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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05.04 06:24
조회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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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퀴아오의 오른손 위주 공격은 메이웨더에 통하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8체급 석권에 빛나는 아시아 역대 최고 복서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더 큰 전설의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파퀴아오는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서 열린 'WBA, WBC, WBO 웰터급 통합 타이틀매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의 맞대결에서 심판전원일치로 판정패, 시대의 1인자가 되는데 실패했다.

메이웨더와 살아온 환경, 그동안의 행보 등에서 극과 극을 이루는 파퀴아오의 가장 큰 패인은 본인의 스타일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파퀴아오는 전형적인 사우스포다. 당연히 그가 가진 최고의 무기들은 왼손에서부터 파생되고 결정된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만큼 강력한 사우스포와 많이 싸워보지 못했다. 전력에서 살짝 밀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변수를 기대했던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사우스포와 오소독스는 다른 앞 손으로 마주하기에 서로가 까다롭다. 그들의 앞 손은 일차적인 방어도구이자 가장 위협적인 공격무기가 될 수도 있다. 특급선수들끼리 붙었을 경우 서로의 시야 바깥에서 앞 손 공격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희소성적인 측면을 감안했을 때 사우스포가 좀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를 맞아 뜻밖의 오른손 무기들을 준비했다. 상대가 자신의 사우스포 테크닉에 경계를 하고 있는 사이 라이트를 통해 흔들어놓을 심산이었다. 실제로 경기 초반 큰 궤적으로 휘둘러대는 라이트훅은 메이웨더를 잠깐씩 움찔하게 했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가 들어오는 타이밍에서 장기인 짧고 정확한 라이트 훅을 노렸는데, 파퀴아오는 한 수 더 떠 역카운트를 시도하는 등 두 선수의 수 싸움은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됐다.

문제는 파퀴아오가 너무 신중했다는 점이다. 라이트 전략을 준비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평소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허점을 노려야만 메이웨더를 당황시킬 수 있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평소의 적극적인 레프트 펀치를 봉인한 채 지나치게 한방만을 고집하며 스스로의 장점을 잃어버렸다.

사우스포의 특성상 파퀴아오는 대부분의 펀치가 왼손에서부터 시작한다. 짧지만 날카로운 펀치를 상대보다 많이 뻗으며 흐름을 타고 속사포 같은 연타로 주도권을 잡아간다. 하지만 메이웨더를 맞아서는 라이트가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스스로 자신의 평소 흐름을 끊어버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마음은 장점을 살린 채 변칙적인 전략을 섞어가고 싶었겠지만 오랜 세월 몸에 익은 패턴이 자연스럽게 나오기는 쉽지 않았다.

어지간한 상대 같으면 통했을 수도 있겠으나 메이웨더 같은 특급강자가 이 같은 부자연스러운 흐름을 놓칠 리 없었다. 파퀴아오는 라이트 잽으로 선공을 시작한 채 레프트 스트레이트-라이트 훅으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을 주로 사용했다. 전형적인 한방을 노린 전략이었다.

반면 메이웨더는 레프트 잽으로 견제한 후 라이트 카운터를 노리는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펀치가 빗나가게 되면 한발 더 들어가는 무리수는 두지 않고 미련 없이 뒤로 빠져버렸다. 자신의 사정거리에서 카운터를 장전하기는 했으나 경기 내내 무게중심을 뒤로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파퀴아오로서는 수 싸움이 어렵다고 느낀 시점부터 ‘진흙탕싸움’도 걸어볼 만 했다. 한 수씩 주고받는 수 싸움이 오래 지속될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자신이라 한 방 맞을 각오를 하고라도 적극적으로 들어가서 정타를 맞춰야만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완전히 어긋난 타이밍을 뒤집는 것은 저돌적인 파이팅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파퀴아오는 평소와 다르게 특유의 자신위주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하고 주도권을 빼앗는데 실패했다.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격언이 되새겨지는 한판이었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Comment ' 8

  • 작성자
    Personacon 낙월신검
    작성일
    15.05.04 08:26
    No. 1

    파퀴아오가 4라운드까지는 어케 해 볼러고 노력했다면 5라운드 한방 맞고 "내가 왜 그래야 돼?"그런 느낌?? 제가 FPS 게임을 좋아합니다. 개돌 스탈이죠. 근데 기방 스탈 만나면 개돌가다 길목에 숨어있는 기방 스탈한테 많이 당합니다. 그렇게 당하다 보면 그냥 "너도 안 와? 그럼 나도 안가!"
    그렇게 지루한 게임이 되죠. 개돌 스탈이 있다 보니 답답해서 가끔 들이대지만 또 당하고 그런 거죠.
    어제가 딱 그럼 게임 본 느낌이네요.
    메이웨더 전략에 완전 농락 당한 파퀴아오였네요.
    너무 지루했음...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대추토마토
    작성일
    15.05.04 08:50
    No. 2

    하이리스크, 로우리턴. 얻을건 없고 잃을건 많은게임이라 지루하리라 예상됐고,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웨더는 철저하게 경기를 했고, 판정승했으며, 스타일상 복싱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복싱=비겁하고 지루한경기 라는 생각이 들게하기 충분했기에 욕먹고있는거라 생각해요.

    그의 이번 경기의 클러치와 헤드락은 복싱규정에 문제가있다는 생각을 많은사람들에게 줄 정도니까요.

    파퀴아오도 이제와서 자신의 모든것을 내걸고 돌격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겠죠.
    경기후 인터뷰에서 말했듯, 메이웨더처럼 돌아다닌다면 복싱라운드에서 누구라도 몇번 펀치를 주고받을 수 없다고했죠. 거기에 카운터가 주공이고 아주 미약한 위험도 클러치.

    파퀴아오가 더 저돌적이어야 했다는 말은 단지 지금 타이틀이 메이웨더에게 있을 뿐 그 둘의 위치는 전혀 생각지 않은 말 같습니다. 정말 메이웨더는 비열하다 생각이 들만큼 룰을 악용했어요.

    파퀴아오가 더 저돌적이었다면 KO승은 메이웨더가 가져갔을테고, 한명의 영웅과 전설의 탄생을 목격했겠죠. 그 거름이 되어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복싱스타들마저 한마디 좋은말을 할 수 없는 무의미한 경기가 되어버렸던 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15.05.04 10:17
    No. 3

    파퀴아오는 늙었어요. 체격도 작은데 메이웨더보다 좀더 움직여야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시작부터 지고간거죠. 몇년 일찍 시합했더라면 좀더 과감했을텐데, 나이먹어서 생각이 너무 많은듯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HolyGrou..
    작성일
    15.05.04 15:08
    No. 4

    왜 메이웨더가 자기 스타일 고수하면서 클린치, 헤드락, 카운터, 런어웨이로 플레이하는건 이기기위해 했다 뭐다하는지 모르겠네요.
    파퀴아오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소극적 플레이하는거에 대해 탓하는지.
    솔직히 말해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처럼 방어적인 플레이를 했으면 메이웨더도 제대로 공격 못했을게 분명한 상황. 파퀴아오가 메이웨더한테 맞은건 말그대로 카운터를 경계하면서도 그래도 공격을 하기위해 앞으로 나가서 그런데.
    공격보다 방어가 쉬운건 누구나 다 알면서 공격하려고 앞으로 나간사람 탓만하는게 이해가 안되네요. 아니면, 그런 이기적인 플레이에 장단맞춰서 막 들이데줘야하나?
    마지막 라운드만봐도 딱 답이나오는데.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황신
    작성일
    15.05.04 16:52
    No. 5

    메이웨더의 수비스킬이 현재 팩맨보다 한수위였던거죠. 도망다닌다고 뭐라하는데, 팩맨한테 패한 선수들이 메이에더처럼 도망칠수있는데 안 하고 정정당당하게 펀치를 교환하진 않았을겁니다. 클러치도 아무나 다 속편히쓰진 않았을테고.... 메이웨더가 대단하긴해요. 매력적인 경긴 전혀 아니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게으른늑대
    작성일
    15.05.04 21:45
    No. 6

    메이웨더 실력가지고 머라고 하는사람은 없죠. 잘하는건 누구나 인정하지만 욕먹는거 또한 당연하다고 봅니다. 만약 메이웨더같은 선수가 더있어서 둘이 경기한다고 하면? 생각만해도 지루해서 토나올거 같네요. 복싱이 안망하려면 클린치부터 패널티주고 어그레시브에대한 점수를 강화해야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임창규
    작성일
    15.05.04 22:48
    No. 7

    적어도 모든 사람들이 메이웨더 같이 경기한다면 복싱이라는 스포츠는 사장 당할 거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5.05.05 13:43
    No. 8

    세기의 대결 운운 할 때 저는 전에 열려 비난 받았던 "일본 레슬러와 복싱챔피언"의 게임이 떠오르더군요. 제 예상이 불행히 들어맞았는데, 복싱도 태권도처럼 소극적으로 게임하면 "지도"를 받는 식으로 바뀌어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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