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작품에는 기막힌 문구가 많이 나온다.
또 기막힌 단어도 많이 나온다.
찌르르 감동의 전율이 일어나는데,
어떤 단어들은 곱씹을수록 그 맛이 깊다....
청년 양과와 사부 소용녀의 사랑은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지건만
두 사람은 각각 독상과 내상을 입어 내일을 기약하기 어렵다...
죽음을 이야기하던 도중에 저승의 일이 잠깐 언급될 때
저승의 어느 주막에서 주는 술을 마시면 지상의 일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하는데,
소용녀는 그렇다면 그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하겠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
"당신의 은정에 보답해야지요."
오늘 새벽 문득 이 대사를 큰 소리로 말해 보았다.
당신의 은정에 보답해야지요....
얼마나 겸손한가!
소용녀의 간곡한 정성을 여러분은 이 대사에서 느끼지 못하실라나???
만리독행은 인생 언제까지나 독행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녔지만.... ㅠ ㅠ
여러분은 기왕 반려자와 함께 하는 인생이라면
서로 겸손하고 서로 온유하게 사랑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온갖 사소한 일로 화내고 다투면서 살아가다 보니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이란 찾아볼 길이 없어졌다.....
아귀다툼의 반려란 얼마나 보기 흉한가....
만리독행은 차라리 독행하려네...
종남산 뒤에 활사인묘가 있네...
신조협려는 자취를 끊으셨도다....
9백년 뒤에 만리독행이 양과 대협과 소용녀의 고사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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