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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28 EHRGEIZ
작성
05.12.16 23:04
조회
263

자세한 집안 식구소개는 안하겠습니다.

전 막내입니다. 동생은 없습니다. 그리고 형도 없습니다. 누님들만 계십니다. 예, 요즘분들은 많이 공감 못하실 막둥이(!)입니다.

큰누님의 큰조카가 올해 21살입니다. 예, 귀한 아들인거죠. 하지만 솔직히 귀하게 크지는 못했습니다. 어려서는 아버지의 건강상 떨어져서 살았기 때문에 주말에야 얼굴을 볼 수 있었죠. 눈치밥먹고 컷습니다. 저는 모르겠었는데 버릇도 없었고 성격도 나뻤나봅니다. 초등학교때 제가 번호순으로 3번이었는데 20번대 친구가 제가 괴롭혀서 학교에 안나온다고 그 친구 부모님이 학교에 오셨었으니까요. 가끔 동창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중고등학교때에도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갔습니다.

처음에는 단체기합이란게 불합리해보였습니다. '난 잘했는데 왜 저 못한녀석 때문에 내가 기합을 받아야해?' 라는 생각을 했었죠. 군대가기 전까지는 단체생활이란걸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박격포라는 주특기를 받고 동료의 소중함과 단체생활의 행동요령같은걸 익혀가면서 조금씩 군생활에 적응해갔습니다. 그리고 자대배치후 후임병들도 들어오면서 제가 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는...밖에서는 직장다니기 전에는 접하지 못하는 상황도 겪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별로 성격이 안좋았습니다. 어려서는 작은키때문에 컴플랙스도 있었고 나중에 키가 커서도 좋다는 소리는 못들었으니까요. 그러다가...저희 소대가 포사격을 잘해서 외박을 나갔었습니다. 외박병력의 절반이 이등병인지라 그 이등병중에서도 고참인 저와 위 3명의 고참이 이등병들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술을 한참 거나하게 마셨고 여관을 찾아서 비틀거리면서 걸어가는데 갑자기 눈앞이 번쩍했습니다. 정신이 잠깐 나갔습니다. 제정신이 들어보니 바닥에 쓰러져있더군요. 주변을 둘러보니 왠 술취한 청년하나가 우리 소대원을 때리고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비교적 조금 취했고 우리 소대원들은 거의 한계까지 마셔서 전혀 대항을 못하더군요. 제정신이 조금 들은 저는 벌떡 일어나서 그 청년의 멱살을 틀어잡았습니다. 눈에 보이는게 없었습니다. 제가 맞은것뿐 아니라 우리 소대원들을 건드렸다는 생각에 아무생각이 안들었습니다. 그때 뒤에서 고참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XX야 하지마라" 덩치가 왠만한 운동선수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그 고참이 약간 정신이 든 얼굴로 한마디 더 하더군요. "너 사고치면 저기 맞은녀석들도 다 영창간다.그냥 놔줘라"

그날 여관가서 엉엉 울었습니다. 20대 이후에 그렇게 울어본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빼고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뭐, 그 뒤로는 인생관이 바뀌었는지 어땠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중고교 동창들을 만났을때 '너 사람됬다'라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요즘처럼 단체생활을 하기 힘든 시대에는 그 정도만으로도 갔다올만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88 고스톱황제
    작성일
    05.12.16 23:08
    No. 1

    그렇죠.
    군대 가서 배울점이 많은곳이죠.
    제가 쓴밑에글은 황박사이야기 잠식과 미래군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서 저 있을때 최악의 극악의 이야기를 썼다는 -ㅇ-;;;
    미래 군인에게 두려움을 왜 주냐고하면 저는 그냥...이라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극성무진
    작성일
    05.12.16 23:10
    No. 2

    그렇지요 배우는 것도 많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sy*****
    작성일
    05.12.16 23:10
    No. 3

    단체생활을 경험해 본 메리트는 분명 굉장히 크죠..
    눈치보기 신공도 상당해지고 내외면불일치마공도 상당해지죠..
    분명 사회생활에 보탬은 됩니다..
    솔직히 학교 다니다보면
    군대갔다온 후배들과 안갔다온 후배들은..격이 다르더군요..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안갔다왔는데도 제대로 된 녀석들과
    여자후배님들..+_+!!!)

    결론!! 2년(요즘기준)이라는 시간동안 뇌가 활동량 부족현상을 겪긴하지만
    그래도..나름대로 메리트는 있단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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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8 EHRGEIZ
    작성일
    05.12.16 23:13
    No. 4

    아...저는 이상하게 군대운이 좋았는지 군대에서 정보처리자격증도 딸 기회가 있어서 따고왔습니다. 덕분에 약 4개월정도 띵가띵가 했습죠. 30사단에서 놀다왔습니다. 공부는 시험보기 딱 일주일정도만 했습니다. 나머지는 우유팩으로 트럼프만들어서 포커쳤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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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근로청년9
    작성일
    05.12.16 23:14
    No. 5

    휴가 나간 군인이 절대 해선 안 되는 세가지.
    1. 차(여러분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 차가 아닐겁니다. 아마도) 타기.
    2. 물놀이.
    3. 민간인이랑 싸움질.

    etc. 리니지.

    이건 실제로 국방부에서 문서로 내려온 사실들입니다. 특히 리니지 이야기에서 대폭소했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유골
    작성일
    05.12.16 23:33
    No. 6

    솔직히 군대에 좋지 않은 추억이 많습니다.
    제가 군생활 하는 동안 2명이 죽었습니다. 구타 사고로 죽은데다가 -상병이 죽다니 황당하죠- 시기가 좋지 않아서 -전투지휘검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 아실겁니다.- 근 10개월을 외출한번 못했드랬죠.
    전 XXX특공대 분교대 조교였는데 군대 갔다 오신분들, 아실겁니다 조교는 병력이 있을 때는 주말도 없고 일과 시간도 없다는 걸요. 한 10개월 박에 나가지 못하니 미치겠더군요.통계로 보면 2일에 3명인가? 3일에 2명인가? 헷갈리는데 어쨌든 많이 죽습니다. 군대 가시는 분들 조심 하세요.재섭으면 아시죠? 음허허허허허허허~~~~
    무섭죠?
    결국 재대 한 40일 남기고 정기 2번에 특박 까지 3번 휴가 갔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노란병아리
    작성일
    05.12.17 08:31
    No. 7

    차 타기= 커피 타기?? 택시 타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雪風1st
    작성일
    05.12.17 13:54
    No. 8

    혹시 그 車란 것이 馬와 바꿔쓸 수 있는 것이라면 제가 생각했던 것.. 후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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