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을 해로(偕老)한 부부가 저 세상도 같은 날 함께 갔다. 경기 하남시에 사는 김종택(83)씨는 24일 오전 8시쯤 노환(老患)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 달 넘게 기력이 쇠해 침상에 누워 있다 맞은 일이었다. 장남 태홍(63)씨는 이날 아버지 시신을 서울 아산병원 영안실에 모셨다.
한편으로는 어머니 남후아(85)씨 걱정도 앞섰다. 어머니 역시 노환으로 한 달째 투병 중이었기 때문. 평소 어머니는 “남편과 같이 눈을 감아야 하는데…”라며 입버릇처럼 말해왔기 때문에 우려는 더했다. 태홍씨는 동생들에게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니 어머니를 뵙고 오라”고 일렀다. 그러나 오후 2시쯤 집에 도착한 동생들은 비보(悲報)를 전했다. 어머니마저 아버지 뒤를 따랐다는 소식이었다. 남편이 숨을 거둔 뒤 6시간 만. 태홍씨는 “‘너희들 힘 안 들게 같이 가련다’는 말씀을 농담처럼 하셨지만 무의식중에 두 분 심정이 통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1939년 경북 안동에서 중매로 만난 노부부는 6남3녀를 낳고 27년 전 먼저 불효자(不孝子)가 된 둘째를 제외하곤 다른 8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낼 정도로 자녀 교육에도 힘썼다.
태홍씨는 지난해 봄 부모님을 시골에서 편히 모시려고 3층짜리 농촌주택을 문경에 지었으나 결국 소망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팔순에도 신혼부부처럼 금실이 좋았던 두 분이 이제 저승길도 동행하시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인다”며 태홍씨는 울먹였다.
-조선일보 펌-
두분 부디 좋은 곳에서 극락왕생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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