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클랜시의 출세작 레드스톰라이징은 3차대전이 무대면서도 전면 핵전으로 번지지 않은 전쟁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렇게 돌아가는 전쟁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우선, 전쟁의 원인이 된 바쿠의 소련 유전을 날려버린건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으로, 소련이 침공을 개시한건 당 내부 일부의 강경파의 음모때문으로, 그리고 그결과 소련은 무리한 개전에 반발하는 당 내부의 저항과 군부에 대한 설득 때문에 전력을 기울일 수가 없어졌고 설상 가상으로 나토군 지휘 통신 시설근처에 미리 침투해 개전과 동시에 공격하기로 되어 있던 스페츠나츠부대들에게 전달될 작전서류를 휴대한 스페츠나츠 장교가 민간인 복장으로 거리를 걷다가 관광객 김여사가(!) 모는 차에 치여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가는 바람에 소련군 작전이 침공전에 전부 드러나 시작부터 신나게 두들겨 맞는걸로 시작해 그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소련군은 지지부진하게 전쟁을 이어가게 되는데..
톰 클랜시의 진가가 이때 이미 드러나는게..전쟁 개시와 동시에 핵탄두 수천발을 퍼부어 보름만에 유럽을 정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던 소련군을 너프시키기 위해 별에 별 황당한 설정을 다 갖다 붙였는데도 그 황당한 이야기가 너무나 그럴듯해 이야기 전개 구조에 오히려 힘을 실어준다는거죠.
이런걸 우리는 개연성이라고 부르는데, 그 내용이 아무리 황당하더라도 개연성이 충분하면 독자는 불만 없이 따라가게 되어 있죠. 연재되고 있는 소설중에 상위권 작가들은 그런걸 잘 파악하고 있어 불만이 없으나 중 하위 작가들은 고 부분만 다듬으면 글이 훨씬 나아질것 같아서 댓글로 이런 개연성 문제를 지적하면 열에 7-8은 글작성을 못하게 막는다던가 아예 읽지도 못하게 차단을 건다거나...
쯔쯔...맨탈들하고는...유료 연재가 대중화 하면서 댓글들도 독해지는 경향이 있긴 한데..이건 뭐 비판과 비평은 일절 거부하고 듣기좋은 얘기만 골라듣겠다는 태도들이니...
뭐 그것도 그렇지만 기껏 생각해서 시간 허비해가며 비평을 해줬더니 이렇게 꺼지라는식의 반응이 돌아오면 참 보람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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