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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2 로니툰
작성
12.05.23 21:41
조회
1,222

교육봉사 나가는 중학교에서 오늘도 이상한 애한테 된통...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당했습니다.

운동장에서 물총놀이 하자는 애들한테 끌려나가서 신나게 물 처맞은 다음에(에에잇...요즘 여중생들은 뉴타입인가?!) 물독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서 교실로 돌아가다가 그 녀석과 마주쳤습니다. -_-

이번에도 아주 놓치지 않고 졸졸졸 따라옵니다. 빨리 집에 가라니까 죽어도 안 가요. 교무실에 출석부 던져놓으러 가니까 거기까지 또 쫓아와요. 문 옆에서 어설프게 숨어서 제가 뭐 하나 감시함. -_-

짜증나서 출석부 적는 둥 마는 둥 하고 냅다 튀니까 운동장까지 우다다 달려서 쫓아옵니다. 무슨 여자애가 이렇게 빨라. 제기랄;;;

자전거 자물쇠 풀려고 하는데 빌어먹을 자물쇠가 그간 우천 속에 방치해둔 보복을 하려는 모양인지 풀리지를 않더군요. -_- 그 사이에 그 녀석은 자기 자전거 끌고 쪼르르 옆에 다가왔지요.

"왜 살아요?"

"남이사 살든가 말든가. -_-"

"애들한테 신나게 당하고 자물쇠도 주인을 거부하는데..."

"...."

"선생님 진짜 불쌍함."

"너한테 쫓겨서 더 불쌍해졌다."

빨리 집에 가라고 돌멩이 휙 던지니까 휙 피하고 -_- 두 번째 던진 것이 나무에 퍽 맞으니까 식물학대죄로 고소하겠다느니 뭐 하겠느니... 식물이 무슨 고통을 느끼냐니까 식물한테 음악을 들려주면 걔들도 다 반응한다고...

진짜 별 이상한 지식만 가득 들었어요.

위키백과 줄줄줄 외울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왜 이렇게 이 중학교에는 이상한 애들만 가득하냐고 한탄했더니 원래 이 근처가 많이 이상하답니다. 옆에 A여중은 맛이 좀 갔고, 건너편의 B중은 중2병이 득시글거린다나... (그래서 그 둘을 합친 최종병기가 너라고 쏴붙여줬더니 저도 마찬가지라고... 내가 언제 중2병 증세를 보였다고?)

지겹다고 보내달라니까 이번에는 순순히 보내주대요? 웬일이여. -_- 자기가 먼저 나가겠다고 교문을 앞서서 쑥 나갔는데...

... 제가 가는 방향으로 갑디다. -_-

집 방향이 반대인데 제가 가는 방향을 앞서서 갑디다. -_-

추월해서 확 지나가버릴까 했는데 빌어먹을 자전거가 녹이 슬어서 제대로 말을 안 듣는 바람에 스쿨존 서행서행서행...;;;

저번에는 길막하더니 이번에는 추적질이냐고 쏴붙였더니 지가 할 일 있는 거라고, 거지를 누가 쫓아가겠냐고 대꾸합니다.

얼씨구. 그러면서 자꾸 내 진행 방향을 가로막는 건 뭔데? -_-

한 300미터 정도를 그렇게 따라오더니 도중에 옆길로 빠져서 제 집 방향으로 가더군요. 어헣...

이 녀석을 대체 어찌 해야... -_-;;;;

나름대로 선생의 자세를 갖고 대하려고 해도, 얘는 제 담당이 아니다보니 수업 시간에 어떻게 통제할 수가 없어요. 교실 바깥에서 화 내기도 그렇고...

저번에 1시간 20분을 붙잡혀서 개고생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정말 양호하지만, 솔직히 저 가는 방향으로 따라나설 때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집까지 쫓아오는 거 아냐?;;

절 좋아해서 쫓아다닌다고 하기에는 제가 별로 잘 생긴 편이 아니고(맨날 애들이 여드름 자국 갖고 놀림), 딱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도 없고 -_- 이 녀석도 맨날 저 무시하는 말만 함.

그냥 저 놀려먹는 게 재미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에는 선생한테 그렇게 대들면 신나게 두들겨 맞기만 했기 때문에 몽둥이로 야무지게 패주는 것 외에는 딱히 퇴치법이 안 떠오르는데... 엄하게 구는 걸 제가 못해요. 그러니까 반 애들이 저를 만만하게 보는데 -_- 학창 시절에 엄하게 굴었던 교사들을 제가 엄청 싫어하는지라 선생들을 답습하는 짓은 못하겠네요.;;


Comment ' 20

  • 작성자
    Lv.1 오해
    작성일
    12.05.23 21:49
    No. 1

    꽤 심한 장난으로 골탕먹으셔도 아이들 입장에서는 재미있게 반응하시는 것 같아요 그 자전거 대화 내용보니 아이들하고 친분도 쌓으시는 것 같구요. 포룬탁님이 정말로 아이들 장난을 받아주는게 싫으시다면 한번 확 정색, 그러니까 아이들 입장에서는 재미 없게 반응해보시는게 어떨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5.23 21:50
    No. 2

    뭔가 라노벨 읽는 느낌............=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크크크크
    작성일
    12.05.23 21:55
    No. 3

    정말 싫으시다면... 정색하고 말씀하세요. 다만 한번 정색해서 사이가 어색해 지고나면 복구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정말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을때 정색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난너부리
    작성일
    12.05.23 22:10
    No. 4

    선생님이 아니라 관심가는 친구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5.23 22:12
    No. 5

    뭔가 실화라도 그렇고, 소설이라도 그렇고.

    나름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긴합니다.

    하지만 정말 라노베 읽는 느낌입니다. 현실성 결여랄까.

    그런데 그만큼 뒷얘기가 궁금하긴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로니툰
    작성일
    12.05.23 22:15
    No. 6

    저번부터 자꾸 소설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현실입니다. -_- 뭐, 안 믿으시려면 믿지 마시고요. 믿는다고 저한테 돈이 떨어지나 뭐가 떨어지나;;;

    그나저나 요즘 라노베 주인공들이 얼마나 정신줄을 놓았으면 제 얘기를 라노벨스럽다고 하시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로니툰
    작성일
    12.05.23 22:25
    No. 7

    벽글씨님//그런데 그러기가 힘들어요. 제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느냐의 여부에 민감하다보니 크크크크님 말씀대로 그 아이가 저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데스노트
    작성일
    12.05.23 22:27
    No. 8

    하하하~ 웃기네요. 저도 중학생인데요. 뛰노는 것 좋아하거나 뒷담까는 것 좋아하거나 벽에 미역바르고 놀거나 식수대에서 대걸레 빨거나 라면 뿌셔먹고 이리저리 흘리거나 갑자기 수업시간에 옆에서 이산한 말을 지꺼리면서 때리거나 남자 교복입거나 복도에서 '나는 자유인이다~' 하거나 자기가 귀신본다고 말하거나 뭐 그정도 밖에 못봤는데.. 선생님까지 졸졸 쫓아다닌다니.. ㅠ 저도 중학생이라 뭐라고 해드릴순 없지만 그저 저희 학교에 안 오신것을 다행히 여겨드립니다. 저희 학교는 남학생이 보통 아니거든요. 씨익-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5.23 22:31
    No. 9

    뭘 하든 무시하시면 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헤리엇
    작성일
    12.05.23 23:19
    No. 10

    연재 글 아니었어요 ??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2.05.23 23:33
    No. 11

    쉬워요. 진심으로 화 낸다음 그냥 완전 무시하세요. 공기취급해버리시면 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론도벨
    작성일
    12.05.24 00:21
    No. 12

    아 진심 이분의 학교생활을 알고싶고, 그 여중생의 모습도 궁금하네.
    성격상 누구 무시하고 이러는것 못하실거 같고, 그냥 여중생이랑 친구먹어봐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윤필담
    작성일
    12.05.24 00:31
    No. 13

    사실 한탄은 하시는데
    보는 입장에선 사실 전혀 난처하단 느낌이 안듭니다.
    아기자기하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느낌이 드니까 다른분들이 라노벨이라고 하는게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작전명테러
    작성일
    12.05.24 00:31
    No. 14

    자물쇠가 그 타이밍에 안열린다? 은근히 기대하신 건 아닌지요
    사실은 일부러 팅기면서 즐기고 있는건 아닌가요 이중성이 의심
    되는 바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그런 것이 싫다하다가도
    나중에 안쫗아오면 섭섭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것이 미운정
    이고 가장 무서운 것이죠 그런 것을 떨치려면 없는둥 치세요
    말 걸어도 무답 그러면 "에이 뭐야 재미없게시리" 하면서
    떠날지도 모르죠 답은 정해졌습니다 정색을 해서 감정만
    악화시킬게 아니라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PandaRol..
    작성일
    12.05.24 02:03
    No. 15
  • 작성자
    Lv.36 만월이
    작성일
    12.05.24 02:28
    No. 16

    내가 보기엔 댓글의 절반은....여중생과의 에피소드를 부러워하시는듯.....ㅋㅋ 물론 저도.......재밌겠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l의l
    작성일
    12.05.24 04:16
    No. 17

    비극은 멀리서 보면 희극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맨닢
    작성일
    12.05.24 10:04
    No. 18

    ㅋ 다음편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12.05.24 10:36
    No. 19

    치기로 그러는 거 같네요. 저도 제 중딩 때를 생각하면 창피해서 이불 속에 숨고 싶을 만큼 멍청하고 버릇없이 행동했던 적이 분명 있거든요. 그때는 의기양양, 제가 하는 행동을 절대 객관적으로 두 번 이상 생각하지 않은 채, 관대한 어른들을 약올리려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이유는 별 거 없고 단지 그러는 게 우쭐하고 재밌어서였죠. 그 아이도 별 생각없이 재미로 그러는 거 같네요. 대개의 초중딩들은 자신의 철없는 행동들이 상대방을 얼마나 난처하게 만드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지 깨닫지 못한다고 할까.... 그러니까 '애'인 거지만. 아무튼 어린놈들이 들이댄다고 당황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무시하세요. 착한 애들한테 더 잘해 주고 버릇없는 것들은 쌩까주는 것도 좋고, 쓸데없는 소리-왜 살아요? 이런 말엔 아예 그 어떤 반응도 안 해버리면, 결국 제풀에 지치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면, 그 아이가 꺼릴 법한 다른 엄한 분들-특히 대신 무례한 애들을 혼내주는 오지랖이 있는 나이 많은 분과 함께 다니시는 방법도 있는데... 부디 주변에 그럴 만한 분이 계셨음 좋겠네요. 빨리 그 소악마들에게서 벗어나시길 빌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2.05.24 12:23
    No. 20

    흠... 역시 중학생은 애기네요. ^^ 상처주실거 같진 않지만 상처주지마세요. (이런 얘기 꼭 연애의 얘기로 곡해해서 듣는분들 있음. ㅡㅡ; 범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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