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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4.01.09 11:11
조회
1,160

http://www.youtube.com/watch?v=-xjzEw7mPeo

Die Wacht am Rhein(라인강 수호군)


1840년대 당시 프랑스는 라인강을 자국의 ‘자연스러운 동방 국경’ 이라 주장하며 라인란트 합병을 노렸습니다. 사실, 이 시도 자체는 수백년동안 있어왔지요. 루이14세도 라인란트로 향하며 훗날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분쟁지가 되는 알자스 로렌을 합병했었습니다. 나폴레옹도 플랑드르까지 합병하며 라인란트를 기필코 얻어냈었고요. 하지만 한참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온 유럽을 휘몰아가던 19세기 중반이였기에 이 라인강 문제는 당시 분할되어있던 독일연방 전체에 퍼져나가며 크나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 라인강은 죽어도 내어줄 수 없다는 애국주의적 음악 Die Wacht am Rhein이 쓰여졌습니다. 2차대전중 연합군이 라인강을 돌파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살짝 아이러니한 음악이기도 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R3IvXo0W1YI#t=59

http://www.youtube.com/watch?v=4K1q9Ntcr5g

La Merseillaise(라 마르세예즈)


1792년, 한참 혁명의 불길이 온 프랑스를 뒤덮었던 시절. 스트라스부르의 시장은 문득 혁명을 대표할만한 강렬하고 애국적인 음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음악이라는 것은 한 집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소속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거든요. 그래서 시장은 끌로드 조세프 루제 드 릴이라는 공병장교에게 노래 하나 멋들어진거 뽑아달라 부탁했고, 훗날 라 마르세예즈라 불리게 되는 Chant de guerre pour l'armée du Rhin(라인 군을 위한 군가)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 노래는 프랑스 혁명군 사이에서 폭넓이 불리워지다가 1795년도 혁명정부에 의해 공식국가로 지정됩니다. 여담이지만, 위에 올린 라인강 수호군의 라이벌(?) 노래이기도 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x72w_69yS1A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гимн СССР(사회주의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United Socialist Soviet Republic, USSR]의 국가. 농담 아니라 정말 저게 제목입니다.)


이 노래는 1944년 1월, 동부전선에서 슬슬 독일이 소련에게 탈탈 털리기 시작할 무렵에 처음 라디오에서 방송됬습니다. 원래 이미 인터네셔널이라고 멋들어진 국가가 하나 있었지만, 그 국가는 독소전에서 써먹으며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너무 잔잔하다라는 평이 있었고 애초에 원본이 프랑스 노래였기에 더 강력하고 힘차며 러시아스러운 국가가 새로 하나 쓰여진 것이지요. 첫 방송 이후 이 음악은 기존의 국가였던 인터네셔널을 관광보낸 후 새로운 국가로 지정됬고, 특유의 멜로디와 힘찬 가사 덕분에 동부전선 곳곳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실, 인기를 안 끌 수가 없겠지요. 이 노래를 싫어하면 그대로 시베리아행... 물론 농담이지만 왠지 농담같지 않은 농담입니다. 참고로, 동쪽의 작은 반도에서는 이게 정반대로 먹혀서 이 노래를 좋아하면 그대로 남산행 익스프레스 타고 맛들어진 코렁탕 뚝배기 한그릇을 먹게 됩니다. 스탈린 사망 후 이 노래는 탈스탈린주의가 소련을 휩쓸면서 너무 스탈린스러운 가사 때문에 가사 없이 멜로디만 불려졌고, 그러다 1977년에 새로운 가사가 붙혀져 그 가사와 함께 불려졌습니다. 지금은 저 노래 대신에 러시아 국가(이것 역시 농담 아니라 정말 이게 제목입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참 네이밍 센스 한번 꾸리네요.)라는 노래가 불려지지만 사실상 이 노래에서 멜로디와 가사만 살짝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t8EMx7Y16Vo(러시아어)

http://www.youtube.com/watch?v=aZ731aR_SBY(프랑스어)

L'Internationale, Интернационалом (인터네셔널)


역시 누가 뭐래도 좌빨 혁명은 프랑스가 오리지널입니다. 공화주의를 온 유럽에 퍼트린 프랑스 혁명부터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프랑스에서 있었고, 그 후에도 그 영향력이 크게 남아 새로운 좌파 사상인 맑시즘을 받아들여 사회주의 세력을 크게 성장시켰습니다. 맑디 맑은 맑시즘! 전세계 사회주의자들이 모여 만든 조직인 인터네셔널이 1차는 제네바에서 열렸지만 2차는 파리에서 열렸다는 것에서부터 빵국 사회주의의 저력을 알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카이저라이히라는 대체역사게임에서는 프랑스 코뮤네라는 생디칼리즘 국가가 이 인터네셔널의 수장 역활을 맡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 2차 인터네셔널은 인터네셔널을 조직 공식 노래로 지정했고, 그 후 이 노래는 2차 인터네셔널과 함께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세계 곳곳의 나라에 퍼져나가며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노래로서 굳건히 자리잡았습니다. 소련도 초기에는 인터네셔널을 국가로 삼았었을 정도니까요.



http://www.youtube.com/watch?v=AFT9ttP_W5c

 Рабочая Марсельеза(인민의 마르세예즈, 다시 말하지만 이것 또한 농담이 아니라 진짜 제목입니다. 라 마르세예즈를 러시아 인민판으로 바꿔서 인민의 마르세예즈... 하, 네이밍 센스 한번 참...)

이 노래는 표트르 라브로프라는 사람이 1875년도에 라 마르세예즈의 가사를 러시아 인민을 위해 러시아어로 새로 쓰면서 처음 나타났습니다. 근데 이 표트르 라브로프라는 인물이 좀 극단적인 면이 있어서인지 안 그래도 좌빨스러웠던 라 마르세예즈의 가사가 심지어 더 좌빨스럽게(!) 변했습니다. 더 이상 좌빨스러울 수 없어보였던 라 마르세예즈를 더 좌빨스럽게 번역했다는 노고를 칭송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원래 극단스러운게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법인지 이 노래는 러시아 혁명중에 많은 인기를 끌며 사람들에게 널리 불리워졌고, 러시아 혁명 이후 잠시 들어섰던 러시아 임시정부에 의해 국가로 지정되기도 합니다. 레닌의 10월 혁명에 임시정부가 전복된 이후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긴 했지만...ㅜ



http://www.youtube.com/watch?v=4CI3lhyNKfo

Bella Ciao(안녕, 내사랑.)


계속 시뻘건 노래만 얘기하면 코렁탕 먹으니까지루하니까 이탈리아 파시스트로 한번 넘어가봅시다. 이 노래는 파시스트가 한참 이탈리아를 휩쓸었을 무렵인 1940년도에 불리워진 작가미상의 노래입니다. 특유의 애절한 멜로디는 제가 위에 적어둔 극단주의적이고 애국심을 쥐어짜내듯 뽑아내려는, 듣다보면 좀 지치기도 하는 노래들과는 달리 부르기에 부담없고 입에 착착 달라붙기도 합니다. 쉬어가며 듣기에 제법 적당한 노래이지요. 하지만 노래 자체는 이탈리아 파시즘 저항 운동의 상징으로서 불려졌으니 제법 극단적인 용도로 사용됬다 할 수 있겠네요. 여담이지만, 이 노래는 프로파간다 노래치고는 제법 드물게도 요즘에도 자주 불리워지는 노래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3erP5gnUogg

Giovinezza(젊음, 한번 의역해보자면 들끓는 젊음)


그럼 아틸리아 파시즘 저항 운동의 상징을 소개했으니 이탈리아 파시즘의 상징도 소개해야겠죠. 이 노래는 주세페 블랑이라는 한 변호사가 쓴 노래인데, 이 사람은 원래 좀 파시스트적인 성향이 강해서 다른 파시스트적 노래들도 몇개 썼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특히 강렬하고 애국주의적 성향이 강해서인지 인기를 끌며 투린 대학의 졸업노래로 사용되기도 했고, 1차대전중에는 Inno degli Arditi(아르디티 찬가)라는 제목으로 이탈리아군에서 널리 불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에서 이걸 당 주제가로 삼은 이후 이탈리아 파시즘의 상징이 됬고, 나중에 파시스트가 세력을 잡은 이후에도 이탈리아 공식 국가인 Marcia Reale(국왕행진곡, http://www.youtube.com/watch?v=ZXjFeoDl8LE)보다 더 인기를 끌며 비공식적 국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이것들 외에도 이런저런 노래가 많지만, 쓰다보니 좀 지쳐서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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