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AOS게임 중 사이퍼즈를 합니다. 친구들이 먼저 해서 나중에 시작했죠. 맨 처음엔 당연히 못하죠. 연습하면서 실력을 길렀습니다. 그 과정 중 세컨아이디 만든 사람들이 간간이 욕을 하더군요. 컨트롤을 못 한다. ㅤㅇㅙㄹ케 허접이냐. 접어라. 이런 식으로? 그 땐 그냥 넘겼어요. 처음 할 땐 죄송하다고 말도 하고요. 제가 못하는 게 사실이니까.
그런데 시간이 꽤 지나서, 이미 짬밥 좀 먹은 친구랑 비등비등할 정도로 실력 좀 키웠습니다. 50급 이상인 클랜원들도 인정해줬고요. 오늘은 제가 웨슬리가 ㅤㄷㅚㅆ습니다. 뒤에서 총 쏘고, 구급상자 던지고, 지뢰로 상대 방해하고, 폭격으로 지원하는 역할이에요. 예전 친구들과 팀을 해서 공성을 했을 때, 1위로 20킬 넘게 해보기도 하고, 수호자나 타워 3개, 본진까지 싹 부셨습니다. 팀 실력이 받쳐주면 제일 할 맛 나는 캐릭터죠.
그런데 오늘은 같은 팀들이 제가 지원가기도 전에 싹 죽어있더군요. 좀 버텨야 뛰어가서 뭘 해주는데(신발을 최우선으로 사도, 팀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좀 모여서 가지 괜히 흩어져서 각개격파 당하고, 원거리가 상성 최악인 근접캐하고 정면으로 맞붙고 있고, 후방에서 총이랑 수류탄 던지는 제가 공격당해도 그냥 무시하고, 튀어야할 때나 낚시 같은 때도 깊숙이 들어가서 죽어버리니 뒤따라가던 저도 죽고, 제가 가망 없는 곳 안 가고 뒤에서 중립몬스터 죽이고 있으니 안 온다고 뭐라고 하고, 난전 하고 있는데 그 안쪽에서 엊어터지고 있는 근접캐한테 구급상자 던지라고 하고...(저는 팀 가기 전에 앞쪽에 던져주거나 도망치고 있는 사람한테 던지거든요? 그 안으로 들어가 죽으란 소리?) 지뢰를 아군 도주용으로 가깝게 깔아놔도 못 오고 죽어요. 그 다음은 제 차례고요. 폭격으로 지원하려고 해도 맞붙자마자 거의 순살당해서 상대는 다 피해요.
그래도...제가 못하는 거라 생각해요. 4:5면 밀리는 게 당연하니까, 손을 빨리 못 놀린 제 탓이고, 어디로 가서 도와주는 결단력이 부족해서 그래요. 하지만...그래도 막말을 하며 저한텐 인권도 없다고 하는 거에 진짜 화가 났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질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팀플레이가 중요한 AOS 특성상 그럴 가능성은 더 클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연습을 하면서 실력 키워가면서 즐기는 게 AOS 아닙니까? 잘 안 맞는 사람과도 대화하고 계속 격려하면서 맞춰나가는 게 AOS 아닙니까? 게임을 즐거우라고 하지, 왜 스트레스를 받고 욕을 하는지? 꼭 시비조로 말을 시작하는 게 원칙입니까?
전 친구들끼리 하면서 욕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좀 못해도 충고를 하거나 면박은 줘도, 사람 인권 무시하면서 욕으로 도배하고 실력없다고 갈구진 않았거든요. 제 친구들도 다 그래요. 실력 없다고 욕하지 않고, 오히려 실수나 컨트롤 미스로 죽으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충고해줍니다. 죽거나 지는 게 아쉽긴 해요. 노력했는데 같은 팀이 제대로 못해서 지면 조금 화도 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게 뭐 목숨 걸고 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 회사 이력서에 보유 코인이랑 전적이나 유니크 아이템을 적는지? 왜 그렇게 목숨 걸고 하죠? 못 하면 누가 죽입니까? 다크게이머?
친구들끼리도 '져도 어떻게 그 상황에서 지냐 ㅋㅋ 다음엔 혼자 가지 말고 같이 다녀라.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라.' 이런 식으로 좋게 넘겨요. 실력이 딸리면 더 잘하라고 그런 식인데...AOS는 안 되겠네요. 제 멘탈이 못 견뎌요. 자신들 전략만 최고라고 치고, 거기에 팀은 생각 안하고 자기 페이스대로만 행동하고, 만약 팀원이 딸리면 무조건 대책없이 욕만 하고, 같이 안 가고 따로 가면서 먼저 죽고 나니 늦게 온 저만 탓하고...그냥 RPG를 할래요. 혼자 키우고 마음 맞는 친구끼리 파티해서 사냥하는 게 낫겠어요. 왜 멘탈 약한 사람들이 롤이나 다른 AOS를 하고 충격먹는지 오늘에서야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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