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했습니다라고 하니, 웬지 문화생활을 한 느낌인데, 그건 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액션영화를 보았습니다.
파커와 킥애스2를 보았는데, 오래간만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파커에서의 제이슨 스타뎀은 아드레날린때처럼 스피디하진 않지만, 보면서 이건 GTA 실사판이다 하면서 감탄하면서 보았습니다.
게임이 바로 영화로 바뀐 느낌? 꽤 괜찮더군요. 아프리카TV에서 대도서관님의 GTA를 보면서 즐기잖아요? 보면서 즐기는 게임과 영화의 장점이 합쳐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킥애스2도 보았는데, 킥애스1부터 재밌게 보았지만, 솔직히 아주 꺼림직하면서도 재밌어 하면서 보게 됩니다.
1에서는 쪼그만 꼬마 여자애가 칼로 사람을 마구 썰면서 다니죠. 그걸 보면서 통쾌해 하고, 어린아이가 하는 박진감 있는 액션에 감탄하고 놀라면서 보면서, 제 속에서 변태성향이 나오는것 같아 양심은 매우 꺼림직해하면서 보았습니다.
2에서 그 꼬마 여자애가 많이 컸네요. 하지만, 아직도 너무 어리더군요.
1편에서 영화가 성공했으니, 실제 배우가 어린 나이에 받던 힘든 훈련을 더이상 하지 않을것 같아 몸이 굳었을줄 알았는데, 특수효과와 더불어서 그렇긴 하겠지만, 여전히 뛰어난 액션을 보여주더군요.
2편 역시 스토리도 그렇고, 철 없어 보이는 슈퍼히어로 행세도 생각하면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지만, 스스로 그런것은 일단 제쳐두자라고 생각하면서 즐기니 정말 재밌게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내용이 현판소설로 나왔다면, 난 불만없이 읽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 그럴것 같지는 않더군요.
영화와 소설의 차이는 일단 제쳐두고라도, 스토리 자체를 별로 반기지 않았을것 같습니다. 정의를 위해 살인을 훈련받은 10살 여자아이라니...
외국영화는 꺼림직하긴 했지만, 재밌게 보았으면서도, 장르소설에서는 반감이 더 크게 느낄 거라는 제 이중잣대는 어떻게 해서 생긴걸까요?
뭐, 그건 왜인지 저도 잘 모르겠으니, 일단 넘어가구요.
요즘 대리만족물이 다 주인공이 운이 엄청 좋아 초능력이 생겨서 돈과 권력을 손에 넣고, 인생을 즐기는 그런 스토리잖아요?
그런데, 전 이제 그런것에 공감을 더이상 못하겠더군요. 제가 돈과 권력이 싫다는게 아니라, 주인공이 나하고 상관없는 누군가 돈과 권력을 손에 넣어 즐기는 걸 그냥 구경하는 느낌입니다.
대리 만족이 아니라, 오히려 염장 지르는 것 같아요.
사실 그건 소설이 필요없잖아요? 제 주변에 돈 권력 스스로 얻은 사람들 많습니다. 약간의 운과 피나는 노력으로 벌었으니, 오히려 소설 주인공보다 덜 배가 아픕니다.
소설주인공보다 더 화가나고 잘되는게 배가 아픈 경우가 있는데, 남을 짓밟고, 속이고, 이용해서, 돈과 권력을 쥔 현실의 악당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걸 종합하면, 제 소설 취향은 주인공이 돈과 권력을 넣기보다, 악당들과 싸우는게 되는군요. 확실히 그런게 재밌습니다.
단순히, 정의감에 그런걸 좋아하는게 아니라, 저의 대리만족을 가장 충족시킬수 있는 소설이 히어로물이라는 거죠.
킥애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파커에서도 주인공은 강도인 만큼 돈을 중요시하지만, 결코 돈때문에 행동하진 않죠. 자신의 원칙을 고집하는게 멋있더군요.
요즘, 우리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에게 원칙 같은게 별로 안 보입니다. 대부분 이익과 개인의 만족을 추구하죠.
아마 원칙이라는 걸 우리 현재의 문화가 고리타분하고, 경직된걸로 인식해서 반기지 않나 봅니다.
원칙을 고집하는 것 만큼 답답한 것도 없고, 어긋날 경우 문제가 크게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원칙을 갖는게 나쁘게 보이진 않습니다.
깊은 밤에 잠 자긴 싫고, 살짝 졸린 멍한 상태에서 이런 저런 두서 없는 생각이 많이 들어 글이 난잡하네요. 읽어주신 분이 있으시다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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