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다가 겪은 일입니다.
한 발 차이로 텅 비어서 가는 버스를 놓치고
그 후 20분을 넘게 기다려서 탄 버스는 만원짜리 ㅜ.ㅜ
머 하옇든 그냥 저냥 잡생각을 하면서 오던 중이었습니다.
한 정류장에서 할아버님 한 분이 타셧습니다.
버스 앞부분에서 중간까지의 좌석들은 대부분 나이가 드셧던가
자기 도가니가 썩어서 도저히 자리 양보를 못하겟다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사람들이 다였습니다. 뒷쪽으로는 좀 어려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통로까지 사람으로 꽉 차 있는 상황이라 할아버님께서
뚫고 지나가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 때 창가에 머리를 대고 졸고 계시던 한 아저씨(대충 50대 정도로
추측되는 외모를 가졌슴)께서 눈을 뜨자마자 할아버지를 발견하고는
바로 자리를 양보하셨습니다.
문제는 이 때부터였습니다.
이 아저씨께서 낮술이 어느 정도 되셧는지 몸을 살짝 가누지 못하셧습니다.
자리를 양보하려고 일어서던 중에 바로 뒷좌석에 앉아계시던 다른 할아버님
발을 제대로 밟아버린 것입니다. 그 할아버님께서는 진짜 아프셧던 모양입니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통증을 다스리더니, 그래도 노인한테
자리를 양보하려고 일어서다 그런 것을 아시고는 아픈 표정을 숨기고
괜찮다고 하셧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좋았습니다.
양보한 좌석 앞 창문이 열려서 할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는 눈치가 있었습니다.
저도 창문을 닫아드릴까 말까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진짜 번개같은 동작으로 창문을 닫아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한데 이 넘의 창문이 뻑뻑했던지 아저씨랑 할아버지께서 같이 힘을 쓰는데도
잘 안닫히더니 갑자기 어느순간 쾅~~~~~~~~ 하고 닫혔습니다.
아~~~~~~~~~~~~~~~~~~~~~~~~~~~~~~~~~~~~~~
그 순간~~~~~~~~~~~~~~~~~~~~~~~~~~~~~~~~~~~
아저씨가 있는대로 힘을 쓰던 자세 그대로 창문 손잡이를 놓치면서
그 손으로 할아버지 얼굴을 강타 ㅜ.ㅜ;;;;;;;;;;;;;; 하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안경다리가 하나 부러지고, 그러면서 얼굴에도
약간의 상처가 생겼습니다.
술김에도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던 그 아저씨는
얼마나 그 어르신들한테 죄송했을까요.
아 진짜 그 아저씨의 그 때 표정이 지금도 생각나서 가슴이 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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