예로...
    열왕은 전권 표지 색깔이 다르죠?
    이게 출판사에서 꽤 공들이고 있는 작품이라는 증거가 되거든요.
    각권의 표지색을 다르게 하면서 나오는 판타지 요새 본 기억이 없습니다.
    예전에 드래곤 라자가 4권에 한번인가 색갈이 바꼇던 기억은 잇네요.
    그리고 대여점에서의 인기도 높은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거는 절대!! 조기종결되면 안됩니다.
    저 피토할지도 몰라요 ㅠ_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1 꼬마a
    작성일
    07.07.13 21:01
    No. 7

    조기종결 절대 반대!
    정말 재밌게 읽고 있는 작품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남북쌍마
    작성일
    07.07.13 22:03
    No. 8

    정말재밌습니다. 열왕대전기 세븐메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운보
    작성일
    07.07.13 22:50
    No. 9

    열왕대전기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너무나 흔한 이계진입+영지발전물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어쩌면 이렇게 다른 책들과는 다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레니우스K
    작성일
    07.07.13 23:30
    No. 10

    사실 표지색깔 바꿔 나오는 건 별다른 수고가 드는 건 아닙니다.
    저도 예전에 책 낼때 그렇게 했었고요.
    표지의 이미지가 크게 바뀌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색상변화는 출판사의 협의 하에 얼마든지 가능하죠.

    다만 상당수 작품들이 색상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건, 색상 변화만으로도 표지의 이미지가 확 달라지기 땜에 보는 독자들이 다른 작품인 줄 오인하는 경우도 기존에 있어 판매량에 문제를 가져왔었기에 자제할 뿐입니다.

    그렇기에 열왕대전기도 결코 조기종결에서 안전하다 확언할 수는 없죠.
    신왕기도 상당수 독자가 열광했지만 결국은 조기종결된 게 그 예입니다.

    그렇기에 저로서는 조마조마합니다. 열왕대전기도 그렇게 될까봐요..... 이건 부디 제대로 완결이 났으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라후라
    작성일
    07.07.13 23:42
    No. 11

    제 주변 책방 5군데는 다 들여놓기는한데....
    나름 인기가 있기는 한데....

    그래도 불안하긴 하군요 ㅡ.ㅡ;;
    설마....조기종결되는 끔찍한 사태가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평범한 소재
    그러나 그런 소재를 제대로 살리는게 필력 아니겠습니까~

    열완대전기 최고에 근접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피그마리온
    작성일
    07.07.14 01:26
    No. 12

    열왕대전기, 정말 재미있고 인기있지만 조기종결이 되버릴까 불안해지는 이유는 작가님의 전작을 보면..
    재생, 신왕기. 신마강림. 전부 6권으로 끝내버렸죠.
    세 책 전부다 5권까지 볼때까지만 해도 6권에서 끝나리란 생각은 안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so***
    작성일
    07.07.14 04:10
    No. 13

    세븐메이지 읽고 싶어졌습니다. 찾아봐야겠군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雪竹
    작성일
    07.07.14 15:52
    No. 14

    신왕기 2부 보고 싶네요.ㅡ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허생ori
    작성일
    07.07.14 18:49
    No. 15

    음.. 열왕대전기가 로크미디어에서 나왔지요.
    로크미디어가 요근래 괜찮은 책들을 꽤 찍어내는 편인데 (근자에 구입한 책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지라..)
    뭐랄까 기존 출판사에 비해서 상당히 신의있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천룡전기..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만. 판매가 정말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6권이였던가 판매저조로 소량을 출판해서 조기 매진이 되기도 했었는데.. 결국 독자들의 요구로 재판해 주셨던 걸로 기억하고, 어쨌건 작가가 생각한 완결까지 책을 마무리지어 주더군요.
    그래서 열왕대전기를 사면서 신왕기 때의 악몽은 없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들 믿어보시고, 주변에 추천도 좀 하시고, 용돈 모아서 책도 좀 사시면야 조기종결의 압박은 사라질 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7.15 00:28
    No. 16

    확실히 로크미디어가 요새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저는 신경안썼는데 추천했던 소설 상당수가 로크에서 나온 거라서
    깜짝 놀란 적도 있네요. 요즘도 제일 수작을 많이 내는 곳인 듯.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4 군내치킨
    작성일
    07.07.15 21:26
    No. 17

    영왕대전기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면이 많이 나온다는것에 안타까움이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버나드쇼
    작성일
    07.07.20 20:27
    No. 18

    아마 제대로 나올겁니다...
    신마강림의 경우.. 출판사에서 한권 더 했지만, 극적인 전개상.. 끊었다고... 작가님이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이거 가는 책방 거의다 있는걸 보면.. 조기 종결은 없을 듯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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