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에 껌씹기가 왜 나쁜가 하는 제 질문에 대해 몇분이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제 질문에 문제가 있었네요. 제 의문은 껌씹기가 왜 예의에 어긋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예의중에는 실용적인 것들도 많지만(이를테면 서양식 식사예절에서 수프를 먹을 때 바깥쪽으로 숟가락질을 하라는 것은 그편이 옷에 국물을 흘릴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생긴 예절이라고 하듯이), 별 근거없이 생겨난 것들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 아닌 것으로 바뀌기도 하지요. 안경 도입초기엔 어른 앞에서 안경을 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듯이요.
저는 수업중에 껌씹는 문제 역시 별 실용성 없는 예의로서 (소리나게 씹어서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소리내지 말라'고 해야겠지만), 그런 사소한 사생활까지 간섭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유를 필요이상 억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 입장에서도 아이들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니까 기분이 나쁜 것이지 처음부터 그게 예의와 상관없는 일로 간주되고 있다면 껌을 씹거나 말거나 불쾌할 이유가 없겠지요.
제가 왜 껌 문제를 자꾸 들고 나오느냐 하면,
제가 바로 수업중에 껌을 자주 씹는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식곤증이 심한 편이라, 수업중에 잘 졸게 됩니다. 그럴 때 껌을 씹으면 확실히 효과가 있더군요.
열심히 강의하시는 선생님 앞에서 김빠지게 꾸벅꾸벅 조는 것보다는 껌이라도 씹어 졸음을 쫓으면서 수업듣는 것이 예의에 걸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조느라고 수업내용을 놓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만일 제가(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생님이 된다면
껌을 다량 구입하여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들에게 나눠줄 거라고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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