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는 오해가 ‘HP’가 ‘헬스 포인트’, 즉 ‘체력’의 약자라는 것.
물론 Con(건강) 수치가 높을 수록 HP에는 보너스가 주어집니다만, HP는 그 자체로 ‘생명력’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Hit Point’의 약자로, 말하자면 “얼마 만큼 공격에 견딜 수 있느냐”라는 개념입니다.
무슨 차이인지 애매하다고요? 즉, 레벨업을 해서 HP가 상승한다는 것은 “몸이 바위처럼 튼튼해져서 같은 공격을 두방 맞아도 괜찮다!”가 아니라 “경험이 쌓여 적의 공격이나 각종 함정에 더욱 잘 대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같은 공격에서 입는 부상 자체가 적어졌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즉 ‘1d8 데미지를 주는 검격’을 받았을때, 1레벨 마법사는 한방에 부상을 입고 기절할 수도 있습니다만, 평소부터 싸움에 익숙한 전사라던가, 좀 더 경험이 쌓인 마법사라면 이러한 “1d8 데미지의 검” 정도는 “약간의 부상”만 입을 수 있도록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고레벨 마법사라고 해서 1레벨 전사보다 우락부락 튼튼한 몸을 가진건 아니라는 거(... 물론 D&D 마법사들은 대부분 CON이 높습니다만)
D&D에서 HP가 0이 되기 전까지는 어지간해서 움직임에 지장이 없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HP가 1이 남아 있다는 것은 “한 방만 더 맞으면 기절해버릴 정도로 너덜너덜한 상태”라기 보다는, “더이상 상대방의 공격을 막거나 견디기 힘들정도로 기력이 다해서, 다음 공격은 치명상이 확정된 상태”라고 보는 게 더 알맞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HP가 높다고 하더라도 “보팔” 옵션이 달린 무기로 크리티컬이 떠서 목이 날아가면 그 캐릭터는 ‘사망’합니다.
뭐, 이 개념은 일단 기본적인 개념이고 이것저것 다룰때 혼란스러워지긴 합니다.
아무도 눈치 못 챈 상태에서 날아온 눈 먼 화살을 머리에 맞았는데, 이것을 화살의 데미지에 맞는 부상을 입혀야 할지, “전혀 대비를 못 하고 있다가 뇌를 꿰뚫려서 죽었어요.”라고 할 지는 마스터 재량입니다. 물론 전자가 기본이고, 권장되는 방법이지만, 사실성을 중시하는 마스터라면 후자를 선택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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