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때는 남들 부러워하는 코란도를 타고 다녔는데, 결혼을 하면서 봉고차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같은 아파트 사는 사람들 차 중에 우리 것이 가장 후진(?)차 같구.
엘란트라니, 소나타니(티코조차도 부러웠죠....) 하는 차들 타는 그들을 보면서 ....'부럽다......나두
저런 차 타면 음악도 품위있게 들을 수 있을거야......왜 봉고차는 시끄럽고 음악 듣기가 힘든거야.....'
특히, 백화점과 호텔 같은 곳에 주차할때 사람들의 눈초리와 설움이란......
난, 봉고차를 타는 내 신세가 한없이 처량하고 짜증이 났답니다.
직종상 짐차가 꼭 필요하고, 27세 가장이 차를 두개 갖는 다는건 소시민에겐 사치였으므로.
그런데!!!
아이가 생기자 상황이 반전됐죠. 장거리때 더욱 빛을 발했는데.......
아이를 휴대침대에 태운채 차에 실을 수 있었고, 피곤하면 나도 뒤에 가서 팔다리 쭉 뻗고
잘 수 있고. 명절때마다 우리애들은 담요만 준비하면 무조건 뒤에 가서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애들에게 아빠 차는 동네에서 가장 큰 차였고, 다른 애들한테 항상 으시댈 수 있는 차였슴다.
할아버지의 그랜져를 타면 오히려 화를 냈죠. 팔다리 뻗고 잘 수 없다고.
엄마, 할아버지 차 꾸졌어. 할아버지도 큰 차로 바꾸라그래.......
얼마 후 내가 승용차를 샀지만 애들은 내차를 싫어하고 무조건 아빠차를 선호했어요.
낮에 내차를 타고 이동할 일이 있으면 서로 몸이 닿는다고 싸우고.....
얘들은 평생(?)차를 타고 몸이 닿아본 적이 없으므로.
아, 그런데, 우리 애들의 기를 죽이는 차가 나타났으니.
아이들이 유치원 친구집에 놀러갔다 와서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엄마, 정희네 아빠 차 짱이야."
"뭐가 짱인데?" "엄마, 정희는 좋겠어. 걔 아빠 차는 우리아빠 차보다 훨씬 커." "그리구,
개네 아빠 차는 안에도 탈 수 있고, 밖에 타면 하늘도 보여. 아저씨가 차 태워 줬는데,
정말 재미있었어. 진짜 짱이야, 엄마, 아빠한테 전화해줘. 차 바꾸라구........"
그리하야 7년만에 우리 아이들의 기를 죽이는 차가 나타났으니......트럭!!!
얘들은 리어커나 달구지를 보면 거의 감동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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