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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군대 다녀와서 변한 것.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
13.12.01 01:44
조회
1,653

잘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나 깨달았습니다.


군대 가기 전이랄까, 아무튼 전 소심한 인간이었습니다.

목적지를 몰라도 길을 묻지 못하고 3시간을 홀로 걸어다니는 놈이었죠.

뭐 정당히 돈 내고 이용하는 가게에서도 점원 서비스를 받지 못할 정도.

앵간하면 큰 소리 안 내고 가까이 다가가서 ‘저기’ 라고 말을 붙였습니다.


근데 군대 다녀오고 나서...

여러 번 말했지만 전 현역병을 예비군 조교로 지냈습니다.

예비군 한 중대가 약 120명, 4개 생활관으로 나눠서 관리(?)하고

한 생활관에 조교가 2명이니 개인당 15명 수준,

사실상 짬질... 이라거나 당하면 홀로 30명을 인솔하고 다닙니다.

그게 1년에 3번이고 2년 안 되는 기간동안 6번 채웠죠.


(참고로 말하지만 제가 군생활 중 후임에게 전담한 건 빨래가 유일. 나머지 제 일은 다 제가 했습니다... 단언컨데 짬질 한 적 한 번도 없죠)


나보다 나이 많고 막장이 한계에 이른 예비군 30명 통솔하려면 보통 배포로는 안 됩니다.

이번주에 동원미지정 갔다오니 거기에서는 조교는 예비군과 싸울 생각이 없으니 시비 걸지 말아달라고 하던데,

저희는 예비군과 싸워서 이기라고 교육 받았거든요... -_-

나이 30줄에 접어든 예비군들 30명을 앞에 세워놓고 큰소리 쳐가며 통솔하던 것이 제 현역병 때의 일입니다.

(행군도 했는데... 뒤에 축 쳐져서 느글느글 걸어오는 것(...)들은 제가 친히 군장 쥐어 잡고 끌고 와서 대열에 맞추기도 했습니다... 예비군들이 ㅈㄴ 싫어했죠. 스파르타 조교라고... 참고로 당시 이등병)


예비군 인솔이 이 정도이고, 제가 소총수라서 사격과 기동을 주로 맡았는데

(사실 통신병 부재로 통신병 1년, 통신병 들어온 이후 유탄사수 반 년...)

저와 같이 사격과 기동 교육 맡은 선임이나 후임들이 전부 육체파(...)라서 브리핑은 제 전담.

게다가 동원훈련 1번하면 3번 있는, 뭐였지. 사열식이었나?

대대장 사열식, 연대장 사열식, 작전부사단장 사열식.

거기에서 대령 중에서도 가히 사단 최고 대령인 작전부사단장 앞에서만 사격과 기동 브리핑 4번 당첨.....

대대 최고 브리핑 횟수로 기록......


대충 이 정도하다보니... 잘 몰랐는데...

별로 안 소심하네요 이제는....?


이제는 끝난 학원 과정할 때도...

조별 과제 하면, 사람들 발표하기 싫어서 난리 피우고 빠지고 브루스 추는 꼴 보기 싫어서 그냥 제가 다 발표 전담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발표가 별로 두렵거나 거리끼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군대의 영향력이... 있네요.


군대 나쁘지 않아요. 부대만 잘 걸리면.


Comment ' 13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01 01:52
    No. 1

    저도 예비군 관리부대였는데?!
    이거 왠지 반갑군요 ㅋㅋㅋ 제가 있던 곳은 특히 시골이라 더 깝깝했죠.예비군들끼리 서로 형동생 하는 사이라서 더 난감했구요 ㅠ 더군다나 중대가 화기중대라 팔십일미리 박격포 훈련까지 겸하느라 제대로 쉬도 못했었습니다ㅠ 특히 짬 좀 차면 후임에게 박격포 차려포 하는것부터 다 가르쳐야되니 ㅠ어리버리한 이등병 한 놈 덕분에 자유시간 뺏길 땐 기분이 참 묘했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12.01 02:01
    No. 2

    저는 소총수라서 후임에게 가르칠 것이 없던...
    맏후임을 입대 7일차에 받아서 뭣도 모르며 같이 배웠고...
    통신병 후임은 대대통신병 왕고가 전체 교육하니 제 몫이 아니고...
    K-201 역시 인수인계가 불필요한 과목이라...
    참 군생활 편하게 한 부류 중 하나입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01 02:05
    No. 3

    구형이라 무거워서 더 힘들더라구요.새걸로 좀 안바꿔주나 싶을 지경이었으니...
    더군다나 한번 박격포 훈련한답시면 왕고 빼고 전원이 연병장으로 포 지고 나가야하니 ㅠㅠ
    제일 부러워했던 게 본부중대 동기와 후임 녀석들이었읍죠 ㅠㅠ 소총부 통신병들 모인 중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12.01 02:08
    No. 4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부대는 큰 훈련하면 화기중대가 가장 편했죠.
    포만 방열해놓고 훈련 끝날 때까지 고정 휴식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나는 999k 매고 산을 타는데 뭐야 ㅜㅜ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01 02:18
    No. 5

    전 대대장이 너무 극성이라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ㅠ
    휴식할라치면 "우리 부대 내의 최고 화력이 니네들이니 내가 한번 봐야지"라고 꼭 오더라구요.
    으아아아아ㅠ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통통배함장
    작성일
    13.12.01 02:07
    No. 6

    흠흠 군대의 영향이 있지만 아직도 발표는 두려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01 02:27
    No. 7

    저도 준비까자 말끔히 마져도 아직도 발표해야할 일이 있으면 등 뒤로 식은땀이 흐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일화환
    작성일
    13.12.01 06:08
    No. 8

    "어디든 1년을 지내고 보면 거기 욕하는 사람 없다. 사람은 자기 일관성이 있어서, 그 곳에서 1년을 지낸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그곳을 찬양할 구석을 찾기 마련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세류하
    작성일
    13.12.01 06:11
    No. 9

    저도 예비군 조교였습니다! 반갑네요.
    단지 저는 부산에서 근무해서 한번 하면 500~600명씩....한조가 60명이 넘습니다...
    진짜 환장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와까이
    작성일
    13.12.01 06:48
    No. 10

    그러고보니 저도 군대에서는 목소리 크다고 , 생활관 떠드는 소리가 유일하게 행정반까지 들리는 사람이 저라고 맨날 중대장님이 혼냈었는데;;
    집에서는 목소리 좀 크게 하라고 혼나는 아이러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믌고기
    작성일
    13.12.01 07:39
    No. 11

    아, 저도 군대가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플라워
    작성일
    13.12.01 11:29
    No. 12

    999k ㅋㅋㅋ 아오 990이 아닌걸 감사감사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13.12.01 11:43
    No. 13

    으하하 예관대... 전해병대라 예관대 지원으로 유격조교로 나갔다가 기수빨 높은 선임들한테 겁나갈굼당하고 아픈척하고 토꼇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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