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결국 끝까지 못 읽고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 다 읽었내요... 포이종 전반부에는 좀 매력적이더니, 중반 이후에는 더 매력적이군요... 그의 초탈은 초탈이 아니었군요. 날을 품고 있었습니다. 한이랄까요... 그것이 정군산 행에서 나타나지요. 하지만 작가는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군요... 그에게 웃음을 가르쳐주고, 자유로움을 가르쳐주고... 마침내 큰 깨우침을 주는군요... 그의 무공만 무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번 화산행을 통해 마음 속의 인까지 버리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종과 서현이, 특히 서현이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사실 전 임준욱 님의 글을 읽으면 항상 대미 이후의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합니다. 임준욱 님의 글은 이런 패턴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소용돌이 밖에서 점차 안으로, 결국 소용돌이 중심에 머뭅니다. 하지만 마지막 글 말미에는 다시 일순간 밖으로... 아니 임준욱 님의 글만 그런게 아닌가요... 암튼 진가소는 관직을 놓고 영정이와 떠나고, 사마진명은 제원표국을 떠나 다시 아버지의 상화표국으로, 반통미는 나찰을 놓고 식칼을 잡습니다... 마찬가지로 포이종은 다시 쟁기를 잡더군요... 그렇습니다. 마지막 장의 제목 "폭풍후야"가 가장 적절하군요... 하지만 전 궁금합니다. 과연 그들은 그 이후 그렇게 평화롭게 잘 살았을까요? 아니면 다시 한번 소용돌이로 빠져들까요?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하지만 바람이 가지를 흔들지요... 이미 강호에서 이름을 얻은 그들이 스스로 원한다고 해서... 이야기가 딴데로 샙니다. 죄송...
정리되지 못한 감동과 흥분을 이렇게 두서없는 글에 담았습니다. 혹 이 글을 읽고 촌검무인을 읽고 싶어하던 분들의 마음이 변하기라도 한다면... 차라리 제게 돌을 던지시고 촌검무인은 반드시 읽으시지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돌을 던지십시요. "이런 글을 읽고 이렇게 밖에 못써!" 하시면서...
마지막으로 평한다면... 촌검무인 두 권에 마음속에 담은 모든 이야기를 쏟아내신 임준욱 님의 필력에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제 마음의 갈증은 더 해졌습니다. 임준욱 님, 속히 또 다른 인물의 인생 이야기로 찾아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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