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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2.12.20 09:23
조회
1,466
브라운.jpg


UFC 웰터급은 ‘죽음의 체급’으로 통한다.

항상 강자들이 득시글거리는 데다 까다로운 스타일의 파이터들이 계속 출현, 체급 내 생존경쟁은 언제나 치열하다. 지옥의 체급에서 꾸준히 생존하고 있는 ‘코리안 파이터’ 김동현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지루한 ‘판정머신’ 조르주 생 피에르의 장기집권이 옥에 티지만 웰터급의 경쟁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존 피치-조쉬 코스첵-카로 파리시안-디에고 산체스 등 그래플러들이 득세, 한때 선수층은 두껍지만 흥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카를로스 콘딧-마틴 캠프만-조니 헨드릭스-닉 디아즈-로리 맥도날드 등 싸움꾼 스타일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가뜩이나 뜨거운 전장이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레슬러-스트라이커-하드펀처-주짓떼로 등 각각의 스타일도 다양하다. 랭킹 20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기량을 갖췄다.

선수층이 워낙 두껍다보니 상위권 못지않게 중위권 경쟁도 무척이나 치열하다. 중위권 일부 파이터들은 조금만 상승세를 타면 언제든 상위권 도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김동현 존재 때문에라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맷 브라운(31·미국)은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중위권의 대표적 다크호스다.

UFC 선수 육성 프로그램 TUF(The Ultimate Fighter) '시즌7' 출신으로 무에타이, 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베이스를 두루 섭렵한 터프가이다. 상대가 누구든 기세 좋게 달려들어 정면 난타전을 피하지 않는다. 그라운드 약점을 안고 있어 대부분의 패배를 서브미션으로 당했지만 넉아웃 패배는 없다. 치고받는 승부에서는 물러서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성향이다.

UFC 88에서 김동현과 대결할 때만 해도 브라운은 수많은 기대주 중 하나에 불과했다. 김동현은 장기인 그라운드를 앞세워 브라운을 압박했고 치열한 승부 끝에 판정승(2-1)을 거둔 바 있다. 나쁘지 않은 체격조건(182.88cm)에 TUF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긴 했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띠지 못한 채 치열한 옥타곤에 허망하게 내던져진 상태였다.

타격가로 분류하긴 하지만 파이팅 스타일이 어중간했다. 다양한 타격기술을 익혔다고는 하나 정교함이 떨어지고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나지 않다. UFC 활동 초반 많은 이들의 그의 롱런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다. 하지만 지금의 브라운은 달라졌다. 최대 강점은 강한 힘과 체력, 그리고 내구성. MMA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초적인 필수요소를 잘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이 브라운의 롱런 가능성을 높인다.

브라운의 힘과 체력은 김동현과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당시 김동현은 백포지션을 점령하고 체중을 실어 뒤에 올라타는 자세로 브라운을 괴롭혔다. 계속되는 포지션 압박에 지칠 만도 했지만 오히려 체력이 먼저 떨어진 쪽은 김동현이었다.

브라운은 불리한 포지션과 위협적인 서브미션 그립을 완력으로 뜯어냈고, 공방전 끝에 지친 김동현에게 끊임없이 펀치와 니킥을 가했다. 당시 김동현에게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끈질긴 브라운을 칭찬할 만했다. 네임벨류가 높지 않은 상대 가운데 김동현이 가장 고전했던 것이 브라운과의 경기다.

브라운의 내구성은 이후의 많은 출장 횟수에서도 알 수 있다. 김동현전 이후 무려 12경기를 치렀다. 연간 3경기 정도를 꾸준히 치른 셈이다. 올해는 무려 4경기를 소화했다. 이 정도의 ‘개근 파이터’는 많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브라운은 기복이 심했다. 김동현전 이후 3연승-3연패라는 도깨비 성적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3경기 전패라는 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량을 갈고 닦으며 끌어올린 끝에 이제는 안정감마저 주고 있다. 실제로 올해 치른 4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9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시애틀 키 아레나서 열린 'UFC on FOX 5'는 브라운의 확실한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상대 베테랑 타격가 마이크 '퀵' 스윅(33·미국)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기관총 같은 타격을 구사, 브라운이 스탠딩에서 밀릴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격차는 컸다. 비록 스윅이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한때 미들급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그런 스윅을 맞이해 브라운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결국 2라운드 중반 묵직한 펀치연타로 KO승을 따냈다.

브라운은 파워풀한 타격가면서도 그래플링이 늘고 있다. 때문에 같은 타격가와 붙어도 상대를 그라운드에서 괴롭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유리한 점이 있다. 특히, 힘과 체력에서 밀리지 않아 그와 진흙탕 싸움을 하다보면 어느새 상대는 기운이 쭉 빠져 의욕을 상실하기 일쑤다. 최근 상승세에 고무된 팬들은 브라운 기량이 웰터급에서도 ‘문지기’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한다.

과연 브라운의 가파른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지옥의 체급에서 묵묵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터프가이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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