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처음 들어가서 친구가 보던 마계마인전(로도스도 전기)으로
처음 환상문학을 접하고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면서 점점 빠져들었던게 어느새 10년도 더된 추억이고
10년도 넘는 시간동안 몇백권을 읽어대며 저의 커다란 즐거움이 되어주었던 세계인데, 요새들어서는 정말 볼게 없더군요.
(가끔은 이런 걸 쓴 녀석을 찾아가 죽빵좀 날려주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 욕해주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처음 환상문학을 볼 때에는 글쓴이의 상상력에 깜짝 놀라고,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와 재미에 매혹되서 심심하면 책을 보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감탄하고 했었지요.
이후에도 감동적인 내용, 유쾌한 내용, 기발한 내용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며 나도 이런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다고 꿈에 부풀기도 했습니다.
제가 책을 평소에도 좋아하기는 했지만 너무 판타지, 무협소설에 탐닉을 하게 되니 부모님과 주위사람들이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당당히 항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쓰는 이야기가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다! 더 많이 보고 싶고 여러분들도 한번 봐보시라고.
지금요? 판타지 무협소설을 보는데 누가 옆에서 보려고 하거나 내용이 뭐냐고 물어보면 정말 창피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한번 보라고 권해준다는건 상대한테 뺨맞을 짓이죠. 날 이런 수준으로 보고 그런 걸 권하는 거냐고.
며칠 전에 어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나온건데, 어머님 지인의 아들이 판타지 소설을 써서 출판을 했었나 봅니다. 어머니가 아 그럼 그거 책 제목이 뭐고 내용이 뭐냐고 물으니 대답을 안하더랍니다. 창피하다고.
그리고 웃으면서 그런거 다 옛날에 장난으로 쓴 거고 용돈이나 벌은 수준이었고 이제는 그런 거 안한답니다. 전해들은 건데도 뉘앙스가 감춰야할 치부에 쓰레기로 취급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기분이 드러워지더군요.
나의 소중했던 유년기를 함께해주었던 취미생활이, 추억이 누군가가 장난으로 써제끼고 용돈이나 벌었다고 낄낄대고 이후에 쓰레기 취급하는 거랑 동급이라는 사실이.
요새 간만에 주말이라서 인근에 유일하게 생존한 책방엘 갔습니다. 보던 작가들의 신간이나 빌리러 간건데 전부 없더군요. 신간코너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부 1-2권 혹은 3권까지 나오고 소식이 없는게 대다수더군요.
몇개 집어서 내용을 봐도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게 없습니다.
결국 그냥 빌리지 않고 집으로 왔습니다.
요새 드는 생각은 정들었던 취미를 이제 그만 놓아줘도 될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주위에 조금만 둘러봐도 재미있는게 너무 많습니다.
영화, 드라마, TV예능프로에, 스포츠에 관심있다면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직접가서 보는것도 참 재미있더군요. 사회적인 활동을 하니 활발해지기도 하고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이젠 슬슬 다른걸 찾아봐야 할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Commen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