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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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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와 첩... 가화만사성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20.12.26 17:02
조회
145

옛날에는 아내 외에도 첩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도 첩이 있었고, 구한말에도 첩이 있었고, 일제시대에도 첩이 있었고, 광복 이후에도 한동안 첩이 있었죠. 지금은 공식적으로 일부일처제만 허용되기 때문에 첩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물론 음으로 양으로 첩을 두는 집이 더러 있기는 할 것입니다. 


처와 첩의 암투를 그린 중국소설들이 몇 개 있습니다. 문피아에 연재중인 작품으로는 [하위현처]와 [팔보장]이 있는 것 같네요. 나모라 작가님의 [왕래자]에는 서양의 첩이 조금 등장합니다. 중국식 처첩제도도, 서양식 처첩제도도 우리네 처첩제도와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홍길동이 호부호형하지 못하는 대목을 고딩 때 국어시간에 읽어보셨을 겁니다. 첩의 자녀는 이렇게 적자적녀에 비해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처의 입장에서는 첩이 원수처럼 보일 수도 있었고, 첩의 입장에서는 본인과 자녀를 위해서라도 처를 이기려고 온갖 수단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죠. 질투와 투쟁은 온갖 소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처가 온화하고 첩이 자신의 신분을 넘는 언행을 하지 않는다면, 가화만사성이 가능하긴 한데, 인간의 성정이 그렇게 되기는 힘들죠. 


시리즈에 연재 중인 [천산기]에는 사막여라는 여성이 나옵니다. 이 여주인공은 상서부에서 자랐는데, 나중에 오황자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2년6개월이 넘도록 임신을 못하자 사막여는 자청해서 첩(측비)을 들이게 됩니다. 사막여는 측비를 홀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대우해 줍니다. 그리고 2개월만에 측비가 임신에 성공합니다. 사막여는 다시 자청해서 2명의 첩을 더 들입니다. 그리고 또 2개월만에 측비가 임신에 성공합니다. 다른 집안 같았으면 처와 첩이 서로 질투하고, 투쟁을 벌일 만도 한데, 사막여와 측비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황자부는 가화만사성 평온합니다. 앞으로 서로 싸울 일이 있는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당장은 평온하네요. 


왜 평온한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첫째 이유는 남편인 오황자가 사막여를 사랑하고 존중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황자는 정비인 사막여에게 사랑을 주고, 측비에게서는 자녀를 얻으려고 합니다. 둘째는 측비가 된 여성들이 모두 인품이 괜찮은 여성들로 뽑았다는 것입니다. 오황자가 밖에서 눈이 맞아서 뽑은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측비들에 대한 질투(사랑을 얻기 위한 투쟁)가 없었다는 것이죠. 셋째로는 사막여가 ‘내 배로 낳은 자식만 편애하겠다’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첩이 낳은 자식도 어차피 적모인 사막여에게 효도를 해야 합니다. 넷째로는 사막여가 오황자의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게 불효이고, 대를 잇는 게 효도이니, 사막여는 첩을 들이는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몇 년 더 기다려 보자는 둥 하면서 미적대거나 꺼리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이 일로 남에게 아픈 지적질을 받을 이유도 없고, 고부간에 갈등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오늘 이 부분을 읽다가 탄복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첩을 들이고도 가화만사성을 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탄복했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41 공돌이푸
    작성일
    20.12.26 18:54
    No. 1

    공평하게 다부 다처제로 쿨럭쿨럭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20.12.26 20:07
    No. 2

    가설로는 이것도 괜찮죠...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라는 SF소설에 다부다처제도가 나오더군요. ^ ^
    가장 나이가 많은 처가 집안의 권한을 쥐고, 새 남편이 들어오는 것을 심사하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다부다처를 허용해도 남편이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해서 다부다처제는 유지가 안 될 듯합니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20.12.26 19:17
    No. 3

    일부다처제에서 과연 사막여처럼 행동할수있는 여자가

    몇명이나 될까요 요즘 중소가 인기있는게 독립적이고

    강한 여주가 많아서인 이유도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이것저것보다가 천산기만 따라가고

    있는데요 혐한 소설이 많아서 조금 불안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20.12.26 20:05
    No. 4

    같은 작가의 [미인기]도 보세요.
    [천산기]가 시대적으로 먼저고, [미인기]가 약간 뒤인데, 내용이 약간 겹친답니다...
    강한 여주도 흥미있고 좋죠... 주인공이 매력이 철철 넘쳐나고, 스토리가 재미있으니..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20.12.26 23:28
    No. 5

    지금 시리즈 올라오는건 다 보고있습니다 근데

    중반쯤 넘어가니 따라가는건 천산기뿐입니다

    완결작들은 거의 다 봤구요 미인기랑 서녀공략은 반쯤

    봤는데 완결나면 몰아보려구요 내용이 잔잔해서 끊기니

    지루해지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탈퇴계정]
    작성일
    20.12.26 20:45
    No. 6

    저도 중소를 보는데 가끔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군요. 특유의 중화 사상이라고 할까?
    그래서 다른 나라 웹소설을 보기 힘들때가 있더군요. 일본 라노벨도 그런 부분이 있더군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 GENDER特補
    작성일
    20.12.26 20:50
    No. 7

    이제는 저런 남류 작가가 저런 남주물을 쓴다면 구역질이 날 듯하다.

    찬성: 3 | 반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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