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눈팅만 하는 무협소설가 지망생(20세)입니다.
정신은 유지되는데, 그 정신이 행동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에요. 가만히 있으면 취한 것 같아서 한 번 머리를 흔드려하면, 두세번 움직이는 느낌이랄까요. 100의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50만 힘을 줘도 100이 되는 느낌? 살짝 웃어보자, 생각하니까 빨간마스크처럼 쫙 벌어지네요. 뭐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인식하는데, 100분의 50만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100을 다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집 옆 식당이고, 친척 작은이모, 큰이모부가 있어서 소주 10잔 원샷으로 마셨는데, 이런 느낌이네요. 자판을 칠 때 반만 쳐도 쫙쫙 써지는 느낌. 글 쓸 때 이 느낌을 살리면 결벽증이 좀 고쳐질 듯 합니다.
소설에 등장할 살수를 위해 바람의검심 추억편을 보고 있는데, 자막이 엄청나게 지나가요. 머리에서 언어를 인식하기 전에 그게 지나가는 느낌이에요. 이거, 술은 맛없지만 기분이 금방 좋아져서 중독될 것 같은 느낌이네요.
사실 평소 짜증난 일이 많이 있어서 기분좋다는 걸 많이 느껴보지 못했거든요. 이제 이어폰 꼽고 음악을 들어볼 생각입니다. 과연 눈을 뜨면 다음날이 되어있을지;;
지금 2차 가자고 부모님들과 친척들이 난리임. 만약 집에 있는 와인 꺼내서 마시면 소위 필름 끊길때까지 마실 수 있을까나?
맨날 무협소설 구상할 때 술마시는 느낌은 어떤거지? 이렇게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제대로 느껴봤으니 주인공에게 대입만 하면! 진짜, 술을 죽기보다 좋아하는 영호충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 느낌.
(내일 와서 이 글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소설 세 문단 쓸 때 한 시간 드는 놈이, 5분만에 이렇게 많이 썼다는 걸 느껴버리면, 아예 글 쓰기전에 술병을 옆에 두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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