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양천도서관에 처음으로 갔습니다. 얼마전에 목동으로 이사했는데 근처에 대여점이 없어서리 그냥 시립도서관에 갔는데, 황역님의 복우번운이 떡하니 놓여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여지껏 복우번운은 하이텔에서 받은 것만으로 보았는데 책으로 보는 그 감동이란...
검 하나로 만인을 굴복시키는 낭번운이나, 천하의 모든 군웅들에게 한점 꿀림이 업는 방반이나, 그의 제자 방야우, 방야우의 호적수이자, 또 다른 마종의 전수자인 한백, 독행도 범량극. 백도 후기지수 중 제일 고수인 풍행렬이나, 낭번운의 사질인 척장정, 흑방의 십대고수 하나이자 건라산성의 주인 건라, 여인들로는 천재여검수 진몽요, 방반의 사로잡은 미녀 근빙운, 등등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정말 흥미진진하더군요.
예전에 서울플래밍에서 심진기가 황역님의 작품으로 나왔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황역님을 그저 그렇고 그런 작가로 생각하며 복우번운을 읽지 않았다가 군대에서 심심풀이로 읽은 복우번운을 보고 반해버렸습니다. 차라리 심진기보다 복우번운을 상품으로 할 것이지... 권수가 많아서 그랬나? 서른 권이 넘어가는 대작이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하여간 한 동안 이렇게 복우번운을 찾아다니고 만화방에서 검번운이라고 나와있던 해적판을 보고(그것도 완결이 안됐더군요.)더이상은 구할수 없는 것 같아서 포기했지요. 근데 여기서 이렇게 보게 되다니 정말 감개무랑이었습니다.
아직 다 전권을 읽어 보지는 못하고 조금 맛만 봐서 그런지 전 여약해가 가장 맘에 듭니다. 20년여년의 세월동안 천하제일의 고수 방반만을 기다리며 자신을 갈고 닦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와 겨루고 마지막에 제자인 풍행렬에게 자신의 심득와 애병을 전해주며 죽는 그 모습이 정말 강렬했습니다. 여약해의 마지막을 보면 그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탄하는데 무도의 정진외에 자연의 보고 진작에 깨달았다면 방반에게도 이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그저 그런 인물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방반과 낭번운이 그를 평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빨리 죽은 것도 아쉬웠구요. 방반이 이르기를 자신과 낭번운외에는 그를 이길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낭번운은 지난 세월동안 그가 존경해온 고수가 바로 여약해다라고 말할 때 왠지 기쁘더군요. 짧은 등장이지만 정말 강렬한 불꽃같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정말 멋집니다.
왠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몇마디 잡담해보았습니다. 어떻게 전권을 구해서 볼수 없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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