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몰랐던 일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퍼왔습니다.
오늘 큰 맘먹고 증명사진 찍으러 갔어요.
회사 신분증이 우지직 동강난지 한참 지났지만, 셀로판 테이프로 어찌 무마하고 버티다가 오늘 드디어 세조각으로 부서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다시 신청을 하기로 했지요.
그렇잖아도 신분증의 사진이 영~나의 미모와는 동떨어지게 나온터라 늘 찜찜하던차에 오늘은 기필코 작품사진을 찍어보리라 마음먹고 회사 근처에 있는 부산D대학교 앞에있는 스튜디오로 갔지요. 왠지 대학가에 있는 스튜디오에 가면 좀 세련되게 찍어 줄 것같은 생각이들어서요. 근데..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아저씨가 증명사진 찍으러 왔다고 하니, 곰돌이 인형을 척~ 안겨 주는겁니다.
"아저씨, 저 사원증 사진 찍을거라니까요."
"그러니까, 곰돌이 안고 찍어야죠."
"근데, 곰인형을 왜 안고 찍어요?"
아저씨가, 미소를 씩~띄우면서
"아가씨(아줌만데 ㅋㅋㅋ), 이런 사진 첨 찍어보나봐요. 원래 신분증 사진은 요즘 그냥 딱딱하게 안찍고 자연스럽게 웃는 표정을 지어야 되거든요. 곰돌이를 안고 찍어야 표정이 예쁘게 잘 나온다니까"
아! 그제서야 전 무릎을 탁 쳤지요. 어쩐지 요즘 젊은 애들 신분증 사진이 하나같이 모델포즈더라니...
그래도 이나이에 곰인형 안고 찍으려니 좀 쑥스럽더구만요.
"아저씨, 그냥 찍으면 안될까요?"
"글쎄, 안그러면 후회한다니까.."
잠깐 망설이다가 표정이 잘나온다는 말에 현혹된 나
얼른 곰인형 안고 카메라앞에 섰지요. 곰돌이가 좀 예쁘면 표정도 잘 나오련만,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안고 찍었는지, 꼬질꼬질한데다가 너덜너덜하기까지...
다른 애들은 정말 곰인형 안고 귀엽게도 찍드만...
이 소심하고 부끄럼많은 아줌마는 정말 뻣뻣하고 어색하게 곰돌이를 안고 겨우 찍었지요.
근데요,
확실히 곰돌이 효과가 좀 있는것 같더라구요.
한달전에 동네에서 찍은 사진보다는 훨 나아보이더라구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망가진 신분증의 옛사진을 보니,
맘에 안든다고 투덜거렸던 사진도 확실히 한살이라도 젊을때가 예뻤던것 같아요.
사진을 찍어보면 세월을 안다고, 그말을 오늘 실감했답니다.ㅠ.ㅠ
그나마 오늘 곰돌이라도 안고 찍어서 그랬는지, 다른 사람들은 다 잘나왔다고 하더군요.
근데, 다른데서도 인형안고 사진찍나요?
전 오늘 첨 알았답니다. 제가 시대에 떨어졌던걸까요?
어쨋든 오늘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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