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daum뉴스에 첫휴가 나온 사병 한명이 자살했다는 기사가 나오더군요..
참 맘이 아픕니다...
군대가 대체 뭐길래... 저런 아까운 생명들이 헛되이 없어지는지..
하지만 요즘 군대는 편해졌다는데 애들이 너무 허약해 졌다느니 쓸모없는 녀석이라느니 하는 댓글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과연 그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수 있을까요? 군대를 안 갔다온 사람은
군대가 전혀 어떤 조직인지 모를 것은 물론이고 갔다온 사람조차도 그 사람과 같은 상황은 겪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군대 가기 전까지는 자살한 사람들 보고 정말 바보같다. 죽을 각오면 살면
그까짓 군생활 못할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군대를 다녀온 지금은
저는 자살한 사람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습니다. 저도 군시절 초반에 자살할려고 수십번 시도 했었으니까요.
저를 허약하다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특공부대 출신의 도장 사범님에게 총애(?)를 받아
거의 특수훈련(?)비슷하게 교육을 받았고 참 맞기도 많이 맞았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28살이신 특수부대 출신 사범님이 초등학교 5학년 애를 2미터정도되는 대나무 봉으로 기절할때 까지 때리는 모습을...정말 깡밖에 안 남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약간 마른 체격입니다..저 사범님이 저를 괴롭혔던 이유가 곱상하게 생긴애들은 밖에 나가서 맞고다닌다는 거였으니까요 -_-;; 저는 그 이상한 훈련덕에
중학교 2학년때 칼 가진 고등학교 깡패들과 3:1로 붙어서도 이긴적이 있습니다.
칼 가졌어도 전혀 쫄 필요가 없었죠.. 초등학교 떄부터 진검가지고 실전 비슷하게 연습했었으니까요
그런 제가 군대를 가게 되었을 때 전 군대 못가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할정도로 군대가고싶어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심란해할때 저는 그냥 소풍가기전 약간 들뜬 기분으로 군대를 가게 됐죠.
99년도에 가게 됐는데 그때는 군대에서 구타가 없어졌다고 대대적으로 하는 해였지요..훈련소 생활은 참 편했습니다.. 정말 캠핑온 것 같았거든요..외로움도 별로 없었고 훈련도 어렸을때 받았더거에 비하면 정말 쉽고 상까지 받았죠 사람들이 다 군대 체질이라고 하더군요. 아 참고로 저는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고 그냥 현역중 가장 편하다고 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공군..
그러다가 자대배치를 받아 가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저에게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약간 비밀스러운 부대여서 감찰도 안뜨고 헌병도 없는 부대였죠
소위 말하는 60년대 부대였습니다. 구타와 정말 말하기도 싫은 성적인 추행...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가 아니라 서서히 미쳐갔습니다. 일주일 동안 수면시간은 합쳐서 4시간 정도에다가 항상 몽롱한 상태.. 수십번도 더 넘게 자살을 시도 했죠 항상 부모님 생각때문에 실패했지만..
결국엔 극복하게 되었죠
후에 알게 되었지만 우리부대 부대원들 다 정신진단 받은 경력이 있더군요. 그사람들도 첨에 왔을땐 적응을 못했었나 봅니다.정말 혹독했습니다. 제 후임중에 맞아서
병신된 애도 있었고..
TV에서 보던 군대가서 화장실 가서 서럽다고 우는건 정말 저에게 꿈같은 이야기였으니까요.
자대 초년병 시절에 제 가장 큰 소원이 화장실가서 서럽다고 펑펑 울어보는 것이었습니다... 편지한통 전화한통 조차 할수가 없었습니다. 상병다니까 전화는 할수 있게 해주더군요..
구타... 솔직히 맞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이 안올정도 였지만 구타때문에 힘든건
어렸을때 부터 도장에서 숱하게 맞아온 저에게 전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자살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제 가치관의 상실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생각합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분이 문을 못 열고 끙끙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도와줘야 겠다 라는 것이 보편적인 인간들의 도덕적 가치입니다
하지만 군대는 그게 아니었죠. 오히려 약해보이면 짓밟고 병들어 아프다고 하면
왜 아프냐? 네가 아프니까 우리가 일을 더 많이 하지 않느냐 하면서 더 때렸습니다
제가 도덕책에서 보던 그런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은 전혀 없었죠.
그런일이 있다보니 사람들이 왜 저렇게 살까? 이런 세상에 살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보니 군대와서 자살하던 사람들이 이해가 가더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타가 무서워서 자살한게 아니었구나. 사실 구타가 무서워서 자살할 정도라면 총 가지고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들 다 쏜다음에 자살할 수도 있죠
어차피 자살할꺼 뭐가 무섭겠습니까?
하지만 가치관이 상실되자 세상이 허무해지고 세상을 살아갈 의욕이 없어졌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그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모르겠군요.
휴가 나왔을때 육군갔더왔던 친구한테 군생활 정말 미칠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면
너 왜 이렇게 허약해 졌나? 다른사람들 다 참는 거 넌 왜 못 참냐 하면서 이해를 못하더군요.그 친구들은 약간 편한대로 갔다왔거든요 저를 약간 이해해 주던 친구는 해병대 갔다온 친구뿐이었습니다
같은 군대를 다녀왔어도 이해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어쩌다 보니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군대가시는 분들께 한가지 충고 드리고 싶은것은
군대가서 너무 많은걸 생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군대가면 생각없이 바보된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생각있는것 보다 생각없이
바보되는 것이 군생활에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그게 마음으로 더 편하고요
왜 저렇게 살까 하고 생각하다보면 저 처럼 될지도 모릅니다 ^^;;
그리고 너무 힘들어도 꼭꼭 부모님 생각하세요 그럼 왠만한 건 견딜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군대가서 자살했더고 하면 허약한 놈들이라고 비난 하시는 분들은
한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그 입장이 되지 않은 한 아무도
그들의 생각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저도 한때 군대가서 자살하면 허약한
놈들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중의 한명이었기 때문에 이런글을 올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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