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비상금만을 소지한 채 강원도 속초항까지 걸어서 간다는 계획은 6일만에 성공했습니다.
야박한 인심에 치를 떨기도 했고, 따듯한 정에 감동의 눈물을 좔좔 흘릴때도 있었던 6일간의 여정은 길고도 길었지만 모두 표현하자면 스크롤 압박이 예상되는지라 몇 장의 사진으로 알려 드립니다.
갓길을 먹어치운 눈 덕분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첫 날.
대형차량이 스치듯이 옆을 지나갈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펜스 옆으로 나가서 걷는 친구들, 안쓰러운 모습을 뒤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제가 손을 흔들자 빤히 쳐다보는 젖소양을 한 컷. 구준표 헤어스타일을 하고있네요. 멋쟁이
아침에 서리가 낀 거미줄이 반짝반짝 빛나길래 냉큼 찍었습니다.
뽀글이 해먹고 남은 물이 순식간에 얼어버릴 정도로 추운 강원도 날씨.
접니다. 태양을 등지고 찰칵.
제가 찍은 일몰사진 입니다. 너무 추운 나머지 쓰고있던 마스크가 얼어서 으지직 소리를 내더군요.
물집을 전부 실로 꿰어논 친구의 발바닥. 만신창이네요.
지옥같았던 미시령터널. 무지 길더군요.
저거 빠져나가고 속초까지 가는 도중에 발 뒤꿈치가 깨지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드디어 속초 도착. 속초항까지 가는데도 미치는줄 알았죠. 삔 발목을 압박붕대로 감싸고 걸었습니다.
사진은 속초항 일출전망대. 비가와서 일출은 구경 못 했지만..
바닷내음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았습니다.
돈이 부족해서 끼니의 대부분을 라면 아니면 빵으로 때워야 했고,
발목부상에 친구들은 급체, 마지막 날에는 자금이 부족해서 두 끼를 굶어야 했지만 좋은 경험 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휴게소 식당에서 밥 한그릇만 달라고 구걸(-_-) 했을때 흔쾌히 주셨던 아주머니와, 손주처럼 대해주시던 속초 토박이 할머님이 생각나는군요. 잊지 못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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