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신호
작품명 : 일인전승
출판사 : 청어람
산동악가 및 도편수란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박신호 작가가 쓴 글이라고? 정말?
진짜로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전 작품 도편수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작품의 스토리가 이전과 스타일도 틀리고 느낌도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의문을 만들었죠.
일인전승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가 사람을 가릴 것은 분명합니다.
언뜻 느끼기로 이전에 보인 역량으로 따지면 작가분이 슬럼프를 겪고 있거나 그다지 소설을 쓰는 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 즐기고 썼다면 작가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이 내용 상으로 그 모습을 밝게 비추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물 흐르듯 씻겨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같은 의미로 물 흐르듯 깨끗하게 전개는 되는데 등장하는 인물에게서 매력이 적고 찍어낸 듯 친숙합니다.
주인공은 그 불우한 성장과정으로 인해 일면 패배주의적 성격이었기에 화를 피하고자 택한 행동에서 기연을 얻습니다. 초월할 정도의 인격수양을 갖추고 있는 이가 아니란 점은 분명하기에 처음 시작하자마자 백원도를 얻었을 때의 초연함이 꼭 좋은 면이라고 단정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맨 처음 기연을 얻으며 당한 악재를 고치는 과정에서 또다른 인연과 만나 무공을 배우고... 목숨을 건져 결국 꽤나 강해집니다. 이제부터는 주인공에게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다가 타죽어 버리는 적들을 보게되는 것입니다. 이윽고 등장하는 첫 여성 히로인 가을. 그런데 이 여자가 주인공과 인연이 닿는 장면들이 참으로 난감합니다. 천방지축에 안하무인까진 아니지만 그 성격이 참으로 범인의 궤를 벗어나 독특함으로 치닫고 있는 자유분방한 여성. 현실적인 판단능력으론 납득이 안 가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주인공에게 무공을 배우는 관계가 되어 버리는 이 여성분을 보며 한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일인전승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사람을 가릴 것은 분명합니다. 이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때가 정말 재미있는데, 이상하게 자신의 생각을 죽이고 남의 이야기를 쓴 것 같았습니다.
근래 독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글을 적고자 노력한 것이 일인전승이란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일인전승은 재미있습니다. 주인공의 빠른 성장과 엄청난 무공. 젊은 나이에 홀연히 강호에 출연한 초절정 고수의 행보를 1권 얼마 지나지 않은 이른 시기부터 보고 싶은 분이라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합니다. 박신호 작가가 쓰는 글은 이보다 더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젠 왜 이상함을 느끼는 지 제 스스로 헷갈려 갑니다. 혹시 나말고 누군가는 그 이유를 알까요? 이 난해한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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