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문제를 볼 때는 '아버지의 병을 치료할 때와 같이 경건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접근해야 한다는 어느 분의 말은, 이번 사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거의 다르지 않은 설계의 동해급까지 포함하면 스물여덞 척. 동급함인 포항급만 하더라도 스물 네 척(그 중 상당수가 진수할 때 균형 못 맞춰서 함저에 고정 밸러스트로 공구리 부어넣었다는 소문이 자자한 포항급 초기형입니다. 천안함은 후기형으로 분류되죠.)이고, 그 초계함들에 승함하고 계신 장병 분들의 숫자만 해도 어림잡아 3천명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말이죠.
만약 함체 자체의 결함이 확실하다면, 동해-포항급(어쩌면 유사 설계를 공유하는 울산급 호위함까지도) 초계함들은 계속해서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불행한 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조치를 취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북한의 공격으로 인한 것이 확실하다면 당연히 습득한 전훈을 분석하여 추가적인 공격 시도를 차단하고 어쩌면 북한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제제를 가해야겠죠. [더 이상 이 사고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의견. 심지어 자기 자신이 제기한 의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가장 많은 정보와 전문지식을 가진 조사 위원회가 '확증이 없음에도' 북한의 공격으로 인한 것으로 결론을 내어 버린다면, 그리고 그 탓에 제대로 된 거증 자료가 있는 다른 가능성을 무시한다면. 그 때 누군가가 나서서 그 맹점을 지적해야겠죠. 마찬가지로 확증이 없음에도 함체 결함이란 결론을 내어 버렸다면. 역시 제대로 된 거증 자료로 비판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을 테니까요.
[중요한 건, 더 이상의 비극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자신의 느낌이나 평소 가지고 있는 감상'만을 판단 자료로 하여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제대로 알지도 못해 질문 몇 번에 무너져내리거나, 조금만 알아보더라도 논거로 사용하지도 못할 내용을 논거로 끼워맞추고는 대세에 맞게 시크한 체하며 단정적으로 툭툭 내뱉는 게. 그것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그리고 순직하신 분의 영결식장에서 기념촬영이나 하고 가신 어느 당의 어느 위원님이나, 사고 원인조차 추정하지 못할 무렵 청문회 자리에서 다짜고짜 함정에 기무사 요원 안 태우냐고, 불순분자가 파괴공작을 한 게 아니냐고, 정보사령관 했다는 사람이 그것도 모르냐고 대 놓고 일장연설을 한 어느 당의 어느 위원님의 행동과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겁니까?
아예 불가능한 것이 아닌 이상(암초 등), 모든 의견에 대해 그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그 모든 의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 역시 견지해야만 합니다.
어림잡아도 2천 7백명에 달하는 해군 장병들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동해-포항급에 승조하시고 계시며, 또한 그보다 더 많은 분들이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분들의 존재를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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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와 더불어, 원치 않은 논쟁으로 불쾌감을 느끼셨던 분들께 사죄드리며, 지금까지 관련 주제로 제가 게재한 게시물 및 댓글에 계속해서 책임을 지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관련 주제의 게시물은 더 이상 등록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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