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이었나요.
자몽의 집은 사정상 개집이 되어버렸고,
집전화도 인터넷도 끊긴데다가
자몽은 지구인의 필수품 휴대폰도 없습니다.
지구인 껍데기를 쓰고 있다보니 부득이하게 육식을 하게됩니다.
(사실 전 '참' 이슬만 먹고살아용!)
저금통을 탈탈 털어 백원짜리로 3천원을 만들고
만 삼천원을 들고 공중전화에 가서 닭집에 배달을 해달라 했더니
공중전화냐 묻는겁니다. 그렇다고 대답했드랬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장난전화니..
결국 직원을 보내서 확인하겠댑니다.
날씨도 추운데 직원이라는 지구인
고생하면서 욕을 얼마나 해대겠습니까.
닭 가져오다 닭에 침뱉을지도 모를일이고.. =ㅂ=
저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했습니다.
외계인 체면이 말이 아니더구만요.
결국 돈을 들고 찬바람 쌩쌩 부는 (그날 온도가 밤 -10도였나 그랬습니다. 콧물이 얼정도로 ㅠㅠ) 닭집을 향해 닭집 문을 열고
잔돈소리가 탁 나게 놓으면서 얼마나 맛있는 집인지
확인을 하겠다 큰소리를 쳤습니다.
제가 화난 이유요?
그 주인이란 지구인이 글쎄 '죄송합니다만 배달 못하겠네요 ^^'
이런 사과한마디 건네지 않았다는겁니다.
외계인 자몽은 지구인 주인이 와서 말을 걸길래
무시하고 나갈랬더니 말을 자꾸 겁니다.
제가 화난 이유를 열심히 설명하자
얼굴을 굳히면서 자기는 분명히 죄송하다 말했댑니다. -_-
설상 가상으로 배달뛰는 어린눔시키는
절 보고 나이 몇살 처먹었냐고 삿대질을 해대고..
무서운 친구들을 부르려고 보니 휴대폰이 없길래,
아무튼 대화로 해결하고 나왔드랬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시켰던 닭이 왔습니다.
아까 그 어린녀석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합니다.
서비스로 콜라를 더주더군요 -ㅅ-)
아무튼 그렇게 처리하고
닭을 먹으면서 축구 (아마.. 국대였을겁니다. UAE전인가)를
열심히 보고
마지막으로 공중전화에 들러
무서운 친구들에게 그 닭집의 위치를 가르쳐줬습니다.
그 이후로 그 닭집에서 어린녀석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이..
흠흠..
아무튼 자몽은
잠잘 때 깨우는 지구인 다음으로
의심많은 지구인이 젤 싫습니다.
이래뵈도 남 부끄럽지않게
비교적 떳떳하게(정말?) 살아온 외계인이라 자부하는데..
에잉..
나이먹은 지구인들은 현실에 너무 찌들었어요.
에잉.. 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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