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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1.10 16:32
조회
419

제가 이번 1년 동안 나름대로 무협이라는 이름을 거창하게 단 글줄을 끄적였습니다. 하루에 몇장씩, 뭐 못쓸 때도 있고 잘쓸 때도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애로사항은 바로 무공명의 창안입니다. 이것 굉장히 저한테는 어렵습니다.

제가 쭉 자연계열이어서 한자는 거의 배우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협을 쓸 때 한자를 잘 모르는다는 점이 굉장히 가슴이 찔립니다. 한문서당을 다녀볼까도 생각했었는데, 학교공부가 바쁘다는 핑계로 이리저리 미뤄두기만 했습니다.

어저께 어머니와 함께 잘 아는 한의원에 다녀왔는데, 그 때 그 한의사 아저씨께 제 고민을 털어놓으니까, 그 한의사 아저씨가 대뜸

"야, 뭐 그렇게 고민하냐? 너 어차피 대학 관두고 한해 더 할거라며?"

"네."

"그럼 뭐 궂이 의대갈 필요 있냐? 한의대 가라!"

"네?"

"왜, 한의대는 생각 안해봤냐?"

"......네."

"네가 정말 무협소설을 세컨드 잡으로서, 나름대로 전문성을 가지고 쓰려면, 내 생각엔 한의대 만큼 더 좋은데도 없지."

"그런가요?"

"그럼! 내가 경희대 들어갔을 때, 나도 한문을 잘 몰라서, 서당을 3년을 다녔지. 그리고 말이야, 한의대가 워낙 동양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해서, 나는 천자문, 명심보감, 논어 같은 걸 다 봤다. 그리고, 한의대에 들어가면 동아리 중에 기공을 훈련하는데가 있는데, 너도 아마 거기 들어가서 기공을 연마하다 보면, 무협에서 나오는 기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될 거다. 어디 그뿐이냐? 기와 더불어 무공을 수련하는 동아리도 있지. 현무의학회라고, 네가 거기 든다면 꽤나 많은 도움이 될거다."

"그래요?"

"그래, 사람들은 흔히 무협에 나오는걸 다 거짓말이라고들 하지만. 나 같은 한의사가 보기에는 일정부분 맞는 말도 있지. 한의학적 체계와 부합되는 부분도 많구 말이야."

"네."

"그러니까, 네가 꼭 생물학 교수를 해야겠다는 확고부동한 의지가 아니라면, 나는 너한테 한의대를 추천해주고 싶다. 너도 돈벌고 싶다면서? 그래서, 편히 무협소설 쓰겠다고 하지 않았니? 이런 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교수보다야, 한의사가 더 벌이가 좋단다...흐흐..."

"장님 셋이 코끼리 코를 만지면, 저마다 딴소리들을 해대지. 한놈은 기둥이라 하고, 또 한놈은 호스라고 하고, 또 한놈은 뭐라더라... 암튼. 내가 보기에는 요즘 한국에서 무협쓴다는 사람들, 그다지 전문적이지는 못한것 같더구나. 몇몇 사람들을 빼고는 말이야."

"뭐, 그런가요?"

"그럼. 한자 틀리는 건 아예 예삿일이고, 어떤 작가들은 혈의 위치도 막 아무렇게나 쓰더구나. 그리고 고서에서 발췌하는 것도 이리저리 틀리는 부분도 꽤 있지. 기의 정의도 제 멋대로 내리지를 않나...... 하여튼 요즘 무협소설 보면 정말 마땅치가 않아. 어떠냐? 네가 한번 제대로 써보지 않을거냐? 한의대 한번 노려볼테냐?"

"......잘, 모르겠어요. 생각 좀 해보구요......"

이렇게 아저씨와 저의 대화가 끝이났습니다.

확실히, 한의대에 들어가면, 누구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는 무협작가가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메스 대신 침을 들어야 한다니......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조금 더 생각해 봐야 겠네요.

그래도, 저는 조금 끌리긴 합니다. 안정적인 직업과 사람을 고치는 일, 그리고 더불어 무협소설의 창작에도 큰 도움이 된다니...... 한의사라...... 가기에는 힘든 곳이지만, 어차피 한해 더 하는 마당에 목표야 높으면 좋겠지요.

여러 고무림 동도들의 고견은 어떠한지?


Comment ' 13

  • 작성자
    Lv.1 적월
    작성일
    03.11.10 16:34
    No. 1

    의대라... 미주랑님, 저희에게 자꾸 잔소리(?)할 만한 실력이 있으신 분이군요. 이과에서 의대는 1%안에 들어야 간다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백적(白迹)
    작성일
    03.11.10 16:40
    No. 2

    전 찬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미주랑
    작성일
    03.11.10 16:54
    No. 3

    냐하하하...

    적월님. 제가 지금 의대에 다닌것은 아닙니다. 혹시 오해가 있으실지 몰라서...

    흠...

    제가 2003년 수능에서 1%안에는 못들었고, 한 2.8%정도는 들었습니다. 그 점수였으면 지방대 의대는 충분히 들어갔겠지만, 그 때 당시에는 워낙에 생물학 쪽이 하고 싶어서...... 그게 지금 이렇게나 후회 된답니다...

    흑흑...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세네카
    작성일
    03.11.10 16:57
    No. 4

    일묘님께 문의해 보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미주랑
    작성일
    03.11.10 16:59
    No. 5

    네?

    일묘님이요?

    혹시, 그 분도 한의사 이신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소우(昭雨)
    작성일
    03.11.10 17:06
    No. 6

    한의사... 생각중이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二拳不要
    작성일
    03.11.10 18:08
    No. 7

    요즘 한의대 평생직업이라는 생각이 많아서 경쟁률 무지 높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미주랑
    작성일
    03.11.10 18:26
    No. 8

    오오!! 도성님, 한의사를 생각중이시라니...

    한 공부 하시는가 보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예휘
    작성일
    03.11.10 19:02
    No. 9

    2.8% .. 하핫, 대단하시군요;
    근데 대학을 다시 가려고 하시다니- 참 부럽네요;
    한의사도 괜찮을것 같네요. 피도 덜볼테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재희
    작성일
    03.11.10 19:31
    No. 10

    어떤 직업이 겸업을 하기에 유리하냐...하면서..과를 정하면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답니다.
    아무리 한의사라, 의사라는 직업과는 틀려서 여유가있다고 해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의사라는 직업과 비교했을때 일겁니다..아니 어쩌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직업일수가 있죠....미주랑님이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어서 글을 쓴다는 생각없이는 두개의 직업 특히 의사와 작가 ...한의사와 작가는 무리가 있지 않을지 .......
    속된말로...두개의 직업모두 직업이 아닌게 되어버지 않을지....

    조금더 멀리...생각심이 좋을듯합니다. 그리고...의사 한의사 작가....뭐든간에
    자신이 진정하고 싶은 일이라면 .............
    NO PROBLEM AT ALL!!
    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한백림
    작성일
    03.11.10 19:39
    No. 11

    먼저 결론 부터 말씀 드리자면 '의대" 가십시오.
    친구가 한의대 다니고 있는데, 나이 들어서 한의대 오면 할것은 공부밖에 없어가지고, 구질구질 겁나게 늙는답니다.
    게다가 한의사 수도 많아져서, 경희대 한의대 안 나오고는 여러가지로 힘들다고도 이야기 하더군요.
    한해에 한 명씩 자살도 하고요.(역시 주로 나이든 분들이랍니다)
    신입생으로 들어가, 밝은 동아리라도 하고 그러지 않는다면 정말 견뎌내기 힘들다 하더이다.
    얼마 전에도 둘이서 술 좀 때려 마시면서 하는 말이 너무 힘들다고, 의대 갈걸 그랬다고 그러더군요. 아마 한의대 가면 학교 다니면서 무협지쓰는 것은 불가능 할 듯 합니다.

    반면 의대는 좀 여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 본과 1학년 2학년이 피똥싸게 힘들다고는 하지만 나머지는 널럴하게들 살더군요. 특히 예과 1.2학년때는 2년 내내 학교를 며칠 안 가도 되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무협지 쓰기에는 편하겠지요.
    게다가 요즘 의대들에서도 대체의학이라 하여, 한의학에 대한 강의가 많은 모양입니다.
    의대에서도 인간 몸에 있는 음양이니 오행이니 수양명대장경이니 수태음폐경이니 하는 경혈의 흐름이라던가, 투침이니 쌍침이니 하는 것도 배우는 것 같던데요. 수업시간에 한의사가 직접 들어와서 얼굴에 침을 놓는데, 입에서부터 턱 뒷쪽으로 뚫어서 침 놓고 그런거 보여준다 합니다.
    때문에... 무협지 쪽에 관심있으시거나, 그런 지식이 땡긴다고 한의대 가시는 것이라면(물론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만요) 그냥 "의대" 가십시오.

    피보는 것이 싫다...
    그건 의대 실제로 다닌다면 그냥 저절로 해결된다 하더군요.
    저도 무슨 연구 참여 한 것으로 시체(물론 사람 시쳅니다.) 한 200구 만져 봤는데, 처음에는 꽤나 무섭다가도 나중에는 시체 30 구 사이에서 혼자 밤도 새고 그렇게 되더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향비
    작성일
    03.11.10 21:35
    No. 12

    한의대 좋죠. 전 사실 양의학보다 한의학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죠.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이정수A
    작성일
    03.11.10 23:35
    No. 13

    님이 왜 의대를 가고 싶어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딴지가 아니라, 글에 안 나와있군요.
    만약 의대를 반드시 가야만 한다면 당연히 의대를 가야죠.
    하지만 사람을 고치고 싶다거나,
    교수님이 되고 싶다거나 한다면
    한의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특히 무협에 열정적이라면 한의대를 강력 추천합니다.
    한.. 님 말씀처럼 의대쪽으로도 생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사람을 다루는데,
    오히려 의대 쪽을 다니면 좀 더 색다른 무협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무협+현대 의학의 합작으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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