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레입니다.
제가 미소년 애호가라는 것은 정담에 꽤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주로 하는 얘기 중 하나가 미소년이니까요. 어느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미소년이 귀엽다든지 미소년의 이러이러한 면이 귀엽다든지…… 심지어 또다른 주 레퍼토리인 보컬로이드에서도 미소년 얘기가 튀어나올 정도죠. 이정도면 꽤 중증입니다. 치료(…)하기는 힘들겠죠. 딱히 병인 것도 아니지만요.
그런데, 제가 미소년 얘기를 할 때에는 일정한 선을 긋는다든지 미소년을 인격체로 대우한다든지 미소년을 연애 대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든지 하는 것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는 것 같네요.
옛날에 미소년 강좌를 했을 때 미소년 애호가라면 미소년을 인격체로 대우해 주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말이죠.
너무 옛날인 것 같으니 최근 얘기를 해보죠. 고전 애니메이션 로봇수사대K캅스 얘기를 했을 땐 농담삼아 훌륭한 BL이라고 했지만 수위조절을 하며 얘기했고 데커드와 최종일 군의 훈훈한 모습(같이 만화책 보며 하하호호)을 담은 스샷을 곁들여서 제가 말하는 BL이라는 것은 이런 느낌이라고 선을 그었더랬습니다.
아직은 연애에 큰 흥미가 없다고 얘기했을 때에는 입양 얘기를 하며 미소년 애호가라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버스에서 본 미소년 얘기를 했을 때에는 머리를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지만 그냥 소심하게 힐끔힐끔 보기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상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또 아이가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듯, 제가 미소년을 연애 대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든지 미소년을 인격체로 대우한다는 의미를 담은 말을 미소년 얘기를 할 때마다 빠짐없이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자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년을 연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뉘앙스의 질문을 예전부터 가~끔씩 한두 번 받는 것 같네요. '여성이라면 미소년을 좋아해도 별 문제 없겠지만 남성이라면…….' 식의 얘기도 제법 들어보았고 '보쿠'라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어보았군요.
제가 뭔가 이상한가요? 제가 미소년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면서 문제되는 발언을 했던가요? 미소년에게 스킨십을 시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예쁘고 귀여워서 '~하고 싶다'는 식의 말을 할 때도 미소년에게 그나마 큰 불쾌감을 주지 않는 수준, 이를테면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거나 뺨을 만지고 싶다는 정도로 말했습니다. 제일 심한 게 '안아주고 싶다'로군요. 최근에 제가 쓴 단편의 미소년에게 한 말입니다. 그 바보스러움이 정말 사랑스러웠던 바람에 그만…….
인터넷상에서 좋아하는 대상을 향해 '하악하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옛날에 정담에서 딱 한 번 미소년을 향해 이 말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뭐랄까요, 그 하악하악이라는 표현에서 저는 절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사용 직후 스스로 반성하고 이후로 안 쓰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동안 미소년을 향한 저의 감정을 얘기할 때 특별히 불쾌감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미소년들에게도(대부분이 실존하지 않는다 해도) 불쾌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안아주고 싶다'는 좀 마음에 걸리긴 하네요. 정말이지 '버틸 수가 없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참기 힘든 귀여움이었기에 저도 모르게 그만…… 어쨌든, 미안하게 됐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불필요한 오해는 생기지 않게 나름대로 노력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 결과가 기대한 것과는 달라서 의아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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