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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진짜 기분 더럽네요

작성자
Lv.96 720174
작성
11.12.04 12:23
조회
828

엿 같단 말이 정담에서 써도 되는 비속어인진 모르겠는데 진짜 이런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십팔 년 밖에 안되는 어린 나인데도 살면서 이런 사람은 진짜 처음 봅니다

지난 겨울 방학 때에 어머니 소개로 새로운 수학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제법 실력이 좋은 선생님이신데 제가 첫 일이 주 동안 컨디션이 조금 부진했습니다. 원래부터 다른 사람보다 강박적인 행동을 약간 보이는데 그 즈음에 수험 스트레스와 겹쳐서 강박 증세가 심화되었거든요. 공부를 잘 못하니 선생님이 편찮은 기색이더니 첫 수업 때 공지하신 수업 진도표보다 제 실력에 맞춰 가르치십니다.

그렇게 한두 달이 지나니 선생님이 수업 날짜를 막 바꾸시는 게, 저번 금요일만 해도 급한 사정이 있다는 애매모호한 말로 빠져나가시는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한두 달이 지나기 전에도 아프다고 빠지는 일이 잦은 편이었지만 구정 때도 그렇고,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당일 날에 급전으로 소식을 전하더라도 이유만은 꼬박꼬박 알려주셨는데 그것 참..

선생님이 범생이처럼 생겨서 깐깐한 건 알겠는데 수업에까지 적용시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모르는 문제를 말할 때마다 한 번에 못알아 들으면 왜 이걸 모르냐, 그러다 한 대 맞는다(말버릇입니다) 등 짜증을 내는 통에 질문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 선생님하고 하는 과외가 처음이었으면 모르겠는데 그 전에 영어 과외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선생님은 제게 제 장점이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고 꼬박꼬박 질문해주는 것이라면서 참 태도가 좋다고 말해주셨는지라 내심 비교되면서 속이 불편해졌어요

그러다가 일이 주 전 수업에는 모르는 문제 때문에 책상을 쾅하고 내리치길래 속으로 아 이거 안되겠다 생각했죠. 마침 어머니가 왜 이렇게 수업을 자주 바꾸냐고 선생한테 말해야 겠다면서 성화를 내시길래 그 기회에 어머니께 말했어요. 그리고 지금 전화하거나 다음 수업 때 제가 직접 선생님께 말해야 겠다는 말도 드렸는데 어머니가 그러면 큰일 난다고, 아버지에게 말해서 상담토록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딱 이때 감이 왔어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장난 아니게 불편해지겠구나. 선생님이 언제나 짜증 내시는 건 아니니까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해도 듣지를 않고, 마침내 아버지가 선생님께 말하는 날이 왔음에도 그 당일까지 제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결국 그렇게 상담하고 오니 선생님이 갑자기 엄청 사근사근해진 게 불편하면서도 잘됬구나 생각했건만,

저번 수업 때 일이 있다고 빠지더니 결국 오늘 집에 일이 많고 몸이 너무 아파서 안되겠다고 저희 수업을 잘랐네요! 앞으로 안 오겠답니다! 아 진짜..

학생이 모르는 거 물어본다고 누가 책상을 쾅쾅 칩니까? 제 책상이 자기 드럼이라도 되는 줄 아나보죠? 등짝 맨날 갈기는 건 선생으로서 그럴 수 있다 하고 넘어가는데 왜 이렇게 짜증을 내냐고요

게다가 그렇다고 선생님이 되서 학생을 먼저 자르나요 보통.. 어른들이 그렇듯 아버지도 말을 길게길게 늘이면서 훈계하시는 걸 좋아하셔서 선생님도 아버지께 한 말씀 들은 건 이해가 가는데요, 그렇다고 갑자기 자르면 여태 배운 책은 어떻게 되고 그동안 정리한 수업 노트는 어떻게 되냐고

선생이 원래 하던 학생들도 끊었나 알아보고 안 끊었으면 집에 일이 있다면서 쟤네는 어떻게 수업하냐고 따질까도 생각이 드는데 스토커 취급 당할까봐 걱정이 되네요. 얻는 것도 없을 것 같고..

아무튼 여기까지 화풀이였습니다.. 어머니한테 선생님 수업 못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순간 화는 나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입은 쏘아붙이고 싶어서 근질근질하고 해서 막 생각난 정담 와서 이런 글 쓰고 갑니다.. 너무 길다 하고 스크롤 내리셔서 이 문장 읽고 계신 분은 굳이 다시 올려서 안 읽어도 되요


Comment ' 16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1.12.04 12:29
    No. 1

    천천히 다 읽었습니다
    선생님의 폭력이나 부당한 일에 대해선 다른분들이 말씀해 주실거
    같고 그냥 저는 여기다가 잘 썼다는 생각이 드네요
    속에서 삭히지 말고
    밀려드는 억울함에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면
    어디에다가라도 말하는게 좋은겁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 에르디시
    작성일
    11.12.04 12:39
    No. 2

    학생이 이해 못해서 질문하면 성의있게 답해주는 게 선생님으로서 의문데 자신의 설명 방식이나 학생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학생을 다그치는 건 옳지 않죠. 특히 수학은 논리 전개 과정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과목이라 특히 학생의 질문에 충실해야 하는데 말이죠.

    지금까지 중고생만 11명정도 과외했지만 질문 한다고 짜증내거나 뭐라고 한 적은 없내요. 오히려 질문이 없어서 뭐라고 해본적은 있어도


    이제 끝났으니 신경 끄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720174
    작성일
    11.12.04 12:44
    No. 3

    두 분 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1.12.04 12:47
    No. 4

    소금 뿌리고 잊어버리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달잎
    작성일
    11.12.04 12:50
    No. 5

    모르고 싶어서 모르는 것도 아니고...
    학생이 질문을 했을 때 선생님이 설명해주기도 전에 화를 내다니... 몰라도 질문을 주저하게 되겠네요.. 에휴.
    다음엔 좋은 선생님 만나시길 바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피그마리온
    작성일
    11.12.04 12:57
    No. 6

    앞으로 살다보시면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될 겁니다.
    미리 조금이라도 경험을 쌓았다 생각하시고 마음에서 털어버리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醫龍
    작성일
    11.12.04 13:06
    No. 7

    대학생 과외셨나요? 보통 전문 과외선생님인경우 드문 케이슨데...
    대학생 과외는 왠만하면 비추드려요..물론 가격차가 그만큼 나긴 한데
    저도 과외오랫동안 했었고 나름 의식갖고 열심해 해줬는데 주변에들 보면 걍 대충대충 편하게 돈버는 방법으로만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아서...좀 그렇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rubl
    작성일
    11.12.04 13:45
    No. 8

    요새 법이 자주 바껴서 확실하진 않은데.. 돈 주고 과외하면.. 불법 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2.04 13:50
    No. 9

    저도 불법인지 아닌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불법이던때부터 과외는 꾸준히 수요가 있었습니다.

    단속하기가 쉽지도않고...

    제가 과외 전단지 붙이는 알바해봤는데...

    아직도 전봇대에 보면 과외광고가 예전만큼이나 붙어있죠.

    여튼 과외라는게 개인지도를 표방하는만큼 학생에 맞춰서 지도를 하는게 기본입니다.

    글쓰신분은 여러모로 직업윤리가 없으신분을 만나신거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2.04 13:52
    No. 10

    엄밀히 말해 대학생들이 하는 과외는 다 불법과외입니다.
    제가 예전에 학원선생님께 들은 바로는, 교육청에서 발급하는 과외 자격증이 없으면 거진 불법이라더군요.
    근데 그 자격증을 받으려면 "자기 명의의 집(아이들 가르치는 공간)"이 있어야 하고 또 여러가지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현재 개인 아파트에서 하는 공부방 같은 게 "합법적인 과외"라고 할 수 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2.04 13:56
    No. 11

    무책임합니다. 그 과외선생!!
    돈은 환불 받았겠죠?
    환불 못 받았으면 고소해버리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부서진동네
    작성일
    11.12.04 14:22
    No. 12

    허 참 대단히 무책임하고 나쁜 선생님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7 sicarius
    작성일
    11.12.04 14:30
    No. 13

    "제법 실력이 좋은 선생님이신데" 라고 하셨는데 완전히 아니네요.
    학생이 모르는건 질문하는게 정말 선생님 입장에서 가르치기 가장 좋은 상황입니다. 뭘 모르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제가볼때 그분은 실력이 좋은 학생인거같네요. 문제는 잘 풀지만 남을 가르치기에는 안맞는거같습니다.
    그냥 과외선생님을 바꾸는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혹시나해서 묻는건데 만약 과외선생님분이 학생이면 정말 망설임없이 바꾸시길바랍니다.
    명문대학생이라도 정말 자기자신은 문제 잘 푸는데 남을 가르치는건 못할때 많고, 또 진짜 직장으로 학생가르치는 분들이랑은 마음가짐부터 다릅니다.
    물론 그 중에서 정말 열성적으로 잘 가르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제가볼때 저 선생님은 그런사람이 아닌거같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과외선생님 바꾸라는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720174
    작성일
    11.12.04 15:40
    No. 14

    나이가 삼십 대 후반이시고 막 결혼하신 분이에요
    다들 좋은 말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안 바꾸고 싶어도 이렇게 연락이 왔으니 바꿀 수 밖에 없게 됬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夜雨
    작성일
    11.12.04 21:48
    No. 15

    다른 부분은 공감이 가는데 과외강사는 한달짜리 목숨이라 전화 한통이면 짤리죠. 마찬가지로 강사쪽에서 그만둔다고 말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 부분은 억울하다고 할게 못되네요.

    다만 소문이 안좋게 나면 강사만 손해기때문에 먼저 그만둔다고 하기가 조심스러울 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720174
    작성일
    11.12.05 17:29
    No. 16

    그런가요.. 과외를 많이 안해봐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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