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 뜨는 시간에 있었던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집 뒤쪽에 자그마한 돌산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이지만 지금은 조금 사람들에게 더럽혀 졌습니다.
어쨋든 친구와 같이 해 뜨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 돌산에 올라갔습니다.
[사실 계획은 북한산에 가자는 것이었지만 귀차니즘으로 인해서... 돌산으로 결정-_-;;]
해가 뜨는 장면을 두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아, 정말 멋지더군요.
그런데 친구가 저에게 무언가를 제의했습니다.
"야, 2004년 첫 일출을 보는데 자신의 소망이나 희망을 소리 높여 크게 외쳐야 되는거 아니냐?"
"음... 그래, 좋은 말이다."
"그런데 그냥 하면 재미 없잖아, 그래서 내기 하나 할까?"
"뭐... 뭔데..." [두려움을 느낀 모군-_-]
"이 힘겨운 세상을 자신감 하나로 꿋꿋이 견딘다는 뜻으로 '덤벼라! 이 세상아~!'하고 크게 외치는거야. 어때? 여기서 쫄아서 못 외치는 사람에게 비빔밥 사주기!"
비빔밥을 아주 좋아하는 모군, 순간 흥분!
"좋아! 까짓꺼 싸나이가 이것도 못하겠냐?"
그렇게 해서 저와 친구는 두 손을 입에 모았습니다.
순간 긴장한 모군... 여기는 자그마한 돌산이기 때문에 크게 외칠 경우 주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 들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을 꼭 감고 성대 터져라 외쳤습니다.
"덤벼라 이세상아아아!!!"
왠지 가슴속의 울분도 터지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서 미친 듯이 외쳤습니다. 그런데...
돌산 주변에서 사는 사람들이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창문을 열어서 제가 있는 쪽으로 보더군요. 순간 얼어버린 모군....
굳은 얼굴로 옆을 돌아보니 제 친구는 없었습니다. 어느새 숨어버린 것이죠. 아! 완벽하게 속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보더니 웃더군요... 그 사람들 속에 제가 짝사랑하던 소저도 껴 있었습니다.
크윽... 그 소저도 절 보고 있더군요... 꺄하하...꺄하하하아...ㅜ.ㅜ
아.... 엄청난 쪽팔림을 견디지 못하고 미친듯이 돌산에 내려왔습니다.
친구는 어느새 돌산에서 내려와있었는데... 하는말이..
"난 쪽팔려서 말 못했을 뿐이다. 그러니 내일 비빔밥을 사주마! 푸하하!"
아, 눈물의 비빔밥을 얻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지금도 아침 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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