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최두호, 슈퍼보이 화력 되살아날까?

▲'슈퍼보이' 최두호(사진 왼쪽)가 안드레 필리를 상대로 복귀전을 가진다.ⓒ UFC 아시아 제공

'슈퍼보이' 최두호(26·부산팀매드)가 다시 뛴다. 오는 7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혼다 센터서 있을 UFC 214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터치' 안드레 필리(27·미국), 체급내 복병 중 한명으로 WFC 페더급 챔피언 출신의 젊은 베테랑이다.

최두호의 상대로 필리가 확정된 것은 뜻밖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최두호와 승부를 벌일 선수는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의 동료로 유명한 '더 러시안 해머' 아르템 로보프(30·아일랜드)가 유력했다.

로보프는 최근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108 메인이벤트서 상위랭커 컵 스완슨(33·미국)에게 판정패했다. 최두호 또한 스완슨에게 연패가 끊긴 상태인지라 일종의 패자부활전 형식도 띠고 있었다. 스완슨에게 패한 두 선수 중 누가 더 강한가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어 흥미로운 한판으로 예상됐다.

로보프가 최두호와의 대결을 적극적으로 요청했고, 최두호 또한 여기에 응하면서 맞대결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뜻밖에 필리로 상대가 바뀌어 버렸다. 로보프의 메디컬 서스펜션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다.

필리는 거물급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런 만큼 더 부담스럽다. 스완슨에게 패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던 최두호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뜻밖의 패배로 발목이라도 잡히게 되면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단 필리전을 승리로 이끈 후 다시금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두호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30·코리안좀비MMA)과 함께 UFC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코리안 세력의 주축이다. 정찬성이 끊임없는 전진본능을 통한 좀비이미지로 페더급에 이름을 알렸다면 최두호는 이른바 저격수 스타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두호는 맷집과 투지가 좋으며 스탠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는 터프가이다. 하지만 주특기는 카운터를 통한 넉아웃 스타일이다. 정확한 타이밍에서 간결하게 정타를 꽂아 끝내는 경기를 선호한다. 정석적인 스트레이트 위주지만 동체시력이 좋고 워낙 빠르고 정확한지라 빈틈이 발견됐다 싶으면 여지없이 상대를 요격해 버린다. 순간적인 훼이크 모션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 후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전형적 스나이퍼다.

단순하지만 강한 최두호의 파이팅스타일은 아시아 무대를 넘어 UFC에서도 통했다. 후안 푸이그(27·멕시코), 샘 시실리아(31·미국), 티아고 타바레스(32·브라질) 등을 연달아 초반에 박살내며 팬과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 역시 스완슨 전을 앞두고 현장에서 따로 최두호를 불러 얘기를 나누고 자신의 SNS에 소개 영상을 링크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표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스완슨전은 굉장히 뼈아프다. 최두호는 페더급 최고의 타격가 중 한명인 스완슨을 상대로 타이밍 싸움에서 앞서며 1라운드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스완슨은 노련했다. 2라운드에 접어들자 깔끔한 공방전보다는 진흙탕 싸움으로 경기를 몰고 가며 경기흐름을 자신 쪽으로 잡아갔다.

결국 최두호는 끝까지 집념을 불태웠지만 스완슨의 노련미를 당해내지 못했다. 만약 최두호가 스완슨을 이겼다면 타이틀전도 가시권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은지라 아쉽기 그지없다. 브라이언 오르테가, 야이르 로드리게스, 머사드 벡틱 등 유망주 그룹에서도 가장 먼저 치고나갈 수 있었다.

필리는 스탠딩 타격전에 능한 상대다. 킥과 펀치를 두루 활용한 다양한 콤비네이션은 물론 스위치 테크닉에도 능하다. 기습적인 하이킥과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펀치도 일품이다. 어찌보면 최두호를 패퇴시킨 스완슨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의 느낌도 든다.

스완슨에게 발목이 잡힌 최두호가 다시금 슈퍼파워를 뿜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