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윙
[UFC 188]베우둠이 케인 벨라스케즈를 스탠딩에서도 압도한 끝에 길로틴 초크로 승리를 따내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SPOTV 방송화면 캡처
‘70억분의 1’로 통하는 UFC 헤비급 챔피언의 얼굴이 바뀌는 대형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의 역사를 만든 것은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 UFC 잠정챔피언 자격이었던 베우둠은 이제 상위권 강자에서 확실한 ‘세계최강’으로 떠올랐다.
14일(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서 펼쳐진 UFC 188 'Velasquez vs. Werdum'는 베우둠을 위한 무대였다. 맞붙었던 상대는 현 UFC 헤비급 ‘무결점’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 ‘산소탱크’로 표현되는 체력과 혀를 내두르게 하는 맷집을 바탕으로 레슬링과 타격에서 상대를 짓밟는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존재다.
팽팽한 명경기를 기대하면서도 대부분 벨라스케즈의 우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투지로 똘똘 뭉친 베우둠은 세간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3라운드 2분 31초 길로틴 초크로 벨라스케즈 시대의 종식을 알렸다. 한때 UFC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밀려나 밑바닥까지 갔던 베우둠이 불혹의 나이를 눈앞에 두고 새로운 신화를 쓰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세계최강을 가리는 한판답게 둘의 대결은 시종일관 치열했다.
1라운드는 벨라스케즈가 분위기를 잡아가는 가운데 베우둠의 반격이 만만치 않게 이어졌다. 벨라스케즈는 빠른 몸놀림과 빼어난 핸드스피드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펀치를 휘두르며 베우둠을 압박했다. 여기에 더티 복싱과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전방위적 주도권을 노렸다.
그러나 베우둠은 달랐다. “타격전에서 거리를 두고 아웃파이팅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난타전을 피하지 않았다. 벨라스케즈의 묵직한 펀치를 맞으면서도 타격으로 맞불을 놓는 등 스탠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베우둠이 ‘패턴1’을 견뎌내자 벨라스케즈는 더욱 강력한 무기인 ‘패턴2’를 가동했다. 베우둠을 펜스에 몰고 거칠게 압박하며 특유의 레슬링 실력을 살려 더티 복싱으로 혈전을 만들어갔다.
베우둠은 이에 대한 대비도 잘 되어 있었다. 레슬링이 강한 선수가 더티 복싱을 걸어오면 속절없이 당하던 상당수 주짓떼로들과 달리 무에타이 빰 클린치를 바탕으로 전혀 밀리지 않고 맞대응했다. 오히려 신장의 우위를 살려 벨라스케즈의 목을 잡고 흔들며 후속 공격을 봉쇄했다.
이에 벨라스케즈는 ‘패턴3’인 테이크다운 이후 파운딩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베우둠도 원하는 흐름이다. 전 체급 통틀어 가드게임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인 베우둠은 테이크다운을 당해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하위 포지션에서 날카롭게 반격을 시도했고, 이에 벨라스케즈는 특유의 파운딩을 거침없이 날리지 못하고 미련 없이 스탠딩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혈전을 입증하듯 1라운드가 끝나는 시점에서 둘의 얼굴은 모두 크게 부어올랐다.
2라운드 중반을 넘어가면서 흐름을 탄 쪽은 의외로 베우둠이었다.
벨라스케즈가 ‘산소탱크’로 불릴 만큼 가공할 체력을 과시했던 일면에는 모든 게임을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풀어나갔던 영향도 컸다. 하지만 베우둠을 상대로는 마음 놓고 특유의 필승패턴을 가동하지 못했고, 그로인해 평소와 달리 지친기색이 역력했다. 신장에서 밀려 스피드에서 우위를 살려야했지만 진흙탕 싸움이 깊어질수록 그의 발은 바닥에 붙어버렸다.
지친 것은 베우둠도 마찬가지였지만 영리했다. 신장과 리치의 이점을 살려 서두르지 않고 차곡차곡 벨라스케즈에게 정타를 꽂으며 밸런스를 유지했다. 벨라스케즈의 헤드무빙은 전진압박을 동반했을 때 위력적이지만 데미지를 입은 상황에서 전진하지 못하다보니 그 힘은 반감됐다. 그 틈을 노려 베우둠은 야금야금 벨라스케즈 얼굴에 펀치를 쌓아갔다.
벨라스케즈의 필승 패턴을 모두 극복한 덕이다.
급기야 몇 차례 묵직한 니킥이 들어가자 벨라스케즈의 얼굴은 피투성이로 변해갔다. 피에 굶주린 악마처럼 상대의 얼굴을 찢어놓던 벨라스케즈가 평소와 달리 자신이 피를 흘리며 휘청거리는 모습은 분명 생소한 광경이었다.
3라운드 들어 조급해진 벨라스케즈는 테이크다운을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스탠딩에서의 열세를 벗어나기 위한 그래플링이 통할 리 없었다. 3라운드 중반 벨라스케즈는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국면을 전환하려 했지만 오히려 베우둠은 자신의 영역으로 굴러온 베우둠을 기다렸다는 듯 순식간에 길로틴 초크를 걸어 탭을 받아내 승리했다.
베우둠은 승리를 확신한 듯 벨라스케즈의 목을 조르며 웃고 있었다. ‘70억분의 1’의 얼굴이 베우둠으로 바뀌어가는 순간이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70억분의 1’로 통하는 UFC 헤비급 챔피언의 얼굴이 바뀌는 대형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의 역사를 만든 것은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 UFC 잠정챔피언 자격이었던 베우둠은 이제 상위권 강자에서 확실한 ‘세계최강’으로 떠올랐다.
14일(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서 펼쳐진 UFC 188 'Velasquez vs. Werdum'는 베우둠을 위한 무대였다. 맞붙었던 상대는 현 UFC 헤비급 ‘무결점’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 ‘산소탱크’로 표현되는 체력과 혀를 내두르게 하는 맷집을 바탕으로 레슬링과 타격에서 상대를 짓밟는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존재다.
팽팽한 명경기를 기대하면서도 대부분 벨라스케즈의 우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투지로 똘똘 뭉친 베우둠은 세간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3라운드 2분 31초 길로틴 초크로 벨라스케즈 시대의 종식을 알렸다. 한때 UFC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밀려나 밑바닥까지 갔던 베우둠이 불혹의 나이를 눈앞에 두고 새로운 신화를 쓰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세계최강을 가리는 한판답게 둘의 대결은 시종일관 치열했다.
1라운드는 벨라스케즈가 분위기를 잡아가는 가운데 베우둠의 반격이 만만치 않게 이어졌다. 벨라스케즈는 빠른 몸놀림과 빼어난 핸드스피드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펀치를 휘두르며 베우둠을 압박했다. 여기에 더티 복싱과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전방위적 주도권을 노렸다.
그러나 베우둠은 달랐다. “타격전에서 거리를 두고 아웃파이팅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난타전을 피하지 않았다. 벨라스케즈의 묵직한 펀치를 맞으면서도 타격으로 맞불을 놓는 등 스탠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베우둠이 ‘패턴1’을 견뎌내자 벨라스케즈는 더욱 강력한 무기인 ‘패턴2’를 가동했다. 베우둠을 펜스에 몰고 거칠게 압박하며 특유의 레슬링 실력을 살려 더티 복싱으로 혈전을 만들어갔다.
베우둠은 이에 대한 대비도 잘 되어 있었다. 레슬링이 강한 선수가 더티 복싱을 걸어오면 속절없이 당하던 상당수 주짓떼로들과 달리 무에타이 빰 클린치를 바탕으로 전혀 밀리지 않고 맞대응했다. 오히려 신장의 우위를 살려 벨라스케즈의 목을 잡고 흔들며 후속 공격을 봉쇄했다.
이에 벨라스케즈는 ‘패턴3’인 테이크다운 이후 파운딩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베우둠도 원하는 흐름이다. 전 체급 통틀어 가드게임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인 베우둠은 테이크다운을 당해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하위 포지션에서 날카롭게 반격을 시도했고, 이에 벨라스케즈는 특유의 파운딩을 거침없이 날리지 못하고 미련 없이 스탠딩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혈전을 입증하듯 1라운드가 끝나는 시점에서 둘의 얼굴은 모두 크게 부어올랐다.
2라운드 중반을 넘어가면서 흐름을 탄 쪽은 의외로 베우둠이었다.
벨라스케즈가 ‘산소탱크’로 불릴 만큼 가공할 체력을 과시했던 일면에는 모든 게임을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풀어나갔던 영향도 컸다. 하지만 베우둠을 상대로는 마음 놓고 특유의 필승패턴을 가동하지 못했고, 그로인해 평소와 달리 지친기색이 역력했다. 신장에서 밀려 스피드에서 우위를 살려야했지만 진흙탕 싸움이 깊어질수록 그의 발은 바닥에 붙어버렸다.
지친 것은 베우둠도 마찬가지였지만 영리했다. 신장과 리치의 이점을 살려 서두르지 않고 차곡차곡 벨라스케즈에게 정타를 꽂으며 밸런스를 유지했다. 벨라스케즈의 헤드무빙은 전진압박을 동반했을 때 위력적이지만 데미지를 입은 상황에서 전진하지 못하다보니 그 힘은 반감됐다. 그 틈을 노려 베우둠은 야금야금 벨라스케즈 얼굴에 펀치를 쌓아갔다.
벨라스케즈의 필승 패턴을 모두 극복한 덕이다.
급기야 몇 차례 묵직한 니킥이 들어가자 벨라스케즈의 얼굴은 피투성이로 변해갔다. 피에 굶주린 악마처럼 상대의 얼굴을 찢어놓던 벨라스케즈가 평소와 달리 자신이 피를 흘리며 휘청거리는 모습은 분명 생소한 광경이었다.
3라운드 들어 조급해진 벨라스케즈는 테이크다운을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스탠딩에서의 열세를 벗어나기 위한 그래플링이 통할 리 없었다. 3라운드 중반 벨라스케즈는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국면을 전환하려 했지만 오히려 베우둠은 자신의 영역으로 굴러온 베우둠을 기다렸다는 듯 순식간에 길로틴 초크를 걸어 탭을 받아내 승리했다.
베우둠은 승리를 확신한 듯 벨라스케즈의 목을 조르며 웃고 있었다. ‘70억분의 1’의 얼굴이 베우둠으로 바뀌어가는 순간이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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