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뭔가가 다리를 슬금슬금 기어올랐습니다.
까무러칠 만큼 놀라서 화들짝 의자에서 일어나 뒷걸음질 치며 보니 전혀 과장 안하고 가운뎃손가락 만한 크기의 대형 바퀴벌레 였습니다.
보통의 바퀴벌레가 이런 상황이 되면 잽싸게 도망치는 것과는 달리 느긋하게 의자 위를 기어다닙니다. 들고 있던 부채로 후려치니 막 도망치다가 두 방째에 기절했습니다. 방 바닥을 기어다니는 소리가 '서걱서걱' 들릴 정도니 얼마나 큰 놈인지 아시겠지요?
휴지를 둘둘 말아서 변기에 버리려고 집어드는데 이 녀석이 죽지도 않고 손 안에서 버둥거립니다. 와 소름끼쳐서 진짜...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니까 죽지 않을려고 마구 헤엄치면서 변기구멍 안쪽으로 쑥 내려갑니다.
맨 다리를 기어오르던 감촉과 손 안에서 버둥대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보았던 가장 큰 바퀴벌레 였습니다. 자는데 기어오르는 것도 아니고 멀쩡히 깨 있는 사람 몸 위를 태연하게 기어다니다니...... ㄷㄷㄷㄷ
내일 당장 바퀴벌레 약을 사 와야 겠습니다. 더워서 옥상 문을 열어 둔 것이 화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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