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에 나오는 담배 피는 남자의 명대사죠.
아무도 믿지 마라.
저같은 경우 인간 관계 쪽으로 좀 멍청한(...) 편인지 작년까지만 해도 다른 사람들 말을 좀... 너무 쉽게 믿는 경향이 있었죠.
어느 정도였냐면(...) 군대 시절에 절친한 동기 녀석이 문득 농담삼아 "야, 근데 흑인들은 얼굴이 빨개지는게 아니라 하얗게 변한다?"라고 말했을 때 "어, 그래?"하고 아주 잠깐이나마 반응할 정도(...)
-구, 군인이었던 시절이니... OTL
아무튼 좀... 사람을 쉽게 믿습니다.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 같이 티비에서 떠드는 것들도 쉽게 믿는 편이었죠.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딱히 거짓말이나 허풍치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지 못 했거든요. 그나마 제일 심했던 녀석이 고3때 본 녀석이었는데 이 녀석이 치는 허풍이라고 해봐야 얻어맞아놓고는 보상금 받으려고 일부러 맞고만 있었다(...) 정도 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바뀐게 군대가서였습니다.
육군은 아시다시피 전국에서 사람을 끌어모르기 때문에 정말 별의 별 인간들이 다 모이게 됩니다.
훈련소에서부터 말도 안되는 허풍을 치는 놈이 등장하더니... 정말 거짓말을 숨쉬듯이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군에서 깨달았죠.
더 신기했던 건 저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보다, 어느 정도 허풍 + 거짓말 정도는 뭐 당연한 거니까 하고 넘어가는 사람들 태도였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아예 못하는 수준인지라 상당한 컬쳐쇼크(...)였죠.
- 정치인들이나 기자들이야 솔직히 말해서 인간으로도 안봐서 그러려니 했는데 평범한 사람들도 그 정도로 거짓말과 허풍이 심할줄은 몰랐달까요.
전역 후에 학교를 다녀보니 그전까지는 몰랐던 게 보이더군요. 예전에는 면전에서 사람이 말하면 ㅇㅇ 그렇구나 했는데 이제는 아, 이 자식 허풍 떠네 하는게 보이기 시작했달까요. 그러다보니 티비도 마음 편히 못 보겠더군요. '웃기기 위해 그랬다'라는 말 한마디면 날조고 뭐고 다 괜찮다는 분위기가... 솔직히 전 아직도 적응하기 힘들더군요.
100중 10이 진짜고 90이 가짜든 100중 50이 진짜고 50이 가짜든 거짓말을 하긴 한 거니까요.
그리고 작년에...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도 겪고 나니 이제는 정말 사람을 가려 믿게 되더군요. 솔직히 이제는 어느 시점 이후에 만난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더군요. 친하게는 지내도 믿음이 없달까?
왜들 그렇게 고등학교 친구와 대학교 친구는 다르다...라고 말하는지 알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단순히 대학 친구부터는 이해관계가 얽히니까...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더군요.
공부하기가 싫은지 잡소리가 길었네요.
아무튼 결론은(...) 아무도 믿지 말라는 저 말이 새삼 맞는 말로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걸까요 ㄱ=;;
타블로 사건 때문에 갑자기 옛기억이 떠오른 김에 남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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