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싸움이라고 있습니다.
조선 말기까지 흥했던 우리 전통의 '살벌한' 놀이지요.
인원수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제대로 시합을 하면 동네 단위로 놀곤 했습니다. 때때로 양쪽 고을 사또들과 양반들까지 참관한 상태로 시합을 했습니다.
시합은 간단했습니다. 돌을 주워 상대편에 던지고 상대가 GG칠 때까지 던지고 또 던지면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부상자가 숱하게 나왔고, 사망자도 심심찮게 나왔습니다.
이런 격렬한 놀이임에 불구하고 인기는 대단해서 석전을 하다가 도망치는 사내들은 손가락질을 당하고, 그는 집에서도 비겁자라고 문전박대를 당한다고 합니다.
이 놀이가 장려된 이유는 예비군 훈련을 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근세까지도 투석병은 존재했습니다. 삼포왜란 당시에 조선 토벌군은 투석병 만으로 왜군을 전멸시켰습니다.(그것도 피해는 부상자 1명... 그것도 전투 후에 죽은 척 하던 놈이 덤벼들어서)
일본에도 '시석(矢石)을 무릅쓰고 싸운다'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아 투석병이 있었나 봅니다.(쪽팔려서 사극에 등장시키긴 거시기 하겠죠.)
그래서 동네 서낭당 주변에 돌을 쌓아 놓는 이유는 그냥 돌탑을 멋지게 쌓으려고...가 아니라 비상대비 탄약비축인 겁니다.
유구하게 진행되어 왔던 이 돌싸움은 일제시대 와서 금지됩니다.
위험하다...라는 이유 때문이었지만, 실제론 이 호전적인 놀이로 한민족의 투쟁심이 해방항쟁으로 이어질까 두려워 했기 때문이라지요.
해방 이후에도 이 놀이는 하지 않고 있지만, 간혹 물풍선이나 눈싸움 등에서 그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공 말고 고무공이나 물풍선(혹은 토마토) 같은 것으로 대체해서 시합을 하면 관광이나 축제로 재밌을 것 같은데 관심을 보이는 지역구가 어느 곳도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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