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펌] 헤어지려거든 약혼을하라!

작성자
Lv.49 검조(劍祖)
작성
05.01.11 22:14
조회
384

헤어지려거든 약혼하라. 요즘 드라마의 새로운 법칙이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집안의 강요나 혹은 여러 상황 탓에 어쩌다가 약혼에까지 이르는 주인공.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본인의 약혼식장이다. 물론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엉뚱한' 사람이 서 있다.

어쨌든 '반지'만 손에 끼워주지 않으면, 그 모든 서약은 무효다. 적어도 요즘 드라마 속에서는 그렇다. 그 많은 하객의 헛걸음이나 헛돈 들어간 것쯤은 하등 중요치 않다. 주인공은 예복을 입은 채로 한 시라도 빨리 약혼식장을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면 그만이다.

<한강수타령>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삼각 관계들은 이런 식으로 정리됐다. 헤어질 사람과는 약혼식장까지만 동행한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셈치고 약혼식장까지는 가 준다.

드라마 속에서 내내 우유부단했던 주인공들은 하필 약혼식 직전에 정신이 든다. 사태가 그 지경까지 확대되어야만 상대방에 대한 사랑도 확인이 되는 모양이다.

요즘 드라마에 재벌급 주인공들이 넘쳐나는 이유도 이 약혼식 비용을 '껌값'으로 만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인지 모른다. 보통의 가계로는 기둥이 뽑힐 이 어마어마한 비용에 대한 일종의 안전장치인 것이다.

한때 '가정의례준칙'이라는 전두환 정권 시절의 생활규범에 의해 '허례허식'으로 몰려 금지되기도 했던 약혼식은, 이제 드라마 속의 갈팡질팡하는 연인들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장치가 되었다. 현실에서는 거의 생략되는 약혼식이 드라마 속에서는 '반전'을 위해 남발되고 있다.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한기주 역)은 두 번이나 약혼이 물거품으로 끝나는 기록을 남겼다. 처음엔 오주은(문윤아 역), 두 번째는 김정은(강태영 역)과 치렀던 약혼식은 모두 결별로 이어졌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지성(강현우 역)은 이보영과의 약혼식을 펑크내고 유진에게 달려간다. 잃었던 기억이 하필 약혼식 날 돌아왔기 때문이다.

<천국의 계단>에서는 삼각 관계의 세 주인공이 모두 예복을 입고 약혼식장에 등장한다. 원래는 권상우와 김태희의 약혼식이었는데, 최지우까지 가세해 '반지 줍기 대회'를 방불케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왕꽃선녀님>에서 이다해와 김성택의 약혼식은 심지어 '하늘의 뜻'으로 인해 성사되지 못한다. 이다해가 약혼식 도중에 신내림을 받아 '고전 무용'까지 선보인 까닭에 파혼으로 이어진다.

드라마 속의 약혼식은 결혼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의식(Initiation)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지 오래다. 헤어질 커플들은 반드시 약혼한다. 요즘 드라마의 공식 아닌 공식이다.

대략..

우리나라드라마...

너무 뻔하죠?-_-;;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8414 이거 한문으로 쓰실수 있으신분?? +7 Lv.1 ☆鬼魂魔★ 05.01.12 326
28413 [펌] 대한민국 아직은 희망이 있다. +4 Lv.1 조돈형 05.01.12 363
28412 WoW(월드오브워크래프트) 무제한 불매운동 선언 +13 Lv.18 검마 05.01.12 573
28411 눈의 꽃-_-.... 들어봐요 ㅋㅋ +13 Lv.1 여수류 05.01.12 322
28410 컴고수님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ㅜㅜ +5 Lv.5 나르시냐크 05.01.12 221
28409 수원, 전남 고종수<->김남일 맞트레이드 +6 Lv.18 검마 05.01.12 221
28408 기상예보 왜 자꾸 틀리나 했더니… +4 Lv.39 파천러브 05.01.12 305
28407 北서 남쪽 컵라면·커피 인기짱! +5 Lv.39 파천러브 05.01.12 216
28406 답체크할때 한칸씩 밀려쓴거 로또할때 그러면? +9 Lv.10 로암 05.01.12 216
28405 '온라인음악’ 법개정으로 달라지는 것은 [펌] +3 Lv.7 퀘스트 05.01.12 228
28404 비뢰도 한번 읽어보는중...ㅡ^ㅡ;; 재미는 있는데.. +15 은시아 05.01.12 442
28403 [질문] 소리바다 떄문에 그런데요 . +3 Lv.16 빨간피터 05.01.12 241
28402 저작권법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하면.... +8 서비 05.01.12 342
28401 심심해요 +3 Lv.42 醫龍 05.01.12 149
28400 2004년 무협.환타지 소설 감상정리및!! 추천 +6 담무(曇無) 05.01.12 422
28399 크허어억.. 주화입마에 빠질것 같다... ㅠㅠ +9 Lv.1 冬月 05.01.12 293
28398 저작권 관련...궁금증... +10 Lv.42 醫龍 05.01.11 223
28397 이세돌 9단, 만 한 달만에 세계대회 두 개 제패! +9 Lv.12 소매치기 05.01.11 511
28396 2005년 1월1일 부터... +14 Lv.1 시방서 05.01.11 241
28395 고무판이 올해로.. +7 백호(白虎) 05.01.11 239
28394 오늘 문득 그가 그립다. +7 Lv.3 초일비 05.01.11 260
» [펌] 헤어지려거든 약혼을하라! +6 Lv.49 검조(劍祖) 05.01.11 385
28392 긴급!! 저작권관련 음악법개정됐잖아요..싸이월드는 어케... +10 용마 05.01.11 328
28391 [펌]김윤진 출연 '로스트' 한국남성 비하 논쟁 - 그리고 ... +8 Lv.8 니코 05.01.11 467
28390 [펌] 저작권 관련 주의 사항 +9 Lv.1 푸른이삭2 05.01.11 371
28389 WOW 유료화일정 발표... +21 Lv.26 레피드 05.01.11 518
28388 으흠..ㅡ6ㅡ;; 무협소설의 시작은 무엇으로///? +26 은시아 05.01.11 357
28387 군림천하가 어떤책인지!!!! +9 Lv.3 핑크핑거 05.01.11 346
28386 드래곤볼 미스터사탄... 똑같습니다-_-; +16 Lv.23 바둑 05.01.11 521
28385 으아아악! 친척동생 때문에... OTL +11 Lv.16 뫼비우스 05.01.11 36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