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이었지요.
친구들 기다리냐고 부천역 앞에서 어슬렁 거리는데
목사님으로 추정되는 노신사 2분이 다가오시더군요.
전 생각했죠.
'아 또야?'
그리고 역시나.
"형제님 예수님을 믿으시나요?"
"아뇨 저 불교다니는데요"
보통 이정도면 종이하나 나눠주고 돌아가는게 태반이었는데
이분은 좀 끈기가 있으시더군요.
"불교도 좋긴 하지만 인간은 원래 죄를짓고 태어나는 죄인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고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다......"
로 시작해서 장장 10분을 얘기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저도 맹자의 성선설은 믿지 않거든요. 순자의 성악설을 믿고있어서
죄인이란 말엔 공감하는데요, 자기 천국갈려고 기도하는 와중에
다른 사람한테도 본의아니게 피해를 줄 수 있는거잖아요?
그럼 그것도 죄를 짓는건데 자기죄를 사할려고 또다시 죄를 짓는다는건
모순이잖아요?"
라고 맏받아 쳤더니
"예수를 믿는 종파에서 여러가지가 있는데....
해서 그런 사람들이 더럿 있어서 문제가 되긴 하지만 예수를 믿어야
형제가 축복받고 천국엘 갈 수 있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입을 열었죠.
"그럼 그렇게 남한테 피해를 주면서까지 예수를 찬양해도
하나님은 다 천국으로 받아주시는 건가요?
그게 아니더라도, 내세에서 살인하고 도둑질하고 그렇게 큰 죄를 짓고도
기도 한번으로 천국간다면 웃기는 일이잖아요?"
라고 제가 말을 했죠.
그랬더니
"저도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형제분처럼 생각을 했지만
예수를 믿어보니 그게 아니란 거죠.
이 못난 죄인들을 위해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밖혀 돌아가셨고
그걸로 모든 죄를 사하였기에....."
이때가 아마 30분 가량 지났던것 같군요.
제 차례가 돌아왔으니까 다시 해야죠.
"예수님의 희생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하고 고귀하게 생각하는 바이긴 한데요,
그건 부처님이나 다른 종교역시 마찬가지 아닌가요?
석가모니도 평생을 다른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살아왔는데
세상에 하나님과 예수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식의 유일신앙은
제가 별로 좋아하질 않거든요."
제 말이 좀 거북했던지 목사님 인상 살짝 일그러지면서
다시한번
"형제분 말도 맞지요. 하지만 불교는 지은죄를 사하는게 아니라
죄를 짓지 말라고 하기 때문에 천국엘 갈 수 없는겁니다.
인간은 끈임없이 죄를 짓기때문에 기도를 해야
천국엘....."
여기서 한탬포 쉬시더니,
"그럼 형제분 오늘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거라도 한번 읽어보세요"
라고 종이를 주시길래
"아뇨 괜찮습니다."
하고 거절해 버렸더니
"오 주여...."
이러면서 가버리시네요-_-;;
기독교... 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그내들의 모습이 썩 보기 좋지가
안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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